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15 동남아시아

여행 지랄을 다 떨고 난 후의 이야기...

inhovation 2015. 4. 16. 23:56

2월 16일 귀국, 3월 16일 첫 출근, 4월 16일 오늘.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지 딱 2달이 되었다. 첫 출근을 해서 다시 일을 시작한 지는 딱 한 달이 되었고... 여행을 할 때에는 이렇게 일을 빨리 할 생각이 없었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자 채용공고를 보고 지원 한 후에도 이렇게 바로 일을 시작하게 될 줄 몰랐다. 그런데 어떻게 하다보니 이렇게 된 것이다.


  작년부터 하고 싶었던 일이기도 했고, 들어가고 싶기도 했던 회사에서, 이곳에서도 역시 정규직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렇게 한 달째 일을 하고 있는데, 꽤 할 만 하고 재미도 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집과 회사가 너무 멀어, 출퇴근 시간이 왕복 4시간을 넘는 다는 것이다. 그래도 처음만 조금 힘들었지, 한 달째 되니 나름대로 적응도 해서, 아침도 거르지 않고, 출퇴근 시간에 인터넷강의에 영작까지, 아주 알차게 보내고 있다. 절반정도는 셔틀버스에서 부족한 잠을 보충 하는데, 이것 역시 괜찮다.


  아내와 함께 했던 48일간의 동남아여행, 지금 생각해도 엊그제 일 같고 생생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정말 꿈만 같다. 아쉽기도 하지만 그래도 원 없이 놀다 온 듯 하다. 그래서 어쩌면 지금은 놀 생각보다 일할 생각으로 가득 차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지랄 총량의 법칙'에서 말하고 있는 것 처럼, 나는 어쩌면 이번 여행에서 이전에, 그리고 앞으로 떨어야 할 일정량의 '여행 지랄'을 다 떨고 온 것일 수도 있겠다. 아내는 여전히 배고픈 것 같지만, 나는 그 정도까지는 아닌 것 같다. 물론 여행을 가면 좋긴 하겠지, 재미도 있겠고...


  지금이 좋고, 행복하기도 하지만 꼭 일을 하게 되서 그런 것은 아닐 것이라 생각하고 싶다. 인생에서 후회와 가정은 소용이 없다는 것을 잘 알지만, 여행을 통해 많은 것을 보고 경험하며 깨닫기도 해서, 꼭 일을 하지 않았더라도 무언가 다른 일, 집안일이라도 하면서 재미있게 지냈을 것 같기도 하다. 지금 시간이 없다고 미뤄두는 일을을 나는 잘 했겠지.


  일을 하면서 보낸 한 달을 돌아보니, 일을 하면서 공부도 많이 하게 되고 재미있게 지낸 것 처럼, 앞으로의 한 달, 뿐만아니라 남은 시간들이 기대된다. 그 시간들을 보내고 나서 다시 지금 이 시간들을 돌아보면 또 어떤 느낌일까? 열심히 일 해야겠다. 왜?





  다음에도 장기간 아내와 여행을 또 떠나기로 했으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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