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01. 01 (목)
2012년 9월에 베트남을 혼자 왔었으니, 다시 찾은지는 2년이 조금 넘었다. 많은 것이 변해 있었고, 반면에 여전히 변하지 않은 것도 있었다. 우선 노이바이 국제공항이 공사중이었는데 멋지게 완공되어 상당히 깨끗해지고 넓어졌다. 그리고 하노이 시내로 들어오는 길에 고가도로도 많이 생긴 것 같아 길도 싹 정비하고 있는 것 같았다. 또 2년 전에도 있었는데 못본건지 모르겠지만 은행이 상당히 많이 생긴 것 같고 종류도 늘어난 것 같았다. 전체적으로 뭔가 발전하고 있다는 느낌...? 그러나 변하지 않은 것은 하노이의 오토바이 같다. 시내도 들어오니 여전히 수 많은 오토바이가 경적을 울려대며 우리의 정신을 사납게 만들고 있었다. 2년 전에 혼자 왔을 때 적응 다 하고 간 것 같았는데 아니었다. 정신팔려서 걸으며 아내의 팔에 잡아끌려서 몇 번이고 오토바이와의 충돌을 피했다. 베트남 쌀국수를 정말 좋아하는 아내이지만 베트남의 이런 분위기는 뭔가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았다.
노이바이 국제공항에 내린 시간이 오후 3시 좀 전이었는데, 저가항공이라 밥을 주지 않아 비행기에서 챙겨간 과자만 먹어 배가 좀 많이 고팠다. 그래서 공항에 있는 식당에서 라면하고 쌀국수를 시켰는데, 쌀국수도 컵라면 용기에 담긴 즉석 쌀국수였다. 그래도 정말 맛있게 먹고 버스 정류장으로 향했다. 시내로 가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지만, 2년 전에 내가 했던 그 방법대로, 17번 시내버스를 타고 들어가기로 했다. 가는 길이 지루하긴 했지만 금방 도착한 것 같았다. 한 시간 반.
롱비엔에 내려서는 숙소를 찾아 헤메기 시작했다. 공항에서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어서 아고다에서 저렴한 호텔 3개를 캡쳐해 놔서 지도를 보고 찾아가기 시작했다. 처음 도착한 호텔은 빈 방이 1시간 후에 생긴다고 했지만, 아고다에 나와있는 가격 10달러가 아닌 350만동, 17.5달러 정도를 말했다. 내가 아고다에서 좀 전에 찾아봤을 때 10달러였고, 빈 방도 있다고 했는데 왜그러냐 했더니 boss가 없어서 자긴 할인을 해 줄 수 없다고만 한다. 알겠다 하고 나가서 다른 숙소로 향했다. 지나가는 길에 숙소가 많아서 들어가서 물어보니 full이라고만 한다. 아고다에서 찾은 두 번째 호텔로 갔을 때도 똑같은 답변. 아내가 숙소 미리 결제 하자고 했을 때 말을 들었어야 했나... 지나가는 길에 있는 다른 호텔을 또 들어가봤는데 다음 주까지 full이라고 한다.
이럴수가... 아고다로 결제를 하고 가야겠어서 잠시 다른 호텔에서 와이파이 비번을 물어보니 흔쾌히 알려준다. 그래서 우린 근처에 있는, 호안끼엠 호수 근처에서 제일 싼 숙소로 2박 결제를 하고 나갔다. 1박당 9달러. 주변에서 한참을 헤맸지만, 주소를 보고 찾을 수 있어서 숙소에 무사히 들어가니 full이라고 하지만 아고다 바우처를 내미니 당황을 좀 하더니, 방이 꽉 찼지만 잠긴 방이 한 개 있어서 금방 마련해주겠다고 한다. 잠시 기다리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하롱베이 투어 이야기도 하게 되어, 허니문이라고 뻥친 우리에게 멋진 허니문을 즐길 수 있게 좋은 상품을 소개해준다고 했다. 원래는 여기서 며칠 쉬다가 주말 지나고 하롱베이에 가려고 했는데 내일 날씨가 정말 좋고 지나면 흐리고 비가 온다고 해서 우리는 좀 초조해졌다. 일단 방에 짐을 푼다고 하고 짐을 풀고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호안끼엠 호수를 좀 둘러보다가 저녁을 어디서 먹을까 고민하며 돌아다녔다. 이리저리 고민하다가 아내가 한 집을 골라서 들어가게 됐는데, 이럴수가, 2년 전에 왔었던 식당이었다. 사장님하고 같이 셀카를 찍었기 때문에 생생하게 기억났다. 완전 신기. 분짜와 닭고기밥을 시켰는데, 분짜는 정말 환상적이었고, 닭고기밥은 밥에 닭고기 올려서 간장같은 소스 뿌려준거였는데 집에서 먹는 맛이었다. 그냥 맛있었음. 저녁을 먹고는 반미 케밥도 사먹고 좀 더 돌아다니다가 호텔로 돌아왔다.
하롱베이 투어 신청이 마감됐는지 물어보니 아직 마감은 안됐다고 한다. 85달러에서 80달러로 흥정을 시도했지만 실패. 85달러로 신청을 했다. (그런데 지금 찾아보니 다른 여행사에서 75달러에 팔고 있음...!!!) 내일 아니면 날씨가 흐려진다니 이렇게 결정하긴 했는데, 베트남 도착하고 쉬지도 않고 둘째 날 바로 투어라니...ㅎㅎㅎ 내가 이번 여행 쉬려고 온 것 아니었나... 아니, 하롱베이 가서 쉰다고 생각해야겠다.
호텔방, 아니 호스텔, 아니아니 여관방(?)은 정말 딱 잠만 잘 정도다. 9달러짜리 방이 뭐 그렇지. 방에 침대랑 의자만 있고 화장실은 같이 있지 않다. 그래도 따뜻한 물이 나와 다행이다. 씻고 나니 몸이 개운하고 피로가 뭔가 풀리는 것 같기도 하다.
얼른 자야지. 내일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아침밥 먹고 하롱베이로 떠나야 한다. 여행 첫째날, 그냥 아내와 하루종일 함께 여행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기분이 좋다. 조금 더 여유가 있어서 좋은 호텔에서 머물렀으면 아내한테 덜 미안하고 조금 더 마음이 편했을텐데, 그래도 아내는 이정도라도 이해해주는 것 같아 다행(?)이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다. 여튼, 여행 첫째날 이야기는 이정도로 마무리...
아니 근데, 왜 여기 숙소는 방이 텅텅 비었는데 왜 꽉 찼었다고 한걸까. 내 생각에 다른 숙소들도 full은 아닐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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