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이야기/세온하온

둘째 낳고 스튜디오 패키지를 계약한 3가지 이유

inhovation 2020. 1. 29. 23:16

스튜디오 후기 이벤트 겸 블로그에 글 남겨본다. 후기 이벤트로 받는 것은 작은 액자 하나 뿐이다. 솔직한 이야기를 쓸 것인데, 사실 다 좋은 이야기 뿐...ㅎㅎ


둘째를 낳고 산후조리원 연결 된 스튜디오에서 당일에 바로 계약을 했다. 만삭촬영 하러 간 게 첫 방문이었는데, 작은 방에서 바로 그냥 계약금 내고 1년 예약. 첫째 때 그렇게 많이 돌아다녔어도 다 무료앨범 무료액자만 받고 쳐냈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나도 왜 그렇게 성급한(?) 결정을 내렸는지 모르겠다. 진짜 신중한 타입인데, 아내도 깜짝 놀라고 살짝 말릴 정도. 그러나 100일 촬영까지 마친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 나의 판단은 아주 옳았던 것 같다. 오히려 그렇게라도 스튜디오 촬영 안했으면 아쉬웠을정도. 누군가가 나와 같은 상황, 첫째는 스튜디오 촬영을 하지 않았는데, 둘째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어본다면, 가장 싼 패키지라도 꼭 하는 것을 추천하겠다. 그 이유는,

1. 아내도 그렇고 나도, 스튜디오 촬영을 하고 싶은 바람

첫째때는 모든 것이 처음이다. 정말 순진한 생각으로 아무것도 모르고 첫 만삭촬영을 무료로 해준다고 해서 갔을 때, 촬영 전 기분 업, 촬영 중 기분 업, 촬영 후 기분 업. 그런데, 결과물을 다 보고 우리를 찍은 원본 사진을 볼모로 삼아 계약을 하면 원본사진 다 준다고 하는 그런 경험, 겪어본 아빠 엄마들은 다 알 것이다. 할까, 하는 마음에 패키지 가격을 보면 다들 장난 아니다. 100만원 내외, 비싼 건 200만원까지 한다. 더 비싼 곳이 있을수도 있겠지만 나는 이정도까지 가본 것 같다. 첫째때 총 네 곳에서 무료촬영을 했던 것 같은데. 한 곳은 병원에서 연결 된 곳이라 계약을 따로 할거냐는 그런 거는 없었고, 나머지 세 곳에서는 짧지만 정말 피하고 싶은 그런 시간들을 보냈다. 생각해보라면서 10분 남짓 나와 아내만 방에 가둬두는데, 참... 하고싶어도 부담스럽기도 하고.

 

외벌이로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입장에서 선뜻 100만원 넘는 돈을 쓰기가 어려운 것도 있었다. 만원도 어떻게든 절약해야 할 것 같은 상황. 그래서 아내가 계속 알아보고 하자는 백일사진 단품도 그냥 넘어가서 첫째 세온이는 제대로 된 사진이 없다. 대신 내가 집에서 DSLR로 많이 찍어준 사진들은 많다. 백일도 가족들 모였을 때 백일상에 앉혀놓고 찍었는데, 이게 또 스튜디오랑은 다르다. 내가 프로도 아니고, 그냥 아마추어 느낌나는 그런 사진. 그렇다고 그 사진이 싫고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그냥 사진이 애기 아빠가 찍어줬네~ 하는 그런 느낌이라고. 아내는 결국 조금 섭섭함을 토로했고, 그래서 그랬다기보다 어찌하다 돌 사진은 단품으로 아는 사람을 통해서 집 근처 스튜디오에서 비교적 저렴하게 찍었다. 그리고, (스튜디오에서 모르셨는지, 아님 알고도 그냥 허락해주셨는지) 촬영 후에 편집을 하는동안 소품들을 갖고 우리 DSLR로 여기저기서 사진을 찍어줘서 꽤 이쁜 사진들도 많이 건졌다.

 

여튼. 둘째 만삭촬영을 하기 전에도, 하는 중에도, 하고 나서 방에서도 아내는 나한테 계약하자는 말은 하지 않았다. 내가 부담스러워 할까봐 일부러 말을 안 한 것도 있을 것이다. 내 성격을 아니까. 그러나 나는 느낄 수 있었다. 아니, 느낀다기보다, 당연히 하고 싶겠지, 아내도. 나도 하고싶은데. 그래서 그냥 큰 고민 안하고 직관적으로 계약 한다고 했다. 가장 상위 패키지로. 액자가 몇개 앨범이 몇개 그냥 따져보지도 않았다. 조리원 연결된 곳이기도 하고 만삭촬영 원본부터 다 받을 수 있다는 이점도 있어서 그냥 계약. 아내는 너무 놀랐지만, 너무 좋아서 놀란 것 같기도 하다. ㅎㅎㅎ (내생각)

2. 가족의 추억 만들기

첫째 세온이도 있고, 가족이 뭔가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즐길거리가 될 것 같았다. 만삭촬영을 할 때, 셋이서 찍다보니 뭔가 가족끼리 즐거운 그런 것도 있었고, 세온이만 단독으로 찍어주는데 세온이가 생각보다 너무 잘 찍는 것에 아내도 나도 모두 너무 흐뭇했다. 앞으로 주기적으로 와서 찍을 때마다 너무 즐거울 것 같은 느낌? 만삭, 50일, 100일, 200일, 돌. 이렇게 5번인가. 아, 조리원 촬영도 있었고. 총 6번. 회당 따지면 몇십만원 수준인데, 에버랜드를 가려고 해도 십만원 이상 나간다. 스튜디오 촬영 하면 1시간 내외 촬영해서 에버랜드와 시간당 가격으로 비교하긴 좀 그렇고, 대신 사진과 액자가 (거의) 평생 남는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꽤 괜찮은 것 같다. 그리고 또 이런거 만들어서 양가 부모님도 드리고 해야 하니까.

 

지금까지 만삭, 조리원, 50일, 100일 촬영까지 총 4번 했는데, 갈수록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갈 때마다 너무 즐겁고 행복하다. 만삭촬영때도 그렇고, 세온이는 100일 촬영은 안가고 50일 촬영만 일단 가서 하온이랑 둘이 찍었는데, 너무 사진도 잘 찍고 귀엽다. 하온이도 50일때는 그냥 아무것도 모르고 찍는 것 같았는데, 100일 촬영 가서는 웃기도 잘 웃고 너무 귀여웠다. 이런 모습 보는 것 자체만으로도 아드레날린이 막 나오는 것 같은 느낌이고, 양가 부모님께 보여드려도 너무 좋아하신다. 둘째까지 키우느라 정신 없는데, 때 되면 스튜디오에서 연락 주고 날짜 잡고, (물론 이것도 쉽진 않지만. 연락도 1-2번은 미루게 되고, 시간 맞춰 가지 못해 거의 다 도착할때 즈음 스튜디오에서 항상 전화를 주신다. 어디세요?ㅋㅋㅋ) 우리 가족의 추억을 착착착 만들어나가고 있어서, 좋다.

3. 둘째 사진을 매일 찍기 힘들어서

세온이는 낳고 병원에서부터 진짜 단 하루도 빼놓지 않고 DSLR로 사진을 찍어준 것 같다. 그것도 raw 파일로 찍어서 하나씩 다 편집하고 변환했다. 활발하게 움직이면서 카메라가 뭔지 알고 자기가 만지려고 하기 시작한 이후부터는 조금 뜸해지긴 했어도, 그래도 세온이를 타겟으로 사진은 많이 찍어줬다. 그런데, 하온이는 병원에서도 세온이를 챙기느라 제대로 사진도 못찍어주고, 조리원에서도 세온이는 내가 하루 종일 같이 있고, 매일 가고 그랬으니까 방으로 데려와서 사진을 계속 찍어줬는데, 하온이는 매일 가지도 못하고 그래서 사진도 많이 못찍었다. 집에 와서도 나는 세온이를 챙겨야 하는 일이 더 많았고, 설령 하온이 사진을 찍어준다 치더라도 세온이도 같이 찍어줘야 하고, 신경을 더 많이 써야 하는 상황들에 카메라를 꺼내는 일이 거의 없었다. 그래서 지금 150일이 다 되어 가는데도 DSLR로 찍어준 하온이 사진은 거-의 없다. 몇 번 있음...ㅎㅎ

 

이렇다 보니 '제대로' 찍은 스튜디오 사진들이 더욱 소중할 수밖에 없고, 좀 더 오바하면 정말 고맙다는 생각까지 든다. 내 돈 내고 계약한 것이긴 하지만. 이런 상황에 둘째 스튜디오 촬영이 없었다면? 가족의 추억이고 뭐고, 둘째는 진짜 핸드폰 사진들만 좀 남아있는 상황이 될 뻔 했다. 나중에 미안해서 어쩔... 나는 지금 세온이 돌 사진은 다행이 있지만, 100일사진 못해준 게 조금 아쉬울 정도인데. 사진관에서도 하는 말인데, 애기 사진은 '지금' 아니면, '시기'를 놓치면 찍지 못한다는게 참 아쉬운 것 같다. 폭풍성장하는 그 '때' 찍어야 하는데. 그래도 다행히 첫째는 매일매일 찍어서 많이 남겼는데 둘째는 진짜...ㅎㅎ


여튼, 결론적으로는 둘째 스튜디오 촬영은 하길 진짜 잘 했다는 생각이 들고, 뭐, 여유가 있어서 첫째까지 스튜디오 촬영 하면 더 좋겠지. 그러나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여유있는 것은 아니고 하니. 확실한 것은, 사진도 one of them인데, 둘째는 첫째 만큼 신경을 진짜 못 써주는 건 맞다. 자기가 알아서 자람. ... 가끔보면 대견하기도 하고, 조금 불쌍하기도 하고...ㅎㅎ

 

동생 하온이를 기다리는 형아 세온이
엄마 옆에서 기분이 너무 좋은 세온이
뭘 챙겨가지 못해서 집에 있던 캘리 가져갔는데, 잘 한듯.
혼자서도 잘 찍는다
주머니 손 넣으라고 하니 말도 잘 듣고...
조리원에서 찍은 사진
50일 촬영, 이제 막 엎드리기 시작할 때.
한 번 찍어봐서 그런지 두번째는 세온이 혼자서도 잘 찍었다
우리 네명, 첫 번째 가족사진
동생이랑도 잘 찍는다. 이때쯤 되니 하온이는 지쳐갔고, 이 다음 컨셉은 100일 촬영 때 찍었다.

아, 사진관은, 서울 강서구 "토이스튜디오" 우장산역-발산역 사이에 있고, 버거킹 빌딩에 있다. 노출된 지하주차장(?) 안으로만 들어가면 발렛파킹 해 주셔서 주차도 편하다. 스튜디오 직원분들도 여럿 있고, 친절하다. 겉옷도 받아주시고, 음료수도 챙겨주시고. (작은 것에 감동...ㅎㅎㅎ) 중요한 건, 애기도 잘 다룬다. 무리해서 막 기분좋게 하려고 억지로 하지 않고, 그냥 잘 봐주심. 촬영도 여유롭게 진행되고, 예약이 몰려봐야 두 팀 정도 있는 듯. 하온이 50일 촬영 때 막판에 너무 울어서 어쩌나 했는데, 무리하게 촬영하지 말고 다음으로 미루자고 하시고, 100일 촬영 때 못 찍은 컨셉을 챙겨서 찍기도 하고 했다. 여튼, 지금까지 무료 네 번에 이번 계약 한 번까지, 총 다섯 곳의 스튜디오를 다녔지만. 제일 괜찮은 것 같다. 물론 무료로 했던 곳 중에서 괜찮은 곳도 있었다. 서판교 산속에 있는 곳이었는데. 이때 촬영을 하고 그 날 양수가 터지고 세온이가 나왔지...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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