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야기/독후감V

재테크 입문자 필독서 / 회계에서 파이낸스까지 독후감

inhovation 2022. 2. 6. 23:24

No. 187

회계에서 파이낸스까지

아사쿠라 토모야 지음

서수진 옮김

더블유미디어 펴냄

 

2018년에 재무 박사과정을 시작하기 전에 사서 읽었던 책을 4년만에 다시 꺼내 읽었다. 읽었던 책을 다시 읽는 경우가 나에게 흔치는 않은데 왜 다시 이 책을 꺼내 읽었는지 정확히는 모르겠다. 그냥 손이 갔다. 4년이면 박사과정 마칠 줄 알았는데 못 그래서 그런건가(ㅠ), 아님 요즘 다시 책을 읽기 시작하며 다시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그런 것일까, 어쩌면 당시에 읽고 나서 독후감을 쓰지 않아서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다. 읽고 남겼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던 개인적인 아쉬움? 이유야 뭐가 됐든, 당시에도 읽고 나서 상당히 많은 내용이 기억에 남았고 임팩트 있어서 주변 사람에게 추천도 해 준 기억이 있는데, 역시나 이번에도 읽으면서 시간이 지나 세부적으로는 까먹었던 당시의 임팩트를 다시 느끼게 해 주었고, 새로운 생각도 들게 해 주어서 읽는 동안 가슴이 다시 뛰었다.

 

우선, 책의 전반을 소개하자면, 회계에서 파이낸스(재무)*까지 관련 내용을 아주 쉽게 설명하고 있다. 쉽다는 것은 좋은말로 표현한 것이고 부정적으로 표현하자면 깊이는 없다. 그러나 모든 것을 깊이 있게 다룰 수는 없는거고, 깊이 있다는 것은 결국 어렵게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니, 이 책에서 회계와 재무를 얕게 소개했다는 것이 딱히 단점은 아니다. 사람에 따라 필요는 다르니까. 재무 박사를 시작하기 전에도 내가 이 책을 읽고 좋았던 이유가, 재무 석사 전공이 아닌데 재무 전공을 시작해야하니 걱정이 앞섰지만 관련 분야에 대해 전체적으로 가볍고 빠르게 훑을 수 있어서였다. 회계에 대한 내용은 재무3표인 대차대조표, 손익계산서, 현금흐름표에 대한 쉽고 깔끔한 설명과 예시, ROE와 ROA 등등이고, 재무에 대한 내용은 할인률, 리스크와 리턴, 순현재가치 등등의 개념이다. 다시 읽어보니 여러가지 개념을 '어렵게' 대학원 수업에서 들었던 기억이 난다. 이 책에서는 복잡한 수식은 거의 없고, 대학원에서는 이것에 대한 이론과 수식을 배웠지. ...

* 재무라고 하지 않고 파이낸스라고 한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추측컨대 파이낸스라고 하면 뭔가 그냥 더 있어보여서 그런거 아닌가 싶기도 하다. '재무'라고 하면 뭔가 회계쪽에 좀 가깝지만 'Finance'라고 하면 좀 더 금융계 느낌이 나면서... 잘 모르겠다...ㅎㅎ

 

출처 :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mallGb=KOR&ejkGb=KOR&barcode=9791195891955#N

4년전에 나는 재무3표라는 것만 들어봤지 잘 몰랐다(배운 적이 없는데 어떻게 아나...ㅎ). 그래서 이 책에서 쉽게 설명해주는 재무3표에 대한 개념이 상당히 흥미진진했고 재미있었다. 그리고 나서 직접 해 본 것이, 우리 가계 소득에 대한 것을 재무3표로 정리해 본 것. 지금은 현금흐름이 안정적이기도 하고, 그때 몇 번 해봐서 대강 머릿속에 들어와 있는데, 그때에는 처음이라서 큰 자금 흐름이 있을 때마다 몇 번씩 했었다. 집을 팔고, 재개발지역의 집을 다시 사고, 이러면서 대출은 어떻게 하고, 앞으로 현금흐름은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등등 상당히 많이 도움이 되었다. 4년이 지난 지금, 연구개발비(대학원...)로 2천만원 넘게 썼다는 것도 큰 중요 항목이다. 투자한 만큼, 아니 그 이상의 수익을 만들기 위해 앞으로 내가 노력해야 할 부분이다.

 

또 흥미로웠던 부분은 3가지의 현금흐름을 가지고 8종류로 기업을 분석하는 것이었다. 영업현금흐름, 투자현금흐름, 재무현금흐름이 +와 -인 경우를 가지고 조합하면 8가지의 경우의 수가 나오는데, 이것들을 각각 아래와 같이 구분했다.

구분 영업활동 현금흐름 투자활동 현금흐름 재무활동 현금흐름
건전형 + - -
적극형 + - +
안정형 + + +
개선형 + + -
승부형 - - +
구조조정형 - + -
대폭재검토형 - - -
구제형 - + +

간단하게,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기업의 본업으로 발생하는 현금이다. 가계로 따지면 연봉, 월급으로 볼 수 있을 것 같고 +가 일반적일 것 같다. 기업의 경우 사업 초기는 -일 수도 있지만 가계는 -라면 기초자본이 없는 경우에선 생활이 힘들 수 있다.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기업이 설비, 유가 증권 등에 투자하거나 매각했을 때의 현금이다. 적극적인 투자는 -일테고, 현금이 부족한 경우, 자산을 팔아 현금화 하는 경우에는 +일 것이다. 가계로 따지면 배움에 쓰는 비용을 이 카테고리에 넣을 수 있겠다. 재무활동 현금흐름은 대출이나 주식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하면 +, 배당 지급이나 자사주취득 등을 실시하면 -이다. 후자인 주주환원이 적극적으로 -인 경우가 바람직하거나, 성장을 하는 경우 자금을 조달해 투자를 하므로 +도 있다. 가계로 따지면 대출 관련 항목이 여기에 해당할 것이다. 대략, 처음으로 이 책을 읽고나서 지난 4년, 우리 가정은 어땠는지 감으로 맞춰보면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적자 없이 잘 생활 했으므로 +,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막대한 학비가 투입됐으므로 -, 재무활동 현금흐름은 각종 대출을 많이 받았으므로 +, 즉, 적극형이다. 열심히 살았다. ㅋㅋ

 

파이낸스쪽으로 넘어가면 기억에 남는 부분은 수익률(할인률)과 리스크이다. 나도 대학원에서 재무를 배우면서, 대단한건 아니지만, 단순하게 생각해서 재무는 2개의 R로 설명되는 학문이라고 생각했다. Return and Risk. 책에서도 이 개념을 언급하며 기업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파이낸스의 목적 달성의 방법에 대해 설명한다. 현재와 미래 돈의 가치는 수익률(할인률)의 개념으로, 변동성과 포트폴리오는 리스크의 개념으로. 재테크를 잘 모르거나 막 입문하는 사람이라면 쉽게 감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제일 감명깊고(?) 꼭 기억하고 싶은 부분이 NPV이다. Net Present Value의 약자로, 순현재가치로 번역한다. 어떤 프로젝트를 시작하기에 앞서 이 프로젝트로 인해 발생할 미래수익까지 모두 다 현재로 당겨서 계산해본 다음 인풋과 아웃풋을 비교해 보는 것이 NPV인 것이다. 100만원을 투입해서 10년동안 매년 11만원씩 번다고 생각했을 때, 단순히 계산하면 10만원 이득인 것 같지만, 10년 후의 11만원은 현재가치로 따졌을 때 11만원보다 훨씬 덜한 가치일 수 있으니, 이런 것들을 계산하는 것이다. 이런 개념이 잡히면, 지금 내가 가진 돈을 어떻게 굴릴지 감이 확 오게 된다. 그리고 회사에서 지금 마스터플랜을 세우는 게 있는데, 여기에도 이런 개념을 접목해 보려고 생각중이다. 향후 7년 계획을 세워서 경영진 보고를 해야 하는데, 그냥 좋은 이야기들만 계획에 넣는 게 아니라, NPV와 같은 파이낸스의 개념을 곁들여서 계획을 세우고 설명하면 좀 더 설득력있는 마스터플랜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책 전체적으로 크기도 작고 내용 전개도 빠르고 크게 어려운 것들도 없어서 잘 읽힌다. 태생의 한계이자 딱 하나 아쉬운 게 있다면, 일본 번역서라는 것이다. 반일, 그런 건 아니고, 기업 분석이나 화폐단위가 일본기업과 엔화 중심으로 서술이 되니까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아는 일본 기업이라 하더라도 엔화로만 하니까 이게 바로바로 와닿지 않는 그런 것. 또, 마지막 즈음에는 개인의 영역에서 파이낸스의 개념으로 투자하는 것을 설명하는데, 월세와 매매에 대한 부분은 한국의 현실과 전혀 맞지 않아 우리에게는 완전 틀린 이야기로 되어버렸다. 매매로 할 경우 감가로 인해 수십년 후에는 건물가치는 0이고 토지가치만 남는다고 하지만, 우리는 건물가치가 0인 재개발 되는 곳이 프리미엄을 더 받는 것처럼 지금까지 우리나라 부동산의 역사로만 봐도 매매가 무조건 이득이었다. 어떻게 계산해서 월세로 하고 나머지를 투자한다 생각했을 때, 부동산 수익률과 투자(주식 등) 수익률이 큰 차이가 없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부동산의 경우 (지금은 대출이 많이 막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출을 많이 받아 레버리지를 많이 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식 투자 등 보다 더 큰 절대적 금액을 손에 넣을 수 있는 투자처이다. 결국, 저자는 일본에서 월세파라고 언급했지만, 한국에서는, 사람의 상황이나 자금 상황에 따라 다르긴 하겠지만, 월세가 마냥 좋지많은 않다는 것.

 

책은 나중에 한 번 더 읽어볼 생각이다. 여유있을 때, 기업들 재무 데이터를 모아서 위에서 분류한 8가지로 나누어 분석도 해 보고 싶고 하다. 가볍게 읽었지만 내용도 유익하고, 이런저런 생각도 많이 하게 해 주는 책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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