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13 미국 서부 41

<미국여행 30일차> 라스베가스 - 호텔 구경

2013년 2월 9일 토요일 비몽사몽. LA에서 라스베가스로 갈 때 중간에 어딘가에서 쉰다고는 들었는데 기억은 잘 안난다. 눈도 몇 번 뜬 것 같고 어수선했던 것 같은 기억을 살려보면 어디에 잠시 멈춰서 쉬었다 간 것도 같은데 기억은 없다. 그러다 눈을 떴는데 버스는 어둠 한가운데를 달리고 있었다. 구글 지도를 켜서 확인해 보니 약 한시간 정도만 더 달리면 라스베가스에 도착할 것 같았다. 저 멀리 휘황찬란한 불빛이 보이는 곳이 라스베가스인가 했는데 근처에 있는 다른 호텔이었다. 라스베가스 외곽에 있는 그냥 호텔인가보다 여기는. 비몽사몽으로 잔 것 같기도 하고 안 잔 것 같기도 한 기분으로 버스에서 조금 더 있으니 버스정류장에 도착을 했다. 공항 옆에 있는 큰 버스정류장. 그렇다고 우리나라의 고속버스 터미..

<미국여행 29일차> LA - 도서관, 다운타운, 리틀도쿄

2013년 2월 8일 금요일 오늘은 하루종일 다운타운에 있다가 오늘 밤, 그러니까 내일 새벽 12시 5분에 메가버스를 타고 라스베가스로 넘어가는 날이다. 별다른 일정이 없으니 늦게 일어나고 짐을 쌌다. 엊그제 산 아보카도도 챙겼다. 초록색 아보카도를 엊그제 밤에 먹었을 때는 최악이었다. 덜익은 떫은 맛. 초록색은 아직 덜인 것인데 우리는 신선해 보여서 산 것이다. 이미 한 입 먹은 것은 그냥 버리고 나머지 한 개는 비닐로 싸 놓아서 익히기로 했다. 어제 하루동안 잘 싸 놓았는데 조금 말랑말랑 해 지고 보라색으로 바뀌었다. 저녁 쯤에는 먹을 수 있겠다 생각하고 가방에 넣었다. 가방은 매우 무거웠다. 아직 못먹은 햇반과 3분 요리, 왕창 사 놓은 스프라이트와 물을 버릴 수 없었기에 가방에 다 넣었다. 가방은..

<미국여행 28일차> LA - 헐리우드, 산타모니카

2013년 2월 7일 목요일 LA 3일차. 오늘의 계획은 헐리우드에 가서 오전을 일단 보내는 것이다. 천문대는 갈지말지 정말 고민을 하면서 나갔다. 걸어서 올라가야 할지, 포기할지. 포기한다면 무엇을 할 지는 정하지 못했다. 정하려고 해 보았지만 답이 잘 안나와서 일단 나왔다. 오늘도 똑같이 더러운 거리를 걸어나가 탭카드 데이패스를 끊었다. 헐리우드는 지하철로 쉽게 갈 수 있어 금방 도착했다. 아직 조금 이른 시간인지 가게들도 다 열지는 않은 것 같았지만 사람은 많이 있었다. 영화에 나오는 배우들의 복장, 스파이더맨, 아이언맨, 배트맨 등의 복장을 한 사람들이 다가오면서 같이 사진을 찍자고 한다. 그러나 난 안다. 팁을 줘야 한다는 것을. "Where are you from?" 이라는 말에 한국이라고 하..

<미국여행 27일차> LA - 게티박물관, UCLA, 더 그로브

2013년 2월 6일 수요일 미국여행 27일차이자 LA여행 2일차. 오늘은 게티박물관과 UCLA를 간다. 숙소 위치를 잘 잡았다고 생각했는데 꼭 그런 것만은 아니었다. 버스정류장이 바로 앞에 있고 지하철역이 걸어서 5분 거리에 있었지만 버스정류장은 바로 이용을 하지 못했다. 매일 데이패스를 끊어서 다녔는데 데이패스를 충전하기 위해서는 항상 지하철역까지 걸어가야 했었던 것. 그래도 엄청 나쁜 편은 아니니... 전철역까지 걸어가는 길도 재미는 있었다. 더럽긴 했지만. 맥시칸 동네 길거리인데 쓰레기가 이건 정말 장난이 아니다. 비둘기들도 장난이 아니다. 어제 저녁에 걸어올 때는 어두워서 못 본 것인지 모르겠는데, 날이 밝고 나서 숙소에서 전철역까지 걸어오는데 길거리가 쓰레기로 가득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이정..

<미국여행 26일차> LA - 유니버셜 스튜디오

2013년 2월 5일 화요일 새벽 12시 30분. LA로 가기 위해 일어났다. 대충 씻고 어제 챙겨 놓은 짐을 들고 비몽사몽 나와 차를 탔다. 1시 15분. 새크라멘토에서 LA까지는 차로 7시간. 갈 때 모두 내가 운전을 하려고 했는데 아저씨께서 먼저 하신다고 하셔서 나는 뒤에 앉았다. 잠이 올 듯 하면서도 오지 않은 채로 창밖을 구경했다. 사실 구경이라고 하지만 완전한 어둠만이 내 앞에 있었을 뿐, 보이는 것은 없었다. 고속도로는 가로등도 없이 일자로 쭉쭉 뻗어있다. 가끔 앞이 보이지 않은 안개도 자욱하게 끼어 있었다. 2시간 정도 달려서 잠시 화장실에 들리고 교대를 했다. 자로 그은듯한 고속도로, 가로등도 없는 어둠, 엑셀레이터를 밟고 운전대도 잡고 시속 120에 가까운 속도로 달리고 있지만 나는 아..

<미국여행 25일차> 일손 돕기(옷 장사), LA, 라스베가스 여행 준비

2013년 2월 4일 월요일 오늘까지 일을 도와드리고 내일부터는 LA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원래는 매주 화요일에 가게가 쉬는 날이셔서 매주 LA에 가서 물건을 떼 오셨는데 불경기다 보니 12월 마지막주 이후로 LA에 다녀오신 적이 없다고 한다. 그 때 가져온 물건을 요 며칠 새 거의 다 팔아서 이제 가야 할 때가 되셨다고. 사실, 우리를 LA로 데려다주시기로도 하셨으니까 이러는 김에 물건을 떼오시는 것일 수도 있겠다. 어찌됐건 옷을 많이 팔아서 카운터 뒤에 옷걸이 함은 가득 차 있다. 새로 옷을 걸어 놓아야 하지만 재고가 없다. 장사가 잘 됐다는 증거. 카운터를 보다가 실수한 것이 한 가지 있었는데 바로 '호칭'에 대한 것이다. 5장에 20달러 하는 티는 경쟁품목(?)이어서 옆가게도, 앞가게도 모두 가..

<미국여행 24일차> 새크라멘토 - 철도박물관

2013년 2월 3일 일요일 오늘의 스케줄은 오전에 일하다가 오후에는 철도박물관(Railroad Museum)에 가는 것이다. 예-전에 크로커 박물관 갔을 때 같이 산 콤보티켓을 이제서야 쓰는 것이다. 마지막날. 미국와서 헷갈렸던 것이 년/월/일 표기 방법이었다. 우리나라는 년/월/일 순서로 쓰는데 미국에서는 어디서는 일/월/년, 어디서는 월/일/년 이렇게 쓰는 것 같아서 콤보티켓에 적혀있는 날짜도 헷갈렸었다. 결국 홈페이지를 가 보고 February라고 써 있는 것을 보고 확실히 알았다. 결국 02/03/13은 2월 3일까지라는 것. 오늘은 또 요 며칠간 사람들이 지겹도록 찾았던 NFL 결승전, 슈퍼볼을 하는 날이다. 한 나라의 운동경기 한 종목의 결승전이라고 하지만 규모로만 보면 거의 월드컵 결승전 ..

<미국여행 23일차> 일손 돕기(옷 장사)

2013년 2월 2일 토요일 오늘도 하루종일 일 하는 날이다. 자유여행 겸 신세여행(?)이라서 이런 날도 감수 해야한다. 뭐, 한국에서부터 이미 어느 정도는 알고 온 것이라서 싫진 않다. 그리고 일하는 것도 나름대로 미국 사람들 계속 만나면서 즐겁기도 하기 때문에 꽤 괜찮다. 자유여행객이 어떻게 장사체험(?)을 할 수 있겠는가. 옷가게 캐셔를 보면서 많은 것들을 보고 경험하게 되는데 이것도 상당히 기억에 남는다. 먼저, 여자들의 지갑기능을 하는 곳에 대한 것이다. 캐셔 일을 하는 초기에 말로만 듣다가 내가 하루종일 캐셔를 하다 보니까 수 많은 여성 고객들도 상대하게 되는데 돈을 꺼내는 곳 중에 상당수가 바로 '가슴'이라는 것. 민망함도 없다. 가격을 말해주면 가슴에서 꼬깃꼬깃 구겨진 지폐를 꺼내준다. 따..

<미국여행 22일차> 일손 돕기(옷 장사), 코스트코

2013년 2월 1일 금요일 원래는 오늘도 샌프란시스코에 가서 UC버클리를 가려고 했으나 취소했다. 아저씨께서 쉬었다가 나중에 가는 것이 어떻겠냐고 하셨는데 아마 오늘 일이 바빠서 도와주라는 것 같았다. 매월 1일이 그런 날인지 2월 1일이 그런 날인지는 모르겠지만 여기에 사는 사람들이 세금 같은 것을 환급받는 날이라고 한다. 모든 사람들이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가게 주인님의 말로는 이곳 사람들은 돈을 받자마자 저축할 생각보다 쓰려고 하는 경향이 많아서 이런 날은 장사가 잘 된다고 한다. 나는 카운터를 보고 여자친구는 주인님과 함께 가게 정리를 했다. 쉬운 영어들만 쓰면 되었고 모르면 주인님께 그냥 물어보면 되니까 큰 어려움은 없었다. 어디선가 본 것으로는 '언어'를 배울 때 1,000번을 사용해야 자기의..

<미국여행 21일차> 스탠포드대학교(Stanford University)

2013년 1월 31일 목요일 이제는 익숙해져버린 메가버스. 엊그제부터는 메가버스 아저씨...라기보단 할아버지랑 친해져서 얘기도 나누고 했다. 대부분 일본사람으로 알아봐서 항상 "We are Korean."이라고 말하면서 '곤니치와'가 아닌 '안녕하세요'를 알려주고 있다. 어제도 까먹어서 다시 알려드렸는데 오늘 아침에도 또 까먹으셨는지 고뇌에 가득 찬 표정을 짓는다. '안녕하세요'를 알려주니 할아버지는 '앙녕하세요'라고 말하면서 노트에 적어달라면서 펜과 종이를 꺼냈다. 'an nyung ha se yo'라고 적어주자 할아버지는 몇 번을 연습하더니 고맙다고 했다. 버스가 와서 잠시 기다리는 시간에 같이 사진을 찍었다. 버스기사도, 줄을 세우시는 직원도 모두 할아버지다. 푸근한 인상의 백인 할아버지. 칼트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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