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랄총량의 법칙 때문인지, 최근, 그동안 구매하지 않았던 것들을 엄청 많이 사들였다. 과소비라고 하면 할 말 없는데, 사실 다 필요해서 샀다. 모두가 이렇게 합리화를 하기도 하지...
미니PC, 기계식키보드 2개(저소음적축, 갈축), 로지텍 손목마우스, 차(...?carㅋ), 핸드폰, 칼(식칼, 과도), 주방용 가위, 노트북, 또 뭐샀지, ... 주식(ㅋ...망ㅠㅠ), 뭐, 엄청 샀다. 기계식 키보드도 15만원 정도 하는 싼 거는 아니고, 마우스도 10만원 정도, 칼 가위도 싸구려 그런 거 아니다. ... 내가 사자고 해서 샀지만, 아내한테 "칼은 좀 안사도 됐었나?" 했는데, 아내가 "결혼하고 6년만에 산거다"라고 해서, '맞아, 신혼때 부터 저렴이 칼 썼는데, 샀어도 됐던거야'라고 합리화를...ㅎㅎ
여튼, 다들 만족스럽게 쓰고 있고, 감탄도 했지만, 사고 나서 특히 감탄을 넘어 '왜 이제 샀나...ㅠㅠ' 후회까지 했던 물건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1. 로봇청소기
지금도 큰 것은 아니지만, 결혼하고 둘이 살 때는 집도 작아서 청소가 어렵지 않았다. 시간도 많아서 청소를 열심히 앴다. 진공청소기도 돌리고, 물걸래 청소기 하기 전에는 무릎꿇고 걸래질까지 했다. 그런데 세온이가 태어나고 나서는 청소를 한 달에 한 번 할까 말까, 보이는 먼지는 돌돌이로 찍찍 붙여서 처리만 하고 그랬다. 하온이까지 태어나고 나서는 진짜 청소를 언제 한 번 하기가 힘들 정도였다.
결국, 이사와서 로봇청소기를 샀는데, 사기 전에는 좀 비싸보이고 그랬지만 한 번 돌리고 나니까 30만원 정도 지불했던 게 전혀 아깝지 않고 입이 쩍- 벌어졌다. 진짜, 아니 이렇게 편한 거를 나는 왜 이제 샀을까...ㅠㅠ 후회가 몰려왔다. 그동안 청소를 왜 그렇게 힘들게 했는지 스스로가 한탄스러울 정도. 아내도 정말 놀랐고 진짜 잘 샀다고 로봇청소기 돌릴 때 마다 극찬하고 있다. 칭찬이 마르지 않아, 로봇청소기가 춤을 출 지경이다. 이제, 더이상 로봇청소기 없는 삶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 같다. 아니, 돌아갈 수 없다. 고장나면 고쳐 쓸 것이다. 못 고치면 또 살 것이다. 반드시.
* 자기 전에 바닥 짐 정리 해 놓고 로봇 청소기 돌리면 핵 편함. 가끔 외출 전에도 돌려놓고 나가는데, 역시 핵 편하다.
- 내가 산 모델은 "라이프로 RX9"
2. 식기세척기
설거지를 하는 비율을 보면, 내가 아내보다 많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나는 가정적인 남편이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기세척기는 그닥 끌리지 않았다. 아내가 "물도 절약된대"라고 했을 때, 그거 사는 돈으로 물 값 몇년치 다 내고도 남을거라고 반박도 했었다. 그러다 아내의 바람에 못이기는척 사긴 했지만, 쓰다보니 좋다.
사실 식기세척기에 엄청난 것을 바라면 안된다. 밥먹고 그대로 넣어두면, 뭐, 설명을 들었을 때는 이렇게 해도 되긴 했다. 큰 음식물만 제거 해주면, 붙어 있는 것들은 결국 바닥 망에 다 걸러지게 되어 있다. 그러면 주기적으로 망만 꺼내서 청소를 해 주면 될 것 같다. 그런데 우리는 그냥 물로만 설거지를 초벌로 한다. 큰 건더기만 없애주고 물로 살짝만 헹궈서 넣는다. 이제부터 테트리스를 얼마나 잘하냐가 관건이다. 처음에는 좀 어려웠지만, 매일 쓰다보니 어디에 어떤그릇을 어떻게 놓아야 할지 감이 잡혀서 이젠 척척이다.
전에 손님 초대하면, (친구들 오면 점심부터 저녁까지 두끼 먹고 감...) 점심을 먹고 나는 설거지하고 그러느라 같이 놀지도 못했는데, 얼마 전에는 식기세척기에 착착 넣어두고 버튼 눌러 놓고 같이 커피도 마시면서 놀았다. 전에는 커피 타주고 나는 설거지 했었는데... 초벌로 하는 걸 보고 설거지랑 다를게 뭐가 있냐고 하지만, 일단 서 있는 전체 시간을 확 줄여줘서 몸이 편하다. 기름때를 없애려고 세제 쭉쭉 짜내면서 문지르거나, 옆에 쌓아두고 설거지하는 그런게 전혀 없으니 너무 편하다. 설거지 할 게 엄청 쌓여 있어도 걱정되지 않는다. 한 번에 다 안되면? 두 번 돌리면 되니까.
* 식기세척기 버튼 눌러놓고 소파에 누워서 식기세척기 돌아가는 소리를 들으면 뭔가 힐링 된다.
- 내가 산 모델은 "LG전자 디오스 DFB22M"
3. 아이패드
아이패드는 항상 사고 싶었지만, 과연 나에게 필요한 것인지 계속 자문했던 것이다. 있었으면, 영상 보고 인터넷하고 그냥 저냥 썼겠지. 그런데 2018년 3월에 박사과정 시작하면서는 아이패드 6세대가 저렴하게 나왔는데 있으면 좋지 않을까 또 생각만 했었다. 그림의 떡으로만 두다가, 왜 그랬는지 3학기 중반인 2019년 5월이 되어야 샀다. 맨날 아이패드 영상만 보고 새벽까지 잠 안자고(지금도 새벽...ㅋ) 그래서 그냥 사버리려고 가로수길 가서 샀는데, 너무 후회됐다. 수업 몇 번 들고 다니면서 써보니까, 내가 원하던 용도를 100% 충족시키면서 너무 편했다. 논문 통으로 프린트 안해도, 필기 다 되고, ... 사실 이 두가지 용도로만 샀는데 너무 좋았다. 진짜 내가 왜 이걸 이제와서 샀을까ㅠㅠㅠ 그동안 프린트하고 들고다녔던 논문이 진짜 많기도 했고, 관리도 안됐었는데...ㅠㅠㅠ
며칠 뒤, 그동안 프린트해놨던 것들 다 PDF로 만들어서 아이패드로 넣어두고 다 버렸다. 종이감성? 이런거 좀 있었는데 디지털이 짱이다. 뭐, 종이를 보는 것 보단 아이패드 보는게 더 눈이 아픈 뭔가가 있다. 종이에 쓰는 것 보다 아이패드에 쓰는게 좀 덜 한 뭔가가 있다. 그런데, 그냥 나는 굳노트(Good note) 어플 하나로 완전 만족한다. 다른 어플 추가로 잘 사용하는 것도 없다. 진짜, 진작 살껄!!!!!!!!!!!!!!!!!!!!!!!!
없는 전자기기는, 좋든 나쁘든, 일단 필요한 게 있으면 너무 고민하지 말고 일찍 사는게 최선인 것 같다. 돈 아깝다 생각해도, 사기 전에 살까말까 고민하면서 새벽까지 유튜브 보고 블로그 보고 하는 시간을 다 경제적으로 따져보면(피로도까지 돈으로 환산해보자), 그냥 일찍 사서 즐기는 게 낫다. 너무 깊은 고민은 오히려 독이 된다.
* 이젠 회사 일하는데도 아이패드로 본격 활용하기 시작했는데, 업무수첩 볼펜 보다 더 나은 생산성을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다.ㅋ
- 내가 산 모델은 "아이패드 6세대, 애플펜슬 1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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