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야기/필수교양 통일

통일의 주체는 누가 되어야 할까

inhovation 2018. 12. 17. 23:30

지난 여름, 멈출 줄 모르는 폭염이 연일 계속되는 가운데 한반도를 둘러싼 내·외부의 갈등도 폭염만큼이나 뜨거웠다. 우리나라 안에서는 성주 사드배치를 둘러싼 논쟁이 끊이지 않았고(남남갈등), 한국으로 망명한 북한 고위급 인사 때문에 북한 내부 단속도 시작된 듯했다(북북갈등). 게다가 때마침 시작된 한·미 연합군사훈련과 함께 북한은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남북갈등).


지단 달에 소개한 통일의 7단계와 더불어 통일의 과정 중에 수반되는 것들이 있다. 바로 통일을 둘러싼 4가지 제약(갈등)조건이다. 세 가지는 앞에서 언급 했고, 남은 한 가지는 ‘국제관계’이다. 한반도 통일에 있어 국제관계는 매우 중요한데, 이것을 잘 못하면 사실상 통일이 불가능하다. 그 이유를 역사 속에서 간략히 살펴보면 이렇다.


일본의 항복으로 일제강점기를 끝낸 한국은 광복을 맞이했다. 그러나 강대국의 결정에 의해 38도선을 경계로 미국과 소련 군대가 각각 남북에 진주하여 사실상 분단이 시작되었다. 이후 6·25 전쟁이 발발하고 휴전회담이 논의될 때, 남한정부는 한·미 군사동맹의 체결을 요구하며 휴전에 반대, 전쟁 종결의 주체로 참석하지 못하였다. 결국 정전협정은 유엔군(미국)과 북한군 및 중국군, 3자만으로 체결되었다. 그리고 그 결과가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따라서 남과 북이 하나의 주권국가로 인정받는 국제법적 절차를 밟기에 앞서 한국전쟁을 미국과 중국의 동의 아래 법적으로 종식시켜야만 한다. 또한 직접적인 이해당사자는 아니더라도 통일에 있어 주변국인 일본과 러시아도 무시할 수만은 없다. 이런 주변국들은 한반도 문제와 남북통일에 있어 어떤 입장과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일까?


먼저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와 함께 자유로운 민주주의, 시장경제 원칙에 입각한 평화통일을 지지하는 입장이다. 남한 주도의 통일은 미국의 영향력을 한반도 북부로 확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통일한국의 시장규모가 확대되면 미국의 경제적 이익도 증대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통일의 과정 중에 남한정부가 중국과 타협하거나 주한미군의 철수를 불러올 수도 있기 때문에 한반도 통일을 무작정 지지하기엔 애매한 면도 있다.


반면 통일에 대한 중국의 공식적 입장은 외세의 개입 없이 남북한이 자주적으로 통일한다면 반대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영향력을 앞세운 남한 주도의 통일보다는 한반도의 안정, 즉 현상유지를 원하고 있다. 한반도 통일 과정에서 북한의 무장세력이나 수많은 북한 주민이 중국 국경으로 몰려들 수도 있고 미군의 한반도 북부 주둔 등 중국에게는 위험요소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국은 북한에 친중파를 심어 중국에 우호적이거나 중립적이 되도록 통일 협상을 유도하거나 반대하도록 조종할 가능성도 있다. (조성렬,『뉴한반도 비전』참고)


일본과 러시아는 남과 북이 통일을 하여 한반도의 국력이 강해지는 것을 원하지 않으며 통일의 과정에 있어 미국과 중국만큼의 입지를 확보하기는 어려워도 자국의 영향력을 최대한 확보하고자 할 것이다. 최근 일본은 아베 총리의 임기 연장 논의와 더불어 평화헌법을 개헌하여 자위대의 행동반경을 넓히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는 한반도 유사시에 자국 보호 및 주변국 안정을 빌미로 한반도에 자위대를 투입하여 이 문제에 개입하겠다는 의도를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구소련 붕괴 이후 잠시 주춤했지만 푸틴 대통령 집권 이후 크림반도 강제 합병 등 주변국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다. 최근 동해상으로 전투기를 출격하여 군사훈련을 하거나 중국과 한 목소리를 내며 한반도 사드배치를 반대하는 것은 결코 한반도 문제에서 발을 빼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통일의 7단계만 진전시키기에도 힘겨워 보이는데 복잡한 국제관계 속에서 우리는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하며, 더불어 다른 갈등관계는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까? 먼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주변국들이 한반도 통일을 바라볼 때 결국엔 자국의 이익을 우선시 하고 있다는 것이다. 분단도 우리의 뜻과는 무관하게 진행되었는데 통일까지 그 논리에 따라가서는 결코 안 된다. 물론 전쟁 종식의 키(key)를 미국과 중국이 쥐고 있지만, 통일의 주체는 반드시 남과 북이어야 한다. 또한 남남갈등이 해결되지 않으면 우리는 통일로 가는 과정 가운데 주변국들의 이권쟁취 싸움에서 그 어떤 요구도 하지 못할 것이다. 따라서 통일의 과정 가운데 남남갈등의 해소는 반드시 필요하고 이를 통해 다른 제약조건들의 해결을 유도하며 통일을 진행시켜야 한다.


그간 본 꼭지를 통해서 많은 이슈들을 다루었는데 독자들도 통일에 대해 그리스도인으로서 많이 고민하며 다뤄볼 수 있길 기대한다. 당장 교회 안에 북한 사역이 있다면 또는 북한에서 온 청년이 있다면 관심을 갖는 것부터 시작해 볼 수 있다. 그 작은 겨자씨만한 행동이 바로 우리가 통일의 주체임을 드러내는 것이다.  끝.


꼭지명: 기독 청년의 필수교양, 통일 7

제목: 통일의 주체는 누가 되어야 할까


2016년 10월 @QT Zine(Young2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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