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야기/필수교양 통일 7

통일의 주체는 누가 되어야 할까

지난 여름, 멈출 줄 모르는 폭염이 연일 계속되는 가운데 한반도를 둘러싼 내·외부의 갈등도 폭염만큼이나 뜨거웠다. 우리나라 안에서는 성주 사드배치를 둘러싼 논쟁이 끊이지 않았고(남남갈등), 한국으로 망명한 북한 고위급 인사 때문에 북한 내부 단속도 시작된 듯했다(북북갈등). 게다가 때마침 시작된 한·미 연합군사훈련과 함께 북한은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남북갈등). 지단 달에 소개한 통일의 7단계와 더불어 통일의 과정 중에 수반되는 것들이 있다. 바로 통일을 둘러싼 4가지 제약(갈등)조건이다. 세 가지는 앞에서 언급 했고, 남은 한 가지는 ‘국제관계’이다. 한반도 통일에 있어 국제관계는 매우 중요한데, 이것을 잘 못하면 사실상 통일이 불가능하다. 그 이유를 역사 속에서 간략히 살펴보면 이..

통일은 언제 시작될까

북한학을 공부한다고 할 때 사람들이 나에게 꼭 던졌던 질문이 있다. “통일은 언제 될 것 같아?” ... 사실 이 말을 들으면 진짜 뭐라고 답하기 애매하다. 마치 신학생에게 “예수님은 언제 다시 오셔?”랑 비슷한 질문이다. 그래도 대답은 해야 하니까 “잘은 모르겠지만 곧 되지 않을까요?”라고 답하곤 했다. 그러면 사람들의 대답이 두 종류로 갈린다. 자기도 그렇게 생각한다는 사람과 과연 그럴지 의문을 갖는 사람. 재미있는 것은 더 깊은 대화를 나누며 ‘통일’이 뭐라고 생각하는지 물어보면 사람들마다 생각이 다르다는 것이다. 누군가는 남북이 정치와 경제에서 하나의 체제를 갖는 것을 통일로 본다. 어떤 사람은 국제사회에서 공식적으로 하나의 국가로 인정을 받아야 통일이 된 것이라 답하는 사람도 있다. 이외에도 우..

북한선교에서 복음통일을 향하여

한국은 미국에 이어 선교사 파송 2위 국가라고 한다. 2015년 12월 기준, 한국인 선교사는 171개 국가에 약 2만 7천명이 파송되었고, 이는 인구수 대비로는 1위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와 가장 가까우면서도 여전히 자유롭게 선교사를 파송할 수 없는 나라가 있다. 바로 북한이다. 북한으로는 직접적인 선교사 파송은 물론 그곳에 가서 선교활동도 할 수 없다. 하지만 우리는 ‘북한선교’라는 단어를 너무나도 익숙하게 사용하고 있다. 북한에 가서 선교할 수 없는데 북한선교라니. 이 단어를 사용하는 것은 두 가지 측면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먼저 간접적인 형태의 선교를 지칭하는 것으로서의 북한선교이다. 현재 북한에 가서 직접 복음을 전할 수는 없지만 언젠가는 북한에서 실제 선교활동을 할 수 있다는 소망으로 이 단..

통일이 되고 나서는 어떤 정치/경제 체제를 추구해야 하는가

통일을 이야기 할 때 가장 민감한 주제를 고르자면 단연 정치와 경제이다. 바로 권력과 돈이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특히 정치는 조금이라도 이상한 발언을 하면 옛날엔 빨갱이, 요즘은 종북이라 불리며 사회에서 거의 매장 당할 분위기에 처하기 십상이다. 사실 ‘통일 꼭지’를 맡게 되자 글을 쓰기 전부터 걱정되었던 주제가 바로 ‘정치와 경제’였다. ‘이 얘길 여기다 어떻게 쓰지, 이건 쓰지 말까?’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가장 중요하고 민감한 주제를 그냥 넘어갈 수는 없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고 했던가. 그래서 이 시간에는 통일과 관련된 빨갛고 파란 알록달록 정치·경제 이야기를 풀어보고자 한다. 우선 남북의 정치·경제에 대해 간략히 정리하면 이렇다. 북한은 중국과 소련의 영향으로 공산주의를 표방한 사회주..

통일에 있어서 우리의 관심은 어디를 향해야 하는가

지금으로부터 4년 전인 2012년 2월, 사건은 한 북한 인권단체가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 가진 기자회견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내용의 요지는 ‘중국 정부는 공안에게 붙잡힌 탈북자의 강제 북송을 중지하고 그들을 한국으로 송환하라는 것’이었다. 이후 언론에서는 ‘탈북자 북송 반대’ 관련 기사가 쏟아져 나왔다. 그리고 무슨 이유 때문인지는 몰라도 이 문제가 급격히 확산되었다. 서명운동, 기독교를 포함한 종교단체와 유명인사의 합세, 정치권의 움직임까지... 한동안 전국 각지에서 ‘탈북자 강제북송 반대’ 바람이 불었다. 사람들은 연일 ‘집회’를 열었다. 탈북자들이 북송된다면 그들의 안전한 미래는 전혀 보장할 수 없을 것이고 이것은 기본적인 인권에 위배되는 일이므로 중국 정부는 그들을 북송해서는 절대 안 된다는 것이..

통일의 궁극적인 목적은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

대학원 첫 학기, 하루는 교수님이 학생들을 향해 물었다. “자네들은 왜 통일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나?” 공부를 하는 각자의 목적이 다양한 만큼 여러 대답이 나왔다. 북한에서 기업활동을 하기 원한다는 한 학생의 대답에 교수님은 자유로운 왕래가 가능하고 개성공단 같은 경제활동이 확실하게 보장되면 통일은 안 되도 괜찮은 것 아니냐며 되물었다. 이후 교수님은 다른 학생들의 의견에도 계속해서 반론을 제시하며 입막음 스킬을 보여주었다. 결국 내 차례. 머릿속이 하얘지는 기분이었다. 북한에 관심을 갖고 공부를 시작하게 된 가장 최초의 순진한(?) 계기인 ‘북한에 복음을 전하고 싶어서’라고 대답해야 하나, 뭐라고 해야 하나. 시간을 지체할 수 없어서 얼떨결에 이렇게 말했다. “굶어 죽는 북한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통..

통일을 준비하며 북한의 과거를 알고 기도하기

나는 7년을 연애했다. 그리고 다행히 결혼도 해서 이제 3년차로 접어들었다. 7년을 만나봤으니 나는 아내의 ‘거의’ 모든 것을 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현실은 그게 아니었다. 같이 살아본 적 없는 우리는 서로의 작은 습관 하나부터 다시 맞춰가야만 했다. 연애할 때는 정말 잘 맞았는데 20년 넘는 각자의 생활 방식을 가지고 한집에서 다시 만나보니 이가 맞지 않는 톱니바퀴처럼 종종 틀어지기 일쑤였다. 이런 이야기는 다 할 수도 없어서 이런 찬양의 가사도 있지 않은가. 하늘을 두루마리 삼고 바다를 먹물 삼아도 다 기록할 수 없겠네. 북한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기 위해 잠시 결혼 이야기를 한 것은 바로 통일도 이와 비슷할 것이란 생각 때문이다. 각자 다른 삶을 살아온 두 남녀가 만났을 때에도 맞춰갈 것이 한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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