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스프레소를 처음 안 지는 2015년 3월, 지금 다니는 회사에 들어오고 나서부터였다. 당시 10명 정도 있는 사무실엔 네스프레소 머신이 있었고, 대부분 개인 캡슐로 커피를 마시곤 했다. 그러다, 내가 드립커피로 마시기 시작하면서, 또 캡슐을 마시는 사람들이 하나 둘씩 줄어들면서, 지금 사무실에서는 캡슐보단 드립커피를 아침마다 내려 마시는 문화가 정착하게 되었다.
가끔 어디 누구네 집에 놀러가면 네스프레소 캡슐이 있어서 마시긴 했는데, 우리집에도 하나 꼭 사야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나의 커피 입문은 꽤 오래 되었는데, 커피프레스로 마시기 시작한 이후로 집에서 더치를 침출식으로 마신 이후 비싼 더치 기구를 직접 만들어서 내려 마시기도 했다. 이후, 집에서 드리퍼를 가지고 내려 마시다가, 작년엔 만들어져 파는 더치 기구를 사서 마시기도 했다. 그리고 최근, 한 달 정도 됐나, 모든 것을 다 정리하고 네스프레소 머신을 구매했다.
1. 커피 만드는 게 귀찮아서
네스프레소를 구매하기 전에, 모카포트를 구매할까, 아니면 가정용 에스프레소 머신을 구매할까도 고민했었다. 집에서 에스프레소를 마실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은 이것 뿐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가 네스프레소를 구매하는 목적 중 하나가 '커피 만드는 게 귀찮아졌기 때문'이었다. 커피를 마시기 위해서 커피를 갈아서(물론 갈린 커피를 사면 되지만), 뭔가 세팅을 하고, 뒤처리를 하고, 이게 이제 재미를 넘어 하나의 일처럼 다가왔다. 그렇다면 답은 하나다. 나를 위해 커피를 누군가가 만들어주거나, 최대한 간편한 방법으로 커피를 마시거나.
답은, 네스프레소다. 캡슐커피의 종류도 많이 있지만, 제일 무난하다는 네스프레소로 선택. 익숙하기도 했고. 한 달 정도 집에서 마셔보니, 드립커피든, 더치커피든, 나는 이제 간편하게 마시는게 짱이다. 맛도 나쁘지 않고. 혼자 캡슐을 내리는 게 어렵지도 않지만, 세온이가 있으면, "세온아~ 아빠 커피 마시고 싶어~"라고만 하면, 5살 아들이 캡슐커피를 짠- 내려준다.
2. 커피를 자주 안 마셔서
나는 커피를 좋아하고 자주 마시긴 한다. 그러나 회사에서나 자주마시지, 집에서는 자주 마시지 않는다. 집에서 마실 때에는 쉬는날, 거의 주말 뿐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집에서 자주 마시지 않는 커피 생활을 위해 커피 원두를 사 놓으면 오랫동안 방치하게 되었다. 처음이야 신선한 원두로 커피를 마시지만, 가격 때문에 벌크로 사 놓으면 한두달 지나서는 오래된 원두로 커피를 마시게 되니 '맛있다'는 느낌은 없고, 그냥 마시게 되었다. 그렇다고 또 소량으로 사 놓기엔 살 때마다 가격적인 면을 무시할 수 없었고.
때문에 집에서 자주 마시지 않는 커피를 '항상' 신선하고 맛있게 마시기 위해서 구입한 네스프레소 머신은 최적의 선택이었다. 낱개로 밀봉 되어 있으니 커피를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고, 자주 마시지 않아도 오래되서 맛이 없어지진 않을까 신경쓰지 않아도 됐다. 그런데, 3월 내내 재택근무 하는 바람에 집에서 매일 2잔, 많으면 3잔 정도 마시게 되었다. 뭐, 그래도 좋다. 편하게 마실 수 있어서.
3. 아내와 함께 에스프레소를 즐기기 위해서
아내는 커피를 좋아하지 않는다. 정확히 말하면 아메리카노 이런 거를 안 좋아한다. 별로 맛이 없다고. 그런데, 신기한 거는 에스프레소는 좋아한다. 맛있다고. 사람들은 에스프레소가 너무 쓰다고 하는데 말이다. 그런데 나도 사실 아메리카노보다 에스프레소를 더 좋아한다. 더 진하고 고소하고 커피 그 본질의 맛을 느낄 수 있어서 맛있다고 해야 하나? 사람들하고 마실 때도 에스프레소를 마시고 싶지만, 꼭 에스프레소를 시키면 "오- 에스프레소 마시는 사람" 이러면서 관심받게 되서, 그냥 아메리카노를 마신다.
이번 2월 포르투갈 여행을 가서 아내는 에스프레소만 마셨다. 에그타르트랑 마시는 게 너무 맛있다고 좋아했다. 그래서, 집에서도 아내와 함께 에스프레소를 즐기기 위해 네스프레소 머신을 샀다(라고 해야 남편들은 네스프레소를 살 수 있는 합.리.적.인. 이유가 되는 것이다). 새 기계도 살까 알아봤는데, 인터넷에서도 그렇고 매장 가서 설명 들은 것도 그렇고 네스프레소 모든 머신은 원리와 기계가 같다고 한다. 다른 점은 외관과 물통의 용량, 보조적인 기능(캡슐이 자동으로 빠지는지 같은) 이런 것 뿐이다. 그래서 에센자 미니 C30으로 살까 했는데, 당근마켓에 키워드 등록 해 놓고 있다 보니까 연식이 좀 되긴 했지만 상태 괜찮은 머신을 저렴하게 팔아서 1분만에 연락 하고 10분 만에 가서 사왔다. 픽시 클립 C60. 단종되긴 했지만, 상관은 없으니, 상태 좋고 저렴하면 된다.
캡슐도 네스프레소 매장 가서 5줄, 3줄, 이렇게 샀다가, 재택근무 하면서 아내랑 나랑, 또 사람들 초대 했을때도 다 같이 마시다 보니 빠른 속도로 캡슐을 소비하게 되어서 네스프레소 홈페이지에서 최근엔 웰컴팩을 구매 했다. 덕분에 보관 큐브까지 받게 되었다. 네스프레소에 이렇게 빠지게 될 지 몰랐는데...ㅋㅋㅋ 고민하던 것을 또 이렇게 하나 사니까 좋다. 잘 쓰기도 하고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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