여행 이야기/15 동남아시아 57

[꽃보다 신혼 28] 오랜만에 동심으로

2015. 01. 28 (수) 몇 년 만에 흙장난을 해 보는 것인지 모르겠다. 초등학교 때 동네 ‘나무놀이터’에서 흙장난 해 본 게 대략 초등학교 저학년일 것 같으니 거의 20년은 된 것 같다. 서른 살이 모래사장에 털썩 주저앉아 함정 파고 두꺼비집이나 만들고 있다니... 기분이 좋았다. 절대로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에, 가끔 옛 추억을 회상하며 가슴이 아릴 듯한 기분이 들 때도 있었는데, 오늘은 왠지 내가 과거로 돌아간 것만 같다. 나도 어린이였던 적이 있었는데... 아침에 숙소를 옮기는 길에 공항버스 정류장이 있어서 알아보니 10시인가가 첫 차라서 우리는 이용을 할 수 없었다. 택시를 물어보니 600밧이란다. 헐, 재차 확인하니 600밧이 맞다고 한다. 토요일에 간다고 하니까 그러면 금요일에 ..

[꽃보다 신혼 27] 푸켓의 숨겨진 여행지 올드타운

2015. 01. 27 (화) 푸켓은 바다만 있는 줄 알았는데 올드타운이라는 숨겨진 여행지가 있어서 매우 흥미로웠다. 올드타운이란 이름에 걸맞게 오히려 이곳이 푸켓의 원조인 셈. 파통비치를 비롯한 개발된 해변가와는 달리, 이곳에서는 오래된 듯한 옛날 풍의 건물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1층에는 원단을 비롯한 각종 스카프를 파는 가게들도 죽 이어져 있었고, 커피와 차, 간단한(?) 식사를 즐길 수 있는 이쁜 카페들도 많이 있었다. 추천을 받아서 간 i46카페를 경험한 것은 정말 우리에게 행운이었다. ‘엔틱’하다는 표현을 거의 쓰지 않지만 ‘엔틱한’ 카페의 중국계 사장님은 정말 친절했고, 여기서 만난 일본인 친구 아저씨와의 수다도 잊지 못할 것이다. 부드러운 향이 풍기는 커피와 익숙한 맛이지만 맛있게만 느껴..

[꽃보다 신혼 26] 경험을 많이 하면 선택이 달라진다

2015. 01. 26 (월) 길을 잃어 우연히 만난 한국인 여행자 센터 아저씨의 말이다. “경험을 많이 하면 인생의 선택에 있어서 뭔가 달라지지 않겠어요?” 뭔가 가슴에 훅- 들어오는 명언 같다. 처음에는 별 생각 없이 들어와서 푸켓 여행에 대한 정보를 얻다가 어떻게 하다 보니 조금은 깊을 수 있는 서로의 인생 이야기까지 하게 되어 아저씨가 지금까지 오신 길을 얘기해 주시면서 들은 말인데... 지금 여행자 센터에서 일 하시는 아저씨의 모습이 멋져 보이기도 했지만 지금까지의 과정을 듣고 그동안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서 얼마나 고민을 했을지 생각하면 정말 대단하다. 이런 고민이 있었기 때문에 저런 말을 할 수 있는 것 아닐까 싶기도 하고... 나는 이번 여행 경험을 통해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어떤..

[꽃보다 신혼 25] 가네샤, 성공의 신

2015. 01. 25 (일) 일요일이라 그런지 길거리에 불상 같은 것들이 있는 곳에 사람들이 정말 많다. 다들 제물을 바치고(?) 기도를 드리는 모습. 흥미로워서 사람들의 모습을 지켜보다가 우연찮게 신에 대한 설명이 있는 글을 읽게 되었다. 가네샤-성공의 신인간의 성질을 가진 코끼리로 네 개의 팔은 악과 싸우고 성공을 가져오는 등의 역할을 하고, 교육, 지식, 지혜의 신으로부터 숭배를 받는다고 한다. 제물 부분이 제일 흥미로웠는데, 바나나, 망고 같은 과일, 우유나 전통 디저트 같은 단 것, 꽃도 종류가 있는데 노란색만 되는 것 같았다. 그래서 과일도 다 노란색 종류. 옆에 있던 불상은 빨간 꽃과 빨간 음료수만 있었는데... 마지막으로 가네샤에게 고기는 제물로 바치면 안 되다는 사항이 있었다. 그리고 ..

[꽃보다 신혼 24] 투어보다 알차게 다녀온 매끌렁, 암파와

2015. 01. 24 (토) 방콕에서 1시간 3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매끌렁 기찻길시장과 암파와 수상시장. 멀리 떨어져 있어서 투어로 다녀오는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그러나 ‘투어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나는 절대 투어로 가고 싶지 않았다. 다녀온 결과는 투어와 비교해서 ‘완전히’ 성공적이었다. 우선 금액적인 면에 있어서, 투어로는 1인당 500밧 정도로 두 명이 갈 경우 1,000밧이 든다. 그러나 우리는 1인 251밧으로 두 명이서 절반 가격으로 다녀왔다. 물론 카오산로드에서의 픽업이 없으니 직접 찾아가고 표를 찾는 정도의 수고로움은 있어야 한다. 카오산로드-모칫터미널 시내버스: 무료(그냥 돈을 받지 않음)모칫터미널-매끌렁 롯뚜: 90밧(아눗싸와리 롯뚜 터미널은 70밧이라고 함)매끌렁-암파와..

[꽃보다 신혼 23] 그래도 아름다운 죽음의 철도

2015. 01. 23 (금) 일본군이 공사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무리한 철교 건설을 진행하여 수만 명의 희생자를 발생시켰다는 죽음의 철도. 지금은 사람들이 많이 찾는 관광지가 되어 많은 사람들이 철교를 걸어 다니고 있을 뿐이었다. 날씨도 화창하고, 강물도 유유하게 흐르고, 나무들도 초록빛을 내고 있어서 그 당시의 희생과 아픔을 떠올리기란 더욱 힘들어 보였다. 어쩌면 그 당시에도 이 모든 것은 똑같았을지도 모르겠다. 화창한 날씨, 유유하게 흐르는 강물, 초록빛을 내는 나무들. 이런 상황 속에서 수많은 사람들의 죽음으로 대신한 죽음의 철도. 슬프고 안타까운 철교였지만, 그래도 아름다웠다. 오랜만에 일찍 일어났다. 6시. 깐짜나부리 투어를 신청해서 7시까지 여행사 앞으로 가야한다. 서둘러 씻고 길거리에서 팟타..

[꽃보다 신혼 22] 방콕에서 방콕하기

2015. 01. 22 (목) 방콕 일정이 굉장히 긴 편이기 때문에 그런지 조금만 돌아다니면 숙소로 오는 시간이 많아졌다. 일어나서 아침만 먹고 숙소로 왔다. 원래는 잠깐 짐을 챙겨서 나가려고 했는데, 아침을 늦게 먹다 보니 이제 나가면 해가 한창 뜨거울 때 돌아다녀야 할 것 같았다. 그래서 낮잠을 잤다. 처음에는 같이 잤는데, 나는 잠이 잘 오지 않아서 아내가 잠든 것을 확인하고 밀린 블로그를 썼다. 방콕에서는 은근히 돌아볼 게 많은데 우리는 방콕을 더 많이 한 것 같다. 10박 11일이라는 일반 여행자(?)들이 할애하는 시간보다 더 긴 시간 동안 방콕에서 있다 보니까 그런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오늘 우연찮게 방콕 여행책자를 보게 됐는데, 체크하면서 찾아다닌 것은 아니지만 은근히 할 건 다 했다. ..

[꽃보다 신혼 21] 방콕 버스에는 스님 전용 좌석이 있다

2015. 01. 21 (수) 방콕에서 버스만 타고 다니면서 재미있었던 점은, 스님이 탈 경우에 돈을 받지 않고, 문 바로 앞자리에 누군가 앉아 있으면 자리를 꼭 양보해 준다는 것이다. 버스비를 받으러 다니는 아주머니가 앉아 있는 사람에게 강제로 일어나라고 할 정도... 처음엔 너무 신기했다. 일어나라고 하는 아주머니도, 일어나서 자리를 양보해주는 승객도, 그리고 너무나도 당연하게 앉는 스님도. 그런데, 오늘 그 비밀을 알았다. 사람이 많이 타지 않은 버스를 탔는데, 아내가 반 장난 식으로 문 앞자리는 스님자리니까 그 뒷자리에 앉자고 했다. 그래서 문에서 두 번째 자리에 앉았는데, 문 앞자리 창문에 조금 생소한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아내랑 입을 떡 하니 벌릴 수밖에... 주황색 스티커에..

[꽃보다 신혼 20] 길거리의 요구르트는 누가 마실까

2015. 01. 20 (화) 방콕 시내를 돌아다니다보면 특이한 점들이 있다. 가게나 집들 앞에 미니어처 사원이 있는데, 그 앞에 우리나라의 제사상 차리듯이 음식이나 꽃을 올리고 향을 피우는 것 정도는 좀 이해가 되긴 했다. 그런데 길거리에서도 아무 곳이나 먹을 것이 올라가 있는 것은 조금 이해가 안 된다. 비슷한 의식(?)이라면 조금 이해 할 수는 있는데, 길거리의 철제 박스(?) 위에 나란히 있는 요구르트나 벽에 튀어나온 철사에 걸어놓은 음료수 같은 것은 왜 이곳에 이렇게 두는 것인지 도통 이해가 되지 않는다. 사진으론 찍지 못했는데, 담벼락 위에 있는 음료수도 봤었다. 지나다가 목마른 사람 아무나 마시라는 것인지, 아니면 불교국가답게 지나가는 스님을 위한 것인지...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모습이지만..

[꽃보다 신혼 19] 카오산로드에는 두꺼비가 산다

2015. 01. 19 (월) 처음 들으면 누구나 고개를 돌리게 된다. 카오산로드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두꺼비아줌마(?)의 손에 들려있는 두꺼비들. 정말 신기하다. 나무로 만든 두꺼빈데, 등에 있는 돌기를 작은 목봉(?)으로 긁으면 “드르르륵 드르르륵” 소리가 나면서 두꺼비 울음소리가 난다. 비슷한 정도가 아니라, 그냥 똑같다고 생각하면 된다. 두꺼비를 비롯해서 온갖 팔찌와 특이한 모자 등을 파는 두꺼비아줌마들. 며칠 카오산로드를 떠났다가 돌아왔는데, 오늘도 여전히 두꺼비 등을 긁으면서 물건을 팔기 위해 돌아다닌다. 드르르륵 드르르륵. 챙겨놓은 배낭을 메고 숙소를 나왔다. 짐은 조금씩 늘어나는 것 같지만, 가방 싸는 기술도 같이 느는 것인지 배낭이 뭔가 점점 깔끔하고 정돈되는 느낌이다. 그러나 무게는 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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