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이야기/세온하온 42

[아빠가 쓰는 육아일기] 생후 173일(한 아이의 아빠, 그리고 나의 아버지)

2017.05.08.월 (생후 173일) 어버이날을 맞아 그동안 쓰고 싶었던 글을 써본다. 결혼을 하고도 느꼈던 것이기도 한데 아이를 갖고 아빠가 되어 보니 더 크게 느끼고 있다. 바로 나의 아버지에 대해. 결혼을 하고 가장이 되니 뭔가 어색하기도 하고 그 책임감이란 게 있었다. 물론 집안의 문제나 어려움을 아내와 같이 해결해 나가야 하는 거겠지만 그래도 '가장으로서의 책임'이라는 게 뭔가... 이 때마다, '아, 아버지도 결혼하고 이런 어려움이 있으셨겠구나' 하는 생각이 종종 들었었다. 그런데 아이를 가지니까 이건 조금 더 다른 차원으로 다가왔다. 내리사랑이라는 말처럼, 내 아이를 사랑하는 그 감정을 내가 느낌과 동시에, '아, 아버지도 나를 이렇게 사랑하셨겠구나' 하는 생각? ...ㅠㅠ 세온이가 조리..

[아빠가 쓰는 육아일기] 생후 171일(첫 이발, 빡빡이 되다)

2017.05.06.토 (생후 171일) 세온이 머리를 빡빡 밀었다. 태어날 때는 머리숱이 진짜 많았는데 언젠가부터 다 빠지고 머리가 애매하게 나 있는 거 같았다. 옆머리는 뜨고. 그래서 한 달 전 즈음에는 집에서 가위로 옆머리를 조금 잘라줬다. 그러니까 훨씬 인물도 살고 괜찮았다. 그리고 아기들 머리를 한 번씩 밀어준다고 듣긴 했는데 우린 머리카락이 눈에 들어갈 수도 있고, 뭐 꼭 그래야 하나 하는 생각에 머리를 밀어줄 생각은 없었다. 그런데 엊그제, 아내 외할머니를 뵙고 오는데 아기 머리 한 번씩 밀어주는 거 좋다고 또 얘기를 듣고 + 요즘 더워서 머리에 땀도 차는 거 같아서, 갑자기 아내랑 머리 좀 깎아줄까? 하다가 밀게 되었다. 결론은 미용실에서 결국 깔끔하게 밀었다. 집에서 전기면도기 뒤 바리깡..

[아빠가 쓰는 육아일기] 생후 168일(낯선 곳에서의 장소가림)

2017.05.03.수 (생후 168일) 요즘 세온이랑 외출이 잦아지면서 마트, 백화점, 쇼핑몰도 종종 간다. 그런데 집에서는 신나게 잘 노는 세온이도 꼭 이런 큰 장소에만 오면 아무 말도 안하고 가만히 있는다. 그러다 차에 타면 좋아하거나 울고. 이런 게 장소가림인가? 세온이가 낯가림은 심하지 않은 것 같은데 장소가 바뀌는 거는 좀 티가 나는 것 같다. 동시에 집은 또 기가 막히게 자기 집인 걸 알고 좋아하고. 장소가림을 어떻게 알았냐면, 백화점에서 아기띠를 하고 다니면 주변을 둘러보다가 꼭 고개를 들어 내 얼굴을 한 번씩 확인한다. 이렇게 낯설고 사람 많은 장소에서 아빠가 날 잘 안고 있나... 하는 것 마냥. 오늘은 쇼핑몰에서 유모차에 태워서 데리고 다니려고 했는데, 유모차에 누워서 울지는 않지만 ..

[아빠가 쓰는 육아일기] 생후 160일(눈물샘 막힘이라고 하는 눈물길 뚫기)

2017.04.25.화 (생후 160일) 안과에 가서 눈물길(누관)을 뚫어줬다. 일반적으로 눈물샘이 막혔다고 하는 그거, 뭐 눈물샘이 막혔을 수도 있겠지만, 눈꼽이 자주 끼는 거는 눈물샘에서 분비된 눈물이 '눈물길'로 흘러가지 못해 눈 밖으로 나오는 거다. 눈물샘은 눈 위쪽에 있고, 눈물길은 눈 가운데(눈물점)에서 코로 연결되는... 세온이는 태어났을 때 부터 양쪽 눈물길이 막혀 있었다. 그래서 심한 날은 양쪽 눈이 쩍쩍 붙을 정도로 눈꼽이 많이 끼기도 했었다. 나는 세온이가 이러기 전에는 눈물길이 막힌다는 걸 알지도 못했는데, 장모님은 아내도 태어났을 때 그랬다고 하시면서 뚫어주면 된다고 하셨다. (아내는 태어나고 처음 안과 갔을 때 뚫었다고 한 듯) 여튼, 우리도 안과를 갔는데 안과에서는 바로 시술하..

[아빠가 쓰는 육아일기] 생후 153일(자기 의사 표현)

2017.04.18.화 (생후 153일) 세온이가 아직 할 수 있는 말은 없지만 옹알이도 잘 하고 이런저런 소리도 잘 낸다. 아, 악, 아유, 에구, 으아아, 낄낄(?) 등등 이런 소리내는 것들을 종합해서 생각해보면 뭔가 세온이는 자기 의사 표현이 확실한 것 같다. 아내가 조리원 카톡방에서 어떤 아기가 분유도 잘 안먹고 어떡하냐고 하는 고민에 이런저런 말을 하다가 젖꼭지 바꿀 때 된 거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그런데 알고보니 그 엄마는 아직도 신생아용인 SS를 쓰고 있었던 것. ... 그래서 얼른 S는 건너뛰고 M으로 바꿔주라고 했는데, S로 바꿨다 그랬나, 그런데 아기가 잘 먹기 시작한다고, 다행이라고 했다. 세온이는 S는 몇 달 전에 뗀 거 같은데, 만 5개월 된 아이가 신생아용 젖꼭지로 분유를 빨고..

[아빠가 쓰는 육아일기] 생후 141일(밤중수유 끊기)

2017.04.06.목 (생후 141일) 어제부터 밤중수유 끊기에 돌입했다. 수면교육 차원에서는 아니고, 소아과에 갔는데 성장호르몬이 새벽에 분비되는데 밤중수유를 하면 호르몬 분비에 방해가 되서 성장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어제부터 시도했는데 완전 폭망...ㅋㅋㅋ 어제 저녁에 내가 약속 때문에 나갔다가 늦게 들어오면서 아내는 세온이를 보다가 힘들었는지 저녁 8시에 분유를 먹이고 10시에 재웠는데 항상 그렇듯이 새벽 3시에 일어난 것이다. 그래서 본격 밤중수유 끊기 시작! But, 어마어마하게 우는 아기 앞에서 엄마와 아빠는 강한 마음을 갖지 못하고 얼마 못 버텨 젖병을 물릴 수 밖에 없었다...ㅋㅋㅋ 아내가 끊으려던 밤중수유를 하는 동안 인터넷을 좀 찾아 봤는데 S대 소아과 교수가 쓴 ..

[아빠가 쓰는 육아일기] 생후 119일(아내의 짜증, 산후 우울증?)

2017.3.15.수 (생후 119일) 아내가 부쩍 짜증 내는 일이 잦아졌다. 엄청 자주는 아닌데 잊을만 하면 한 번씩? 주요 원인(?)은 세온이가 잘 때 안 자고, 아직 말도 안 통하니 마음대로 안해주고 하니 힘에 부치는 듯 하다. 세온이랑 둘이 하루종일 있는 게 힘이 들겠지. 부수적 원인(?)이라면 나도 아내도 아무 연고도 없는 회사 근처로 세온이 낳기 일주일 전에 이사온 것도 있겠지. 가까이에 아는 친구도 없고 그래서 만날 사람도 없고 하니... 좀 되긴 했지만 언젠가 이런 얘기, 뭐 집에서 세온이랑 있어서 힘드네 이런, 그러다 아내가 나에게 툭 뱉은 말이 있었는데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오빠는 회사 가서 회사 사람이라도 만나잖아." ...아내와 이 때 얘길 하니 서로 기억은 잘 못하지만, 아내..

[아빠가 쓰는 육아일기] 생후 115일(먹고 자고 싸고)

2017.03.11.토 (생후 115일) 세온이가 하는 일은 먹고 자고 싸는 게 전부다. 그리고 먹고 자고 싸는 사이에 '놀고' 추가. 세온이는 갓난아기일 때 부터 잘 먹었다. 조리원에서도 잘 먹었고, 조리원을 나오면서부터는 먹는 양이 급격히(?) 늘어 모유가 그 양을 따라가지 못해 분유를 먹이기 시작했다. 자는 것은... 잘 자는 편...이라고 해야 하나. 별도의 수면교육이 없어서 그랬는지, 아니면 아직 많이 어려서 그런지 통잠을 자는 그런 건 아니지만, 그래도 잠도 잘 잔다. 가끔 잠을 이기려고 안간힘을 쓰지만, 그래도 여느 아기들과 마찬가지로 많이 자기도 하고 그런다.. 그런데 요즘 싸는 게 문제다. 모유를 먹는 아기들은 똥을 자주(?) 싼다고 하지만, 세온이는 분유를 먹기 때문에 그렇지는 않았다...

[아빠가 쓰는 육아일기] 생후 101일(가족과 함께한 100일 잔치)

2017.2.25.토 (생후 101일) 100일 잔치를 위해 101일은 아침부터 분주했다. 인터넷에서 주문한 백설기를 배달 받고, (그런데 생각보다 너무 작아서 사람들 나눠줄 떡은 다시 새로 해야 할 것 같았음) 이런저런 짐들을 챙겨서 차에서 실었다. 원래는 우리 집에서 본가, 처가 식구들을 모시고 하려고 했는데, 뭐 이래저래 생각하다가 그냥 편하게 식당에서 하기로... (돈만 있으면 되지...) 다행히 식당은 지난 주 일요일에 급히 예약했음에도 불구하고 삿뽀로에 자리가 있었다. 경복궁 불고기로 하려고 했는데 맞는 시간이 없었다. 조금 더 비싼 메뉴였지만 크게 괘념치 않기로 했다. 장모님은 비싸다고 하셨지만 아내는 나도 비싼 데 좀 가보자며, 한 번도 안 가봤다고 해서 그냥 더이상 식당 알아보고 하며 신..

[아빠가 쓰는 육아일기] 생후 100일(기적은 일어나지 않는다)

2017.2.24.금 (생후 100일) 100일의 기적은 없었다. 누가 100일이 되면 통잠을 잔다고 했던가? 어떤 분은 '우리 아이는 50일 때부터 통잠 자기 시작했다'고 했지만 우리 아이는 100일이 되어서도 통잠은 없었다. 누군가는 수면교육을 안 시켜서 통잠을 못잔다고 할 수도 있겠다. 그렇다. 우리 부부는 수면교육을 시키지는 않았다. 수면교육에 대해서 많이 찾아본 것도 아니긴 하지만, 아는 분께 얼핏 듣기로는 수면교육 시킬 때 아이도 많이 울고 부모도 힘들다고도 했다. 그래서 우리는 아이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기 위해 수면교육은 따로 시키지 않기로 했다. 몇 달 전에 비하면 수면 시간도 점차 늘어나고, 물론 통잠은 없지만, 점점 괜찮아 지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100일이 되면 통잠을 자진..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