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13

[꽃보다 신혼 40] 이색체험, 29시간 슬리핑버스(라오스-베트남)

2015. 02. 09(월) - 어제 오후 5시, 슬리핑 버스 탑승- 어제 오후 6시, 비엔티안 출발(남부국제터미널)- 어제 밤 10시, 식당 도착(저녁 식사)- 어제 밤 11시, 검문소 몇 개 통과- 새벽 2시 반, 산길을 가는 것 확인(자다 깸)- 새벽 3시, 라오스 국경 도착(그대로 대기)- 오전 6시, 출국 도장 받으러 나감- 오전 7시, 출국 도장 받음(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2등을 함)- 걸어서 라오스 국경 넘어 산길을 지나 베트남 국경으로 감- 오전 8시, 베트남 입국 도장 받고 대기(1달러 뇌물은 필수)- 오전 9시 반, 배고파서 과자 사먹음(아침 식사)- 오전 11시, 버스 탑승 및 출발- 오후 1시, 식당 도착(점심 식사)- 느릿느릿 국도를 달림(사람들 내려주고 태워주고)- 저녁 8시, ..

[꽃보다 신혼 39] 이 길로 못 가면 저 길로 가지 뭐

2015. 02. 08(일) 이렇게 또 하노이로 가게 되는 것인가. 왜 베트남은 항상 신정, 구정 기간에만 방문하게 되어 이렇게 어려운 것일까. 다낭으로 가고자 했던 꿈(?)은 3배나 올라버린 버스 가격 덕분에 과감히 포기하게 되고 우리는 어쩔 수 없이 하노이를 선택했다. 그래도 가고 싶은 곳을 못가는 것이 예전보다 괴롭지는 않았다. 한 달 넘는 여행이 우리의 마음을 단련시켜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하고 싶은 것을 하지 못하게 됐을 때의 감정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 뭐, 다낭으로 가든 하노이로 가든 어디든 즐거울 수 있으니까 다낭에 못 간다고 해서 나라 잃은 것 같은 슬픔까지 느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20대를 살아오면서 꿈이 좌절 되어 다른 일을 하게 되면서도 새로운 경험을 하며 나름 잘 지냈던 ..

[꽃보다 신혼 38] 시멘트도 예술작품인 불상공원

2015. 02. 07(토) 온통 시멘트조각 뿐이다. 아니, 시멘트로 조각을 한 것인지, 조각상 모양으로 시멘트를 굳힌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시멘트 천지다. 오래된 시간의 흔적에 거뭇거뭇하게 변해버린 시멘트 덩어리들. 그래도 같은 것 하나 없이 모두 다 다른 모양들이다. 불교와 힌두교의 융합으로 이런 모양들이 있다고 하는데, 공부를 해 보지 않아서 수많은 시멘트조각들의 의미는 잘 모르겠다. 다만, 입구에 있는 가장 큰 건물(?)의 1층, 2층, 3층은 각각 지옥, 현세, 천당을 의미한다고 했던 것 같다. 들어가 보면 3층에 올라가서 옥상으로 나가는 순간 환한 빛이 보이면서 탁 트인 전경은 어쩌면 불교나 힌두교에서 말하는 천당의 느낌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시멘트도 예술작품으로 ..

[꽃보다 신혼 37] 갈 수 없다면 제자리에 있는 것도 방법

2015. 02. 06(금) 비엔티엔을 떠날 수 있을 것 같았지만 그렇지 못했다. 여행사에 버스를 알아보는데 설 연휴라서 버스표 값이 다 올라버린 탓이었다. 물론 버스비를 더 지불하면 얼마든지 갈 수 있었겠지만 그러긴 싫어서 비엔티엔에 더 머물기로 했다. 계획도 꼬였는데 돈까지 더 쓰기는 싫었다. 그래도 지난 번 홍콩 사건(?) 이후로 이런 것에 마음이 많이 여유로워진 것 같다. 계획이 틀어지는 것에 대해 대처를 조금 더 잘 하는 것 같은 느낌? 나도 그렇고 아내도 그렇고. 여행을 시작하기 전에 세웠던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고 해서 이제 엄청난 멘붕이 오지는 않는다. 당연한 것이지만 오늘 느낀 것은 ‘갈 수 없다면 제자리에 있는 것도 방법’이라는 것이다. 계획대로만 될 수 없는 것처럼 가려던 계획이 틀어지..

[꽃보다 신혼 36] 다시 찾은 라오스에서의 여유

2015. 02. 05(목) 계획에 없던 라오스, 비엔티엔에 비싸고 힙겹게 도착했다. 아침 비행기로 내려서 숙소를 구하고 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우연히도 게스트하우스 최고층, 창가 쪽 방을 받아서 지금 발코니에 나와서 그동안의 일정을 회상하며 글을 쓰고 있는 것이 전부이다. 공항에서 쪽잠을 자느라 피곤했던 아내는 점심도 거른 채 잠을 잔다. 비엔티엔에 볼거리가 별로 없다고 해도 우린 본 것이 전혀 없는데 이러고 있어도 되나 싶다. 여행 와서 이러고 있는 게 조금 어색하긴 해도 그냥 이러고 있는 게 조금 좋기도 하다. 여행에서 꼭 뭘 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니까. 한 달 쯤 전에 라오스, 특히 루앙프라방에서는 이렇게 여유를 부리면서 지냈었는데... 라오스에만 오면 뭔가 나도 여유가 생기는 것 같다. 정말 ..

[꽃보다 신혼 14] 방콕으로 가는 기차는 흔들흔들

2015. 01. 14 (수) 지금은 기차. 침대칸으로 변한 기차 2층에 올라와 오늘 하루를 정리하고 있다. 외국에서 기차를 탄 것도 신기한데, 그것도 침대칸 2층이라니... 1층보다 싼 이유가 단지 그냥 불편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건 정말 왜 싼지 몸소 체험하고 있다. 일단 제대로 앉기도 힘들고 1층보다 좁다. 흔들리는 것은 뭐 1층도 비슷할 것 같다. 비엔티엔에서 어떻게 하다 찾게 된 한국 여행사에서 표 예약이 안 돼서 듣게 된 정보, 직접 농카이를 가야 한다는 말에 무작정 오게 되었는데 이렇게 기차 안에서 흔들흔들 하고 있을 줄이야... 비엔티엔에 도착해서 한 시간도 채 되기 전에 터미널을 찾아가고, 또 20분 후에 출발하는 농카이 가는 버스표를 남은 돈 안에서 구하게 되고, 남은 돈 전부로 꼬치도..

[꽃보다 신혼 13] 방비엥에서 카약 안 탔으면 어쩔뻔

2015. 01. 13 (화) 방비엥은 루앙프라방과는 다르게 즐겨야 하는 것 같다. 루앙프라방은 할 게 없어도 도시 자체가 즐겁고 마냥 좋았는데, 방비엥은 그게 아니었다. 방비엥에서는 도시 자체보다는 자연을 즐겨야 하는 것이었다. 어제도 블루라군에 한국 사람들이 많았다고 해도 가는 길이 즐거웠고 블루라군도 뭐 나쁘지 않았다. 그리고 오늘, 2시간 넘게 카약을 타면서 느낀 건, 이건 정말 신세계라는 것이다. 하롱베이에서 30분 간 카약을 타봐서 뭐 별게 있을까 했지만, 흐르는 강에서 산을 끼고 타는 카약은 정말 나에게 별천지를 선사해주었다. 우선 스릴 있게, 때로는 쉬엄쉬엄 노를 저으면서 카약을 타는 게 정말, 진짜 많이 재미있었고, 여기에 방비엥의 자연 풍경이 완전 압권이었다. 하- 이건 정말 글로도 잘..

[꽃보다 신혼 12] 방비엥은 그래도 신나는 곳

2015. 01. 12 (월) 날씨가 화창해지니 기분도 좋아지는 것 같다. 자전거 페달을 밟고 블루라군 가는 길이 힘들어도 신난다. 맑은 강가를 지나 시골길로 접어들어 가는 길은 불편해도 재미있고 신났다. 혼자라도 신나겠지만 아내와 함께 라서 더 즐거운 것 같다. 어제의 그 한국 같은 분위기와 북적함을 떠나서 그런 건가. 다시금 여유를 찾은 것 같다. 파아란 하늘, 신기하게 솟아있는 바위산, 맑은 물. 루앙프라방이 여전히 최고이지만, 그래도 방비엥도 재미있네. 기분이 좋다. 오늘 밤, 아내가 자전거 때문에 몸져눕기(?) 전까진... 깜깜한 새벽부터 닭들이 울어대느라 잠도 제대로 못잔 것 같다. 정말 새벽 2-3시쯤 이었을 것 같은데, 닭들이 여러 곳에서 번갈아가면서 울어댄다. 당장이라도 일어나서 ‘닭 모..

[꽃보다 신혼 11] 안타까운 방비엥의 한국화

2015. 01. 11 (일) 루앙프라방에서 방비엥에 대한 좋지 않은 이야기들을 많이 들어서 그런지 기대도 되었지만 걱정도 앞섰다. 한국 관광객이 너무 많아서 양평 같다, 대성리 같다 또는 밤이 되도 길거리에서 시끄러운 술자리와 소란함이 도를 넘어섰다 등등. 인터넷에서는 라오스 여행 방송을 한 프로그램이 원망스러울 정도라고... 염려는 현실이 되었다. 루앙프라방에서 6시간 넘게 힘든 산길을 넘어와 일단 몸이 너무 피곤했을 뿐 아니라, 개인적으로는 루앙프라방보다 방비엥이 훨씬 별로였다. 너무 쉽게 보이는 한국어로 된 간판과 절반 이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은 한국 사람들... 아내의 표현으론 마치 을왕리해수욕장에 온 것 같다고 했다. 정말 딱 그랬다. 어떤 곳은 한국에서 TV에 소개된 맛 집 간판같..

[꽃보다 신혼 10] 조용해도 생기 넘치는 루앙프라방 야시장

2015. 01. 10 (토) 사바이디. 사는 사람도, 파는 사람도 넌지시 건네는 한 마디. 시장이라고 하지만 소란스러움은 없고, 소란스러움은 없어도 흥정은 얼마든지 가능한 생기 넘치는 루앙프라방 야시장이다. 메콩강 너머로 해가 떨어지기 시작할 때, 길거리에는 빨강 파랑 천막들이 하나 둘씩 펼쳐진다. 순수한 눈망울을 가진 꼬마부터 주름진 이마의 할머니까지, 손수 만들어 온 물건들을 가지런히 정리하며 하루 장사를 준비한다. 작은 것 하나까지 가지런히 정리하는 손길과 그 손길을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건네는 따뜻한 미소. 말은 통하지 않아도 오가는 계산기에 적힌 숫자는 모두가 만족하는 값을 찾아간다. 흥정을 마치면 서로가 건네는 한 마디. 컵짜이. 새소리와 빗소리에 살며시 잠이 깼다. 흐린 날씨 탓에 해는 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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