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15 동남아시아

[꽃보다 신혼 46] 호찌민은 살아있다

inhovation 2015. 3. 10. 09:29

2015. 02. 15(일)


  싸늘하다. 어둡고 침침하다. 작지도 크지도 않은 공간이다. 사방이 대리석이다. 그 가운데 유리관이 하나 놓여있다. 그리고 그 안에 두 손을 가지런히 모은 남자가 누워있다. 호찌민이다. 죽은 지 40년이 지났지만 방부 처리되어 조용히 잠을 자는 모습으로 보존되어 있다. 금방이라도 일어날 것 같다.

  숨소리도 나지 않는다. 유리관 주변에 서 있는 군인들, 그리고 ㄷ자 통로에 서 있는 군인들은 눈동자조차 움직이지 않는다. 호찌민을 둘러싸고 정면만 응시하고 있다. 베트남의 영웅, 호찌민을 이렇게 바로 옆에서 지키는 군인들, 그들은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을지 궁금하다.

  30초도 안 되는 짧은 시간이지만 호찌민을 보러 온 사람들은 모두 눈을 떼지 못한다. 천천히 걸어갈 뿐이다. 멈춰서는 안 된다. 큰 소리도 내면 안 된다. 발소리도 나지 않게 조심히 한 발씩 내딛을 뿐이다. 하노이를 돌아다니며 수 없이 많이 봐 온 호찌민의 모습인데 실제 호찌민을 이렇게 내 눈 앞에서 보게 될 줄이야. 신기하면서도 오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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