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야기/독후감V

당신은 진정한 독서가인가? / 책 읽는 삶 독후감

inhovation 2022. 2. 17. 07:57

No. 188

책 읽는 삶

C.S.루이스 지음

두란노 펴냄

 

전자책으로 무엇을 읽을까 고민하며 학교 전자도서관의 카테고리를 뒤적이다 대출 인기 순위에도 있었고, C.S.루이스가 보여서 고민 하지 않고 바로 대출을 했다. 내가 아는 작가, 내가 흥미있을 것 같은 제목. 이 책은 C.S.루이스의 책이나 글, 편지 등을 엮어서 "책 읽는 삶"에 대해 정리한 책이다. 루이스의 독서 철학이 담겨있고, 독서에 대한 루이스의 생각을 알 수 있다. 책은 부담없이 읽을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그의 깊은 문장력(?)에 빠져들며 출퇴근길 며칠만에 책을 다 읽었다.

출처: http://www.yes24.com/Product/Goods/102726490

공감이 많이 되었던 챕터를 일부 정리하자면 아래와 같다.

나는 진정한 독서가일까?

루이스는 진정한 독서가로서 아래 네 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1. 읽은 책을 다시 읽는 일이 즐겁다면

사람들은 대부분 이미 읽은 책이라는 이유로 같은 책을 다시 읽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나 역시도 거의 그런 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예전에 읽었던 책을 다시 읽기도 해서, '이제 나도 진정한 독서가'로 변모되고 있나,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2. 독서 활동 그 자체로 매우 중시한다면

사람들은 또한 독서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읽다가 잠들기 위해서라든지 독서를 궁여지책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사실 나는 이것과는 거리가 좀 있는 사람이다. 집에서 독서만을 위한 시간을 갖기 힘들어서 출퇴근길을 이용하긴 하지만, 난 이 시간 자체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며 진심으로 즐기고 있다. 오늘 아침에도 너무 독서에 빠져서 한 정거장 지나쳐서 내렸다. ...

3. 내 삶을 뒤바꿔 놓은 책들을 따로 꼽을 수 있다면

책을 읽는 목적은 여러가지 일 수 있다. 그러나 우리의 삶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면 독서는 그 자체로 시간낭비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책을 읽고 (모든 책이 그렇기는 힘들겠지만)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변화는 주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런 책들이 있냐를 세 번째 조건에서 언급하고 있다.

4. 읽은 내용을 계속 반추하고 떠올린다면

내가 이렇게 독후감을 쓰는 이유는, 정리하는 것을 좋아하고 정리하기 위함이기도 하지만, 책을 다 읽고 그 내용을 따로 남겨서 기억하고 싶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렇지 않으면 책을 읽고 났는데 기억나는게 전혀 없을테니 말이다.

 

이렇게 보면, 나는 루이스가 말하는 진정한 독서가의 모든 조건을 완전히 충족하진 못하지만, 점점 가까워지고 있는 것 같아서 혼자 내심 뿌듯했다.

 

그리고, 관련하여, 위 내용과 관련하여 아래와 같은 챕터도 있었다. 내용은 짧다.

좋아하는 책은 10년마다 다시 읽어야 한다.

단언하는데, 모든 좋은 책은 적어도 10년에 한 번씩 다시 읽어야 해

- 친구에게 보낸 편지 중

 

이게 이 챕터의 전부이다.

 

두 가지 여행법, 두 가지 독서법

그리고 이런 챕터도 있었다. 여행과 독서를 비유해서 독서를 설명한 챕터이다. 모두가 알 수 있을 법한 이야기지만, 여행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고 한다. 첫 번째는, 다른 나라에 가서도 자기 나라를 품고 가서 조금도 달라지지 않은 채 돌아오는 것, 두 번째는, 현지 음식을 먹고 그 지방에서 생산한 포도주를 마시며 외국 생활을 체험하며 돌아올 때는 생각과 느낌이 이전과 달라지는 것이다. 루이스는 독서도 후자와 같이 현대적 감성에 남기는 첫인상을 뛰어넘어, 더 새롭고 참신한 즐거움, 내 시대에는 결코 만나지 못할 것들, 다양한 감정 상태와 정취를 느끼는 독서를 이야기 하고 있다. 진짜 과거로 가는 여행이 독서를 통해서 가능하다는 것이다.

 

다 읽지 않아도 된다

책을 읽을 때 절대로 "건너뛰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은 아주 어리석다. 분별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에게 쓸모없는 장이 나올 때 주저 없이 건너뛴다.

- [순전한 기독교]에 있던 내용

 

나는 대부분의 책을 다 읽는 편인데, 루이스는 이렇게도 이야기 한다. 건너뛰어서는 안된다는 생각 때문은 아니고, 그냥 뭔가 하나의 완결성 있는 책의 전체를 봐야 그래도 온전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것 아닌가 해서. 물론, 읽다가 쌔한 느낌(?)이 오면 휘리릭 읽으면서 넘기는 편이긴 하다. 순전한 기독교에 있던 내용을 옮겨놓은 장인데, 예전에 순전한 기독교 읽을 때 이런 내용이 있었나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감명깊게 읽었던 것은 기억 나는데, 다시 꺼내서 읽어봐야 할 것 같다. 참고로 순전한 기독교는, 최근 책을 대거 처분할 때, 그래도 손에 꼽아서 집에 남겨놓은 책 중에 하나이다.

 

81. 순전한 기독교, CS루이스 지음, 장경철, 이종태 옮김, 홍성사 펴냄

예수 그리스도의 발 앞으로... ‘순전한 기독교’는 이 시대 그리스도인들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끼쳤다고 하는 C. S.루이스의 걸작이자 대작이다. 우리 시대 최고의 기독교 변증서라고 할 만큼

inhovation.tistory.com

13년 전에 읽었구나...

 

읽은 책에 관해 대화하기

책을 읽은 후에는 다른 사람과 함께 그 책에 관해 토론하는 것보다 더 좋은 일은 없다고 봐. 때로 상당한 격론이 벌어진다 해도 말야.

- 친구에게 보낸 편지 중

 

나는 독서 토론 모임에 참여해본 기억이 없다. 항상 혼자 읽고 블로그에 남겨왔다. 참여하고 싶기도 하지만 마땅한 기회나 상황도 없었고, 뭔가 다른사람과 토론한다는 것이 예전에는 조금 무서웠던 것도 같다. 격론이 벌어지는 것에 대해, 그러면서 내 의견이 공격(당하는 것 처럼 느끼는 것 처럼) 당하는 것을 피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리고, 내가 그만한 깜이 안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만큼 깊이 있게 읽지 못한 것 같다는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을까 하는 등등, 그냥 여러모로 생각이 많았다. 나는 항상 책을 읽고 나면 블로그에 남기고, 아내에게 종종 이야기 하고, 주변사람에게 소소하게 이야기하고, 그러는 정도였다. 그런데, 루이스의 이 책에서 언급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최근에는 시나브로 같은 책을 읽은 사람들과 함께 대화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가 때로 책을 망쳐 놓는 이유

원작은 숨죽이며 상상의 세계에 빠져들게 하지만, 영화는 순식간에 신경을 자극하며 흥분으로 몰아간다.

 

이 챕터는, 그냥 읽고 피식 했는데, 루이스는 다른 원작과 영화를 언급하며, 영화의 표현이 원작에 비해 너무 부족하고 과했다라고 하지만, 내가 피식 한 이유는 나니아 연대기가 생각나서였다. 처음 나니아 연대기 책, 그 두꺼운 합본을 읽는 내내, 읽고 나서는 정말 그 책의 등장인물과 상황에 압도 당하는 느낌으로 몰입되고 재미있게 읽었다. 특히, 표지의 사자 얼굴은 아슬란에 대한 어마어마한 환상을 주기도 했다. 그런데, 나니아 연대기 영화를 봤을때, 아슬란은, 음? 영화도 재미있게 모두 보고, 실망까진 아니지만 좀 원작에 비해 부족하다 생각이 많이 들어서 아쉬웠던 것은 사실이다. 아슬란이 그냥 '한 마리 사자' 같이 느껴진 점도 그렇고...

 

루이스의 책을 너무 오랜만에 읽기도 했고, 새로운 형태의 책이라, 또 가볍게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책을 읽으면서 이런저런 생각도 하게 되고 나의 독서 활동, "책 읽는 삶"을 돌아보게 한 것도 좋았다. 종교 카테고리에 있지만, 책에서도 언급했듯이 종교적인 내용은 거의 배제하고 편집했다고도 했고, 실제로 책의 내용은 종교적인 내용은 거의 없고, 일반적인 대중에게 각자의 "책 읽은 삶"을 반추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책 읽는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또 그런 삶을 살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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