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야기/필수교양 통일

통일에 있어서 우리의 관심은 어디를 향해야 하는가

inhovation 2018. 12. 13. 23:30

지금으로부터 4년 전인 2012년 2월, 사건은 한 북한 인권단체가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 가진 기자회견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내용의 요지는 ‘중국 정부는 공안에게 붙잡힌 탈북자의 강제 북송을 중지하고 그들을 한국으로 송환하라는 것’이었다. 이후 언론에서는 ‘탈북자 북송 반대’ 관련 기사가 쏟아져 나왔다. 그리고 무슨 이유 때문인지는 몰라도 이 문제가 급격히 확산되었다. 서명운동, 기독교를 포함한 종교단체와 유명인사의 합세, 정치권의 움직임까지...


한동안 전국 각지에서 ‘탈북자 강제북송 반대’ 바람이 불었다. 사람들은 연일 ‘집회’를 열었다. 탈북자들이 북송된다면 그들의 안전한 미래는 전혀 보장할 수 없을 것이고 이것은 기본적인 인권에 위배되는 일이므로 중국 정부는 그들을 북송해서는 절대 안 된다는 것이다. 또한 한국 정부는 중국에 정식으로 위와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강력하게 요청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간이 지나 위기에 처한 탈북자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안타깝게도 그들은 모두 북한으로 보내진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러나 오히려 이와 관련하여 뜨거웠던 국내의 관심과 반응은 4월 이후, 우리에게서 급격히 멀어져만 갔다(네이버트랜드, 키워드 ‘북송’ 2012년 검색 추이). 참고로 2012년 4월 11일에는 제19대 국회의원 선거가 있었다.


이번에는 북한과 관련하여 ‘사람’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지난 탈북자 북송 반대와 관련된 움직임이 진정 제3국에서 위기에 처한 탈북자들에게 집중되었는지는 의문이다. 감성에 기반을 둔 이슈였기 때문일까, 정치권에서는 대중들을 쉽게 끌어들일 수 있었다. 물론 문제 해결을 위한 정치권의 뒷받침은 환영한다. 그러나 이권을 쟁취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끝나버린 것 같은 탈북자 북송 반대 외침에는 문제의 본질을 모르고 무작정 거리로 나갔던 사람들이 많았다.


사실 중국의 탈북자 처리 방식 문제는 2012년만의 이슈는 아니었다. 그동안 계속해서 두 가지 입장이 충돌하고 있었기 때문에 간단히 해결하기가 쉽지 않았다. 먼저 중국은 왜 탈북자들을 북한으로 보내려고만 하는 것일까. 기본적으로 중국은 「중국과 북한간 변경지역의 국가안전과 사회질서 유지업무를 위한 상호협력 의정서」(1986)에 따라 탈북자를 난민이 아닌 북한 공민으로 보고 있다. 그래서 탈북자를 불법 월경자 또는 경제적 동기에 따른 불법 입국자로 규정하고 적발된 탈북자를 북한으로 강제 송환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탈북자를 UN이 정한 난민으로 해석하고 있다. 「난민의 지위에 관한 협약」(1951)에 따르면 “체약국은 난민을 어떠한 방법으로도 ... 그 생명이나 자유가 위협받을 우려가 있는 영역의 국경으로 추방하거나 송환하여서는 아니된다”는 조항이 명시되어 있다. 그러므로 중국으로 간 탈북자들은 난민의 지위를 얻을 수 있고, 따라서 ‘난민협약’ 조항의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다. 그러나 중국은 본 협약에 가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조항을 따르지 않고 있으므로 탈북자들을 국제법대로 처리하라는 것이 우리나라의 주장이다.


그리스도인인 우리는 이 입장 차이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 여기에 대한 나의 생각은 탈북자들의 ‘생명’이 보호받을 수 있는 법적 해석을 우선해야 한다고 본다. 안식일에 병든 자를 치료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에 있어 예수님 역시 사람을 살리는 일을 하셨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할까. 어떤 이들은 2012년처럼 대중의 관심과 목소리를 모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가 간 ‘조용한 외교’로 풀자는 이들도 있다. ‘조용한 외교론’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외교적 문제가 항상 위로부터의 노력으로 해결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대중의 지속적인 관심과 실천인 아래로부터의 노력도 함께 이뤄져야할 것이다. 문제의 실타래가 어디서 어떻게 풀릴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탈북 여대생 박연미 씨의 연설 중 일부를 여러분에게 소개하며 글을 마치려 한다. 앞에서 다룬 ‘사람’ 문제를 풀기 위한 우리의 할 일은 이 땅에 오셔서 약한 자와 함께 하셨던 예수님을 본받아 그들에게 계속해서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다.


“사람들은 종종 저에게 묻습니다. ‘어떻게 하면 북한 주민들을 도울 수 있나요?’ 여기에는 많은 방법들이 있는데 오늘은 3가지만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첫째, 여러분이 자신을 돌보듯이 북한에서의 인권 유린에 대한 관심을 더욱 가져 주세요. 둘째, 자유를 향해 탈출을 시도하는 탈북자들을 돕고, 지원을 해 주세요. 셋째, 중국 당국으로 하여금 송환을 멈추도록 청원을 넣어 주세요.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어두운 곳에 빛을 비춰 주어야 합니다. 이는 북한 주민들의 인권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바로 우리 모두의 인권을 위한 일입니다.”(『내가 본 것을 당신이 알게 됐으면』, 7-8쪽, ‘세계 젊은 지도자회의 연설문’ 中)


꼭지명: 기독 청년의 필수교양, 통일 3

제목: 우리의 관심은 어디를 향해야 하는가


2016년 6월 @QT Zine(Young208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