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이야기/세온하온

[아빠가 쓰는 육아일기] 생후 160일(눈물샘 막힘이라고 하는 눈물길 뚫기)

inhovation 2017. 5. 8. 22:36


2017.04.25.화 (생후 160일)

안과에 가서 눈물길(누관)을 뚫어줬다. 일반적으로 눈물샘이 막혔다고 하는 그거, 뭐 눈물샘이 막혔을 수도 있겠지만, 눈꼽이 자주 끼는 거는 눈물샘에서 분비된 눈물이 '눈물길'로 흘러가지 못해 눈 밖으로 나오는 거다. 눈물샘은 눈 위쪽에 있고, 눈물길은 눈 가운데(눈물점)에서 코로 연결되는...

세온이는 태어났을 때 부터 양쪽 눈물길이 막혀 있었다. 그래서 심한 날은 양쪽 눈이 쩍쩍 붙을 정도로 눈꼽이 많이 끼기도 했었다. 나는 세온이가 이러기 전에는 눈물길이 막힌다는 걸 알지도 못했는데, 장모님은 아내도 태어났을 때 그랬다고 하시면서 뚫어주면 된다고 하셨다. (아내는 태어나고 처음 안과 갔을 때 뚫었다고 한 듯)

여튼, 우리도 안과를 갔는데 안과에서는 바로 시술하기보다는 마사지를 통해 자연스레 뚫릴 수도 있으니 조금 더 지켜보자고 했다. 사실 오른쪽은 집에서 마사지를 하다가 우연히 뚫려서 왼쪽도 자연스레 뚫리겠거니 은근 기대를 했었다. 인터넷에서 대강 마사지 법을 찾아서 해주는데 어느날 오른쪽 눈물점에서 고름같은 게 찍 나오더니 눈꼽이 안끼는 게 아닌가. 안과에서는 바른 마사지법은 아니라고 하면서 제대로 알려줬는데 어렵긴 어려웠다. 생각보다 훨씬 세게 해야 하고 눌러주는 위치도 눈물점이 아닌 눈과 코 사이 뼈가 없는 부분이었다. 그걸 쑥- 쑥- 세게. 어른이 받아도 아플 정도. ...

처음 안과를 다녀오고 한 달 동안 마사지를 했지만 효과가 없었다. 안과에서는 다시 ppt를 보여주며 설명을 해주고 마사지를 서로(엄마가 아빠에게) 해 보라고 했다. 그러더니 다시 마사지 위치 교정. ㅋㅋㅋ 7개월 정도까지 마사지 열심히 해주라고 했다. 그런데 최근 날이 더워지면서 세온이 눈 옆이 눈꼽 때문에 빨갛게 살이 트기 시작했다. 아내는 매일 세온이 눈을 볼 때마다 속상함을 금치 못했고, 그냥 눈물길을 뚫으러 가자고 했다. 그래서 결국 오늘 안과로.

의사도 보더니 그냥 뚫자고 해서 바로 준비를 했다. 안과까지 오는 길에 잠들어버려서 어찌해야 하나 싶었지만 준비된 수술실(시술실? 침대 있고 초록색 천 있고 하는 정도...)에 눕히니 간호사 2명이 달라붙어 초록색 천으로 팔을 감쌌다. 그러면서 세온이는 깨고, 울기 시작하고(ㅠㅋ), 간호사 한 명은 팔과 몸을 붙잡고, 한 명은 머리를 붙잡고, 의사는 눈을 까서 쇠 꼬챙이로 눈물길을 찾아서 뚫고, 세온이는 병원이 떠나갈 듯이 울고. ...ㅎㅎㅎ 지금 와서야 ㅎㅎㅎ를 쓸 정도지만 그 때는 진짜 눈물 날 거 같고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라고 쓰지만, 당시 난 동영상 촬영도 하고 있었지...ㅋㅋㅋ).
 
눈물길 뚫는 시술은 간단히 끝났다. 1분도 안걸렸다. 쇠 꼬챙이로 눈물길 뚫는데는 한 15초? 그리고 나서 식염수(?)를 담은 주사기로 눈물길에 주입해서 잘 뚫렸나 확인인지 아님 한 번 식염수로 밀어 넣어주는 건지, 이렇게 하는데 진짜 초스피드. 시술이 다 끝나고 세온이를 얼른 안고 달래니 또 금방 울음을 그쳤다. 언제 울었냐는 듯이... 진짜 이게 뭐야, 자고 있었는데...ㅠㅠ

집에 와서는 안약(항생제)을 일주일 정도 넣어주고, 병원에서는 일주일 후에 오라고 했는데 아내는 안 가도 된다고 해서 안 갔다. 그냥 잘 뚫렸는지 확인하는 거 밖에 없다며...ㅎㅎㅎ 잘 뚫린 거 같아서 나도 보니 안 가도 될 것 같았다. 처음 한 2-3일은 눈꼽이 조금 끼는 거 같더니, 며칠 더 지나니까 양쪽 눈이 완전 깨끗! 하, 우리 아들이 이렇게 깨끗하고 맑은 눈을 갖고 있었다니! 진짜 더 이뻐졌다.


*** 눈물길 뚫는 것 관련 개인적 의견(전문가는 아님) ***

마사지가 생각보다 어렵고 성공을 보장하는 것도 아니니,
그리고 할 때마다 아기도 은근 스트레스 받으니까
뚫을 수 있을 때 얼른 뚫는 것을 추천

보는 게 마음 아프긴 한데 생각보다 간단하고 금방 끝나서 괜찮음
(아기도 잠깐 아프고, 부모 마음도 잠깐 (많이) 아프고...ㅎ)

우리에게는 나가있을 거냐 지켜볼 거냐 했는데 둘 다 당연히(?) 지켜본다고 함...ㅋㅋ
지켜보니, 눈이라서 뭔가 위험해보이고 그럴 거 같기도 했지만
간호사 두명이 잘 붙잡아주고(아기 힘이 덜 세서 가능. 개월수가 늘어나면 이것도 문제)

의사 입장에서는 그냥 우리가 어디 상처에 고름 짜내는 것 난이도 정도로 쉽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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