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야기/필수교양 통일

북한선교에서 복음통일을 향하여

inhovation 2018. 12. 15. 23:30

한국은 미국에 이어 선교사 파송 2위 국가라고 한다. 2015년 12월 기준, 한국인 선교사는 171개 국가에 약 2만 7천명이 파송되었고, 이는 인구수 대비로는 1위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와 가장 가까우면서도 여전히 자유롭게 선교사를 파송할 수 없는 나라가 있다. 바로 북한이다. 북한으로는 직접적인 선교사 파송은 물론 그곳에 가서 선교활동도 할 수 없다. 하지만 우리는 ‘북한선교’라는 단어를 너무나도 익숙하게 사용하고 있다.


북한에 가서 선교할 수 없는데 북한선교라니. 이 단어를 사용하는 것은 두 가지 측면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먼저 간접적인 형태의 선교를 지칭하는 것으로서의 북한선교이다. 현재 북한에 가서 직접 복음을 전할 수는 없지만 언젠가는 북한에서 실제 선교활동을 할 수 있다는 소망으로 이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다. 통상 기도하며 ‘북한선교의 문이 열리게 해 달라’고 언급하는 것을 예로 들 수 있겠다.


또 다른 면으로는 현재 어떻게든 이뤄지고 있는 북한선교를 지칭하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앞에서 언급한 선교사 파송이나 직접적인 선교활동이 아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5·24조치*로 인해 북한에 대한 직접적인 교류 및 지원이 불가능하다. 가능하다 하더라도 북한 정권이 선교활동을 허락할리도 만무하다. 어찌됐든,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여러 NGO는 제3국(대부분 중국)을 통해 북한으로 다양한 형태(식량, 물자 등)의 지원을 계속하고 있다. 여기에는 인도적 목적이 우선시되고 있지만, 기독교 성격을 가진 NGO의 경우 대부분 이러한 끈이 향후에 북한선교로 이어질 수 있는 마중물이 되길 소망하고 있다.


이처럼 실재하지는 않으면서도 실재하고 있는 북한선교. 우리는 이러한 북한선교를 언제까지 해야 할까. 통일 이후에도 북한선교를 계속해야 할까? 먼저 용어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살펴보자. ‘선교’라는 단어 앞에 ‘선교지’를 붙이는 것은 지극히 일반적인 사용 방법이다. 중국선교, 일본선교, 심지어 농촌선교까지 전혀 어색함이 없다. 그러나 통일 이후에는 이 문제가 조금 달라진다. 남한과 북한이란 단어가 분단된 상황 아래에서 생겼고, 이를 계속해서 사용한다는 것은 은연중에 남북을 분리하여 생각한다는 것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와 관련하여 ‘북한선교’보다 ‘복음통일’이란 단어를 사용하자는 의견이 있다. 바로 북한을 탈출하여 한국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교회를 개척한 손정열 목사(성지에서온교회)의 주장이다. 그는 북한선교 대신 복음통일이란 용어를 사용하는 이유에 대해 아래와 같이 설명하고 있다.


“만약 통일이 되어 북한 사람들이 여기에 왜 왔냐고 물어볼 때 우리는 뭐라고 말할 것인지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그 때 우리가 ‘북한선교를 하러왔다’고 하면 어떨까요? 그들의 머릿속에는 두 가지 생각이 교차할 것입니다. 먼저 ‘북한’이라는 용어는 저들에게 매우 낯선 단어입니다. 북한에서 사용하고 있는 국명은 조선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북한에서 ‘선교’가 가지고 있는 의미가 있습니다. 북한 사람들은 반(反)기독교 교육을 받으며 자랐기 때문에 선교란 ‘강대국이 약소국을 지배하기 위해 선교사를 앞잡이로 보내 종교로 국민의 의식을 잠재우게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북한선교라는 단어는 거부감을 불러일으키게 됩니다. ‘복음통일’에서 ‘복음’이란 단어는 사전에도 없고 북한 사람들이 들어보지도 못했습니다. 또한 ‘통일’은 우리 민족이 학수고대하는 큰 위업이고 저들도 해결해야 하는 과제로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복음통일’이라고 말할 때, 북한 사람들의 궁금증을 이끌어 내며 거부감 없이 대화를 이어 갈 수 있기 때문에 ‘복음통일’이란 단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CGNTV, ‘통일북소리’ 61편 中)


북한선교에서 복음통일로. 이것은 아주 작은 단어의 변화에 불과하다. 그러나 여기에는 조금 더 깊은 의미가 담겨있다. 바로 ‘함께함’이다. 우리가 단순히 북한을 ‘선교’하는 것이 아니라 남과 북이 하나 되어 ‘복음’으로 ‘통일’을 이루어 가는 것. 이 것을 ‘함께’ 할 때 통일로 가는 발걸음을 조금씩 내딛을 수 있다. 통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이런 변화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이제 북한선교, 남한선교가 아닌 복음으로 통일될 한반도를 꿈꾸는 것은 어떨까?


* 천안함 사건 이후 대한민국 정부는 개성공단을 제외한 남북 간 교류를 전면 차단함. 현재는 개성공단마저 차단되어 있음.


꼭지명: 기독 청년의 필수교양, 통일 5

제목: 북한선교에서 복음통일을 향하여


2016년 8월 @QT Zine(Young2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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