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15 동남아시아 57

[꽃보다 신혼 18] 시간으로 돈을 버는 여행

2015. 01. 18 (일) 여행지에서 선택할 수 있는 교통수단은 매우 다양하다. 방콕으로 여행 온 대부분의 사람들은 툭툭이나 BTS를 많이 이용하는 것 같다. 그러나 우리는 하노이에서 그랬던 것처럼 버스만 이용하고 있다. 우리가 카오산로드로 올 때 처음 이용했던 버스가 저렴하고 비교적 빨랐으며 꽤 매력적이었던 것이 가장 큰 이유인 것 같다. 오늘 짜뚜짝시장에 가려고 BTS 역으로 갔는데 조금 놀랐다. 물론 비싸지 않은 가격이지만, 버스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이라 서로 좀 꺼리게 되었다. 버스로는 두 명이서 10~20밧 정도면 갈 텐데 BTS는 80밧이 넘었다. 그래서 우리는 그냥 버스를 타기로 결정했다. 남은 돈은 군것질을 더 하기로... 그래서 버스를 타러 가는 길에는 20밧짜리 오렌지주스를..

[꽃보다 신혼 17] 방콕 시내는 낮져밤이

2015. 01. 17 (토) 숙소를 방콕 시내 쪽으로 옮겼다. 카오산로드가 볼거리가 많긴 해도, 방콕의 번화가도 볼만할 것 같아서 과감히 숙소를 옮기기로 한 것이다. 하루를 보내본 결과 ‘대만족’은 아니다. 일단 숙박비가 시내라서 카오산로드보다 더 비쌌고, 이동시간 절약 차원에서 숙소를 옮긴 건데, 그냥 카오산로드에 머무르면서 버스로 다녀와도 됐을 것 같았다. 터미널21은 숙소랑 조금 떨어져 있어서 못 갔지만, 씨암센터(Siam Center)나 마분콩(MBK, 이름이 마분콩ㅋㅋ, 너무 웃긴 이름인 듯)을 비롯해서 돌아오는 길에 빅C까지 숙소를 오가며 주변의 쇼핑몰 4-5곳은 들어가 본 것 같다. 그래도 못 들어간 곳도 있긴 하지만... 일단 그 규모에 너무나도 놀랐다. 나도 뭐 우리나라의 큰 백화점이나..

[꽃보다 신혼 16] 왓아룬을 오르는 일은 정말 후덜덜

2015. 01. 16 (금) 90도 가까운 계단, 왓아룬을 오르는 일은 정말 다리가 떨렸다. 뒤를 돌아보면 공포가 극에 달할 것 같아 보지도 난간만 꽉 쥔 채 한 걸음씩 발을 떼었다. 그래도 왓아룬에 올라 짜오프라야강과 왕궁을, 그리고 방콕 시내를 한눈에 바라보는 일은 진짜 재미있었다. 탑을 보면서도 이렇게 높은 탑을 어떻게 쌓았을까도 너무 신기했고, 돌로만 쌓은 것이 아니라 도자기 조각들을 붙여서 만든 그 정성에 또 한 번 감탄하며 왓아룬을 감상했다. 내려갈 때도 다리는 후들후들 떨렸지만, 그래도 올라와보길 정말 잘 한 것 같다. 간만에 편하게 잔 것 같다. 방비엥에서 닭과 개들 때문에, 어젠 기차 안이라서 그간 며칠을 편하게 못 잤는데, 여긴 조용했다. 일어나자마자 어제 찾아 놓은 국수 맛집을 가기..

[꽃보다 신혼 15] 방콕 여행의 시작은 카오산로드에서

2015. 01. 15 (목) 방콕에 도착했지만 어디로 가야 할지 몰랐다. 숙소를 예약해 놓은 것도, 가장 먼저 어딜 가기로 결정한 것도 없었다. 다만 머릿속에 있는 다섯 글자, 카오산로드. 방콕으로 여행온 사람들이 모두 모인다는 카오산로드만 기억이 났다. 그래서 내려서 무작정 카오산로드로 가기 위해 전철역에 물어봤지만, 전철은 가지 않으니 버스로 가라고 했다. 그래서 버스를 타기 위해 지나가는 분에게 물어봐 53번 버스를 타고 한참을 갔다. 결론적으로 가장 먼저 이곳을 오길 잘 한 것 같다. 전철이 다니지 않는, 구시가지 같은 느낌이지만, 이곳에서 시작하는 태국 여행이 뭔가 제대로 시작한다는 느낌이 들었고, 숙소도 이곳에 잡아서 카오산로드를 오기 위해 따로 시간을 들여 올 필요가 없었다. 볼거리와 먹거..

[꽃보다 신혼 14] 방콕으로 가는 기차는 흔들흔들

2015. 01. 14 (수) 지금은 기차. 침대칸으로 변한 기차 2층에 올라와 오늘 하루를 정리하고 있다. 외국에서 기차를 탄 것도 신기한데, 그것도 침대칸 2층이라니... 1층보다 싼 이유가 단지 그냥 불편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건 정말 왜 싼지 몸소 체험하고 있다. 일단 제대로 앉기도 힘들고 1층보다 좁다. 흔들리는 것은 뭐 1층도 비슷할 것 같다. 비엔티엔에서 어떻게 하다 찾게 된 한국 여행사에서 표 예약이 안 돼서 듣게 된 정보, 직접 농카이를 가야 한다는 말에 무작정 오게 되었는데 이렇게 기차 안에서 흔들흔들 하고 있을 줄이야... 비엔티엔에 도착해서 한 시간도 채 되기 전에 터미널을 찾아가고, 또 20분 후에 출발하는 농카이 가는 버스표를 남은 돈 안에서 구하게 되고, 남은 돈 전부로 꼬치도..

[꽃보다 신혼 13] 방비엥에서 카약 안 탔으면 어쩔뻔

2015. 01. 13 (화) 방비엥은 루앙프라방과는 다르게 즐겨야 하는 것 같다. 루앙프라방은 할 게 없어도 도시 자체가 즐겁고 마냥 좋았는데, 방비엥은 그게 아니었다. 방비엥에서는 도시 자체보다는 자연을 즐겨야 하는 것이었다. 어제도 블루라군에 한국 사람들이 많았다고 해도 가는 길이 즐거웠고 블루라군도 뭐 나쁘지 않았다. 그리고 오늘, 2시간 넘게 카약을 타면서 느낀 건, 이건 정말 신세계라는 것이다. 하롱베이에서 30분 간 카약을 타봐서 뭐 별게 있을까 했지만, 흐르는 강에서 산을 끼고 타는 카약은 정말 나에게 별천지를 선사해주었다. 우선 스릴 있게, 때로는 쉬엄쉬엄 노를 저으면서 카약을 타는 게 정말, 진짜 많이 재미있었고, 여기에 방비엥의 자연 풍경이 완전 압권이었다. 하- 이건 정말 글로도 잘..

[꽃보다 신혼 12] 방비엥은 그래도 신나는 곳

2015. 01. 12 (월) 날씨가 화창해지니 기분도 좋아지는 것 같다. 자전거 페달을 밟고 블루라군 가는 길이 힘들어도 신난다. 맑은 강가를 지나 시골길로 접어들어 가는 길은 불편해도 재미있고 신났다. 혼자라도 신나겠지만 아내와 함께 라서 더 즐거운 것 같다. 어제의 그 한국 같은 분위기와 북적함을 떠나서 그런 건가. 다시금 여유를 찾은 것 같다. 파아란 하늘, 신기하게 솟아있는 바위산, 맑은 물. 루앙프라방이 여전히 최고이지만, 그래도 방비엥도 재미있네. 기분이 좋다. 오늘 밤, 아내가 자전거 때문에 몸져눕기(?) 전까진... 깜깜한 새벽부터 닭들이 울어대느라 잠도 제대로 못잔 것 같다. 정말 새벽 2-3시쯤 이었을 것 같은데, 닭들이 여러 곳에서 번갈아가면서 울어댄다. 당장이라도 일어나서 ‘닭 모..

[꽃보다 신혼 11] 안타까운 방비엥의 한국화

2015. 01. 11 (일) 루앙프라방에서 방비엥에 대한 좋지 않은 이야기들을 많이 들어서 그런지 기대도 되었지만 걱정도 앞섰다. 한국 관광객이 너무 많아서 양평 같다, 대성리 같다 또는 밤이 되도 길거리에서 시끄러운 술자리와 소란함이 도를 넘어섰다 등등. 인터넷에서는 라오스 여행 방송을 한 프로그램이 원망스러울 정도라고... 염려는 현실이 되었다. 루앙프라방에서 6시간 넘게 힘든 산길을 넘어와 일단 몸이 너무 피곤했을 뿐 아니라, 개인적으로는 루앙프라방보다 방비엥이 훨씬 별로였다. 너무 쉽게 보이는 한국어로 된 간판과 절반 이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은 한국 사람들... 아내의 표현으론 마치 을왕리해수욕장에 온 것 같다고 했다. 정말 딱 그랬다. 어떤 곳은 한국에서 TV에 소개된 맛 집 간판같..

[꽃보다 신혼 10] 조용해도 생기 넘치는 루앙프라방 야시장

2015. 01. 10 (토) 사바이디. 사는 사람도, 파는 사람도 넌지시 건네는 한 마디. 시장이라고 하지만 소란스러움은 없고, 소란스러움은 없어도 흥정은 얼마든지 가능한 생기 넘치는 루앙프라방 야시장이다. 메콩강 너머로 해가 떨어지기 시작할 때, 길거리에는 빨강 파랑 천막들이 하나 둘씩 펼쳐진다. 순수한 눈망울을 가진 꼬마부터 주름진 이마의 할머니까지, 손수 만들어 온 물건들을 가지런히 정리하며 하루 장사를 준비한다. 작은 것 하나까지 가지런히 정리하는 손길과 그 손길을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건네는 따뜻한 미소. 말은 통하지 않아도 오가는 계산기에 적힌 숫자는 모두가 만족하는 값을 찾아간다. 흥정을 마치면 서로가 건네는 한 마디. 컵짜이. 새소리와 빗소리에 살며시 잠이 깼다. 흐린 날씨 탓에 해는 보이..

[꽃보다 신혼 09] 쉬는 여행을 알게 해준 도시

2015. 01. 09 (금) 이번 여행에서는, 특히 루앙프라방에서는 아내와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좋다. 아침에 2층 발코니가 있고 큰 창문 1개에 작은 창문도 2개나 있는 숙소로 옮기고, 원래 하루만 자려고 했는데 그냥 또 너무 머무르고 싶어서 이틀을 머문다고 해버렸다. 참 우리도 지금 대책이 없긴 하다. 숙소에 짐을 풀고 늦은 아침을 먹으러 나갔다. 비가 갠 후의 루앙프라방은 또 새로운 매력이 있었다. 골목길에서 또 사진을 찍으며 발걸음을 옮겼다. 샌드위치를 먹을까 하다가, 숙소 드나드는 골목이 루앙프라방에서 유명한 조마(Joma)베이커리 바로 옆이라서 한 번 가보기로 했다. 내부는 깔끔했고, 우리나라 카페 같았다. 차이점이라면 저렴한 가격 정도? 아내는 많이는 못 먹을 것 같아서 가볍게 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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