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13 미국 서부

<미국여행 22일차> 일손 돕기(옷 장사), 코스트코

inhovation 2016. 10. 3. 00:00

2013년 2월 1일 금요일

 

  원래는 오늘도 샌프란시스코에 가서 UC버클리를 가려고 했으나 취소했다. 아저씨께서 쉬었다가 나중에 가는 것이 어떻겠냐고 하셨는데 아마 오늘 일이 바빠서 도와주라는 것 같았다. 매월 1일이 그런 날인지 2월 1일이 그런 날인지는 모르겠지만 여기에 사는 사람들이 세금 같은 것을 환급받는 날이라고 한다. 모든 사람들이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가게 주인님의 말로는 이곳 사람들은 돈을 받자마자 저축할 생각보다 쓰려고 하는 경향이 많아서 이런 날은 장사가 잘 된다고 한다.

  나는 카운터를 보고 여자친구는 주인님과 함께 가게 정리를 했다. 쉬운 영어들만 쓰면 되었고 모르면 주인님께 그냥 물어보면 되니까 큰 어려움은 없었다. 어디선가 본 것으로는 '언어'를 배울 때 1,000번을 사용해야 자기의 것이 된다고 했는데 가게를 보면서 Hello, Hi, That's it, Thank you, Have a great day 같은 말들은 정말 많이 쓴 것 같다. 이제 자동으로 나오는 듯. 아는 교수님이 나에게 영어를 공부할 때 한국말을 배운 것을 생각하라고 하셨는데 이제 조금 이해가 되는 것 같기도 하다. 영어는 공부해야 할 것이 아니라 사용해야 한다는 것.

 

  많은 손님들이 오면서 느낀 것인데 여자는 정말 까다롭다는 것과 남자는 정말 단순하다는 것. 물론 대부분의 경우에 해당된다. 옷을 사는 것도 여자는 엄청 입어보고 만져보고 물어보고 안사기도 하는데 남자는 가게에 들어와서 바로 사가는 사람이 많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남자 손님이 있었는데, 가게 카운터에 서 있으면 마트 입구가 바로 보이는데 웃통을 벗은 한 남자가 가게로 바로 직행해서 들어오는 것이었다. 두 말 않고 티셔츠를 바로 사더니 마트를 나가기도 전에 입고 나갔다. 정말 단순했다.

 

  문 닫을 때 매상을 정리해 보니 어제의 세 배. 바빴는데 그만큼 많이 팔아서 기분이 좋았다. 이건 마치 성적이 나왔는데 A+가 나왔을 때의 기분이라고 해야 할까? 가게를 정리하고는 코스트코에 갔다. 예전에 갔을 때 유니버셜 스튜디오 할인 티켓을 팔았던 것을 보았는데 다음주 LA가기 전에 미리 사 놓기 위해서다. 유니버셜 스튜디오 입장료가 매우 비싼데 대부분은 UCLA에서 싸게 구입한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가 코스트코에서 봤던 것은 두명에 64달러였나 그랬다.

  코스트코에 도착해서 이것저것 구경을 하면서 다른 장도 보고 티켓을 찾았다. 그런데 자세히 읽어보니 2명에 64달러가 아니라 2번 방문에 64달러였다. 그럼 결국 한 사람에 64달러인 것인데... 물론 이것도 싼 것이지만. 멀리서 봤을 때 2랑 64만 크게 써 있어서 잘못 이해했었나 보다. 그래도 사주시는 분이 두개를 담으라고 하셔서 두개를 담았다. 오예. 계산대에 가서 물어보니 알아본다고 한 직원이 다시 와서 설명해주는데 2일 방문이고 1인은 64달러라는 것이었다. 그래도 사주셨다. 아... 감사. 계산을 하고 나서 영수증을 들고 물건을 찾는 곳으로 가니 고가품은 이곳에서 따로 관리를 하고 있었다. 직원이 철창문으로 들어가서 우리 티켓을 두 장 가져다 주었고 한 번 방문하고 90일 안에 다시 방문이 가능하다고 친절히 설명해 주었다. 나오면서는 피자를 사가지고 나왔다. 한국에서도 유명한 코스트코 왕피자.

 


  집에 도착해서는 피자랑 치킨샐러드를 먹었다. 코스트코에서 장 봐온 것들로, 미국 스타일 식사다. 밥을 먹고 나서는 코스트코 티켓을 어떻게 할지 연구를 했다. 한 번 방문을 하고 나서 남은 티켓을 한국 가서 팔아볼까, 그 날 줄 서 있는 사람에게 팔아볼까, 가격은 어떻게 매길까 고민을 했다. 그런데 포기했다. 들어갈 때 지문을 입력한다고 했다. 아, 유니버셜 스튜디오가 바보는 아니지. 나보다는 똑똑한 것 같다. 두 번 갈 일은 없겠지만 괜히 아까웠다. 두 번 간다고 해도 일정이 짧은데, LA에서는... 그래도 사 주신 것이니, 우리 돈이 지출되지 않았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감사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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