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이야기/세온하온

[아빠가 쓰는 육아일기] 생후 101일(가족과 함께한 100일 잔치)

inhovation 2017. 4. 9. 01:24


2017.2.25.토 (생후 101일)


100일 잔치를 위해 101일은 아침부터 분주했다. 인터넷에서 주문한 백설기를 배달 받고, (그런데 생각보다 너무 작아서 사람들 나눠줄 떡은 다시 새로 해야 할 것 같았음) 이런저런 짐들을 챙겨서 차에서 실었다. 원래는 우리 집에서 본가, 처가 식구들을 모시고 하려고 했는데, 뭐 이래저래 생각하다가 그냥 편하게 식당에서 하기로... (돈만 있으면 되지...) 다행히 식당은 지난 주 일요일에 급히 예약했음에도 불구하고 삿뽀로에 자리가 있었다. 경복궁 불고기로 하려고 했는데 맞는 시간이 없었다. 조금 더 비싼 메뉴였지만 크게 괘념치 않기로 했다. 장모님은 비싸다고 하셨지만 아내는 나도 비싼 데 좀 가보자며, 한 번도 안 가봤다고 해서 그냥 더이상 식당 알아보고 하며 신경쓰지 않기로. (나도 10년 전에 한 번 가봤음)


낮에 처가에 도착 해서는 동네 떡집에서 조금 더 큰 거로 (내일 교회랑 월요일 회사랑 사람들에게 나눠줄 거를) 추가로 주문하고, 돌잔치를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아내랑 얘기를 했는데 이게 아주 미미하고 사소한 의견 차이로 다툼이 되어 버렸다. ... 예약해 놓은 시간이 있는데, 그 시간 보다 조금 일찍 가야지 우리가 상차림을 하고, 그럼 가족들은 언제 어떻게 모여서 다 함께 사진을 찍으며 하는 이런 거로... 결국 그냥 의견 합의 없이 세온이 데리고 예약 시간보다 조금 일찍 식당에 도착, 어찌어찌 그냥 준비 했다. 가족들도 하나 둘씩 모이고 사진도 중간중간 계속 찍고... 분위기는 좋았고 다 잘 끝났다. 잘 끝났지만 약간은 정신 없이? ㅎㅎㅎ


놀람+감동이었던 것은 처가 식구들 모두가 금반지를 사온 것이었다. 알고 보니 장모님이 주도하셔서 모두 준비하게 하셨지만, 여하튼. 동생도 늦게 오면서 선물을 꺼내서 뭔가 했는데 얘도 금반지. 원래 100일때도 금반지 하는 건가? 돌 금반지만 알고 있었는데... 여튼. 생각지도 못한 선물들에 감동이었다. 그리고 지난 주에 시골에 다녀오시면서 어머니께서 외삼촌들에게 100일 기념 금일봉 봉투들을 수합(ㅋ)해 오신 덕분에 식사 비용 부담도 덜었다. 어떻게 식사 비용 딱 맞춰서 봉투를 가지고 오셨는지...ㅋ


삿뽀로의 서비스는 괜찮았다. 아쉬운 점은 100일상차림은 멋있었는데, 식탁 가운데로 내려오는 조명박스로 인해 사진 찍기에는 조금 (많이) 불편했다. 그러나 100일 기념 사시미 케이크(참석자 인원 만큼의 금가루 뿌린 회를 한 점씩을 동그랗게 둘러 놓고 가운데 촛불) 서비스에 노래, 그리고 즉석으로 (핸드폰으로) 사진도 찍어주고 액자도 만들어주는 것은 많이 감동이었다.


언젠가부터 고민이 되었던 100일 잔치, 이렇게 잘 끝내서 다행이다. 100일 잔치를 안하려고 했는데, 그래도 안 하고 넘어가기는 좀 그래서 가족끼리만 한 건데 잘 한 것 같다. 돌잔치는... 절대 크게 안해야지... 그냥 100일 잔치처럼 직계가족만 모여서 조촐하게 하는 게 적당한 타협점 같다.


ps. 100일 잔치를 마치고 세온이를 재우고 침대에 누워 아내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오늘 서로 한 번씩 마음 상하게 한 것들에 대해 쌤쌤 하기로 했다. 나도 낮에 아내한테 조금 짜증을 내서 아내 기분이 상했었는데, 아내도 내 기분을 좀 상하게 해서 서로 쿨하게 용서해 주기로...


그런데, 아내는 나한테 무슨 잘못(?)을 했는지 지금 기억이 나지 않는다. ... 아내한테 물어봐도 기억이 안 난다고 한다. ...(기억 나는 데 모른 척 하는건가?) 이래서 바로바로 써놔야 하는데, 밀려 쓰다 보니... 글만 읽으면 나만 잘못한 사람이 되었잖아...ㅠ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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