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시. 세온이는 밑에 범퍼침대에서 잠자고 있었고 나는 위에 우리 침대에서 자고 있었다. 세온이가 잠깐 깼는데 옆에 아무도 없어서 그랬는지 아빠.하고 부른다. 아빠 여기 위에 있다고 하니까 급 USB를 찾는다. 어제 품안에 놓고 자는 거를 범퍼 밖으로 빼놔서 옆에 있다고 하니까 일어나서 터벅터벅 USB를 집는다. 아빠한테 오라고 하니까 거실로 나가더니 아침이잖아? 하고 불을 켠다...ㅠㅠ.... 그러더니 배고프다고 해서, 두유 먹는 몇 분이라도 나는 더 자려고, 두유 마시라고 하니까 밥 달라고 한다. 아...ㅠㅋㅋㅋ 나가서 두유 줄게. 이러니까 손으로 엄마한테 전화하는 척 하더니, 엄마? 어 어 이따가? 어 알았어. 하고 끊는 척. 그리고 나한테 말한다. 엄마가 밥 먹고 이따가 두유 먹으래. ㅠㅠㅋ...졌다...
설렁탕 남은 게 있어서 데워서 세온이 밥을 말아주고 계란을 하나 더 해주는데, 얼른 익어서 접시에 옮길 때 즈음 환풍기를 틀으란다. 다 했다고 하니까 그래도 틀으라고...ㅠ 틀어주니까 또 이번엔 가스 불도 켜라고 한다. ㅠㅠ... 결국 다 익은 계란을 다시 프라이팬에 올리고 불도 켜고 환풍기도 켜서 계란 한 번 뒤집어주고 다 됐다고 하니까 오케이. ㅠㅋ... 그렇게 많이 먹지는 않았고... 뭐 먹다가 타요를 두개 정도(15분 15분) 봤다. 그리고 뭐라고 하면서 관심을 확 돌려서 타요 보는 거를 끊었는데... 흠...; 여튼... 나도 아침을 먹으려고 라면을 막 넣었는데 갑자기 세온이가 응아 한다고...ㅠㅋ... 그래서 방 안에 변기에 앉히고 나가려고 하니까 나는 나가지 말라고 한다. 엄마랑 있으면 나가라고 하면서 나는 옆에서 봐달라고...ㅎ 성별을 가리는건가... 그래서 결국 응아 하는거 옆에서 지켜주고 씻기고, 세온이는 밥도 다 먹었다고 해서 양치까지 시켰다. 그리고 난 불은 라면에 세온이가 남긴 설렁탕 말은 밥...ㅋ 뭐, 하나도 항상 그랬지... 애기랑 둘이 있으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아침에 설거지 할 것도 많았는데 세온이는 자석을 가지고 잘 놀았다. 냄비랑 그릇도 가지고 가서 요리하는 척도 하고... 세온이가 교회 갔다가 엄마한테 가자고 해서 서울로 준비하고 나갔다. 두유를 두개 챙기는걸, 몰래 한다고 했는데 들켜서 왜 두유 두개 챙기냐고 또 물어보는 세온이.ㅋ 고속도로 가면 세온이 줄거라고 하니까 알겠단다. ㅎㅎㅎ 하나가 수건이랑 가져오라고 했는데 세온이가 오늘도 캐리어를 가져가야 한다면서 자기꺼를 힘겹게 꺼냈다. ...ㅋ 그래서 결국 캐리어에 USB랑 자기 자동차 장난감을 넣고 수건을 넣었다. 하나 슬리퍼도.
교회에 가서는 거의 안떨어지다가 간식 먹는 시간에만 떨어졌다. 모임에 가서 김밥만 먹고 나왔는데 세온이는 간식을 많이 먹어서 그랬는지 거의 안먹었다. 내가 두 줄 다 먹고 2시에 면회라서 출발. 어제 오지 못한 아버지도 오신다고 해서 시간 맞춰 나갔다.
2시에 도착해서 하나랑 만나고 부모님도 거의 다 오셨다고 해서 신생아실 앞에서 만났다. 10분 정도 하온이 보고 접견실로. 이런저런 이야기 하는데 세온이는 내가 병원 거의 다 와서 유턴 차선 잘못 서 있던거를 흉내내면서...ㅋ 신났다 진짜. ㅎㅎㅎ 앞으로 또 얼마나 더 이야기 할지... 부모님도 가시고 하나랑 세온이랑 또 셋이 있는 시간. 피곤해서 좀 잠자려고 했는데 세온이는 절대 안잔다고 한다. 누워서 타요를 보자고 하니까 눕긴 누웠는데 잠은 안잔다고... 엄청 졸리면서...졸린게 막 보이는데, 영상 보다가 고개 돌리면서 자려고 하다가도 의지를 들여서 안잔다. ...ㅠㅋ
하나랑도 로비 갔다가 돌아와서 다시 나를 깨우기도 하고... 그래서 결국 그냥 커피를 마시고 싶어서 세온이를 데리고 스타벅스에 다녀왔다 .하나가 오는길에 조각케잌도 사오라고 했고 만두도 먹고 싶다고 해서 증미역 일대를 쭉- 돌았다. 뭐 이영자?가 소개했다는 코끼리만두?도 지나갔는데 만두 구하기가 참 어려웠다. 주일이라 문 닫는다는건 알고 있었는데, 어케 돌다보니까 이 가게까지 지나갔다. 결국 오는길에 설렁탕 집을 발견해서 여기서 만두를 포장해갔다. 병원 옆에 맥도날드에 가서 감자튀김 두개랑 아이스크림콘도 한개 샀다. 힘들었을텐데 잘 따라다니는 세온이...ㅎ
들어오니까 5시 정도 됐고 밥이 나와서 그냥 올려달라고 하고 우린 접견실에서 먹었다.ㅎ 5시 반 즈음 교회에서 전도사님이 오신다고 하셔서 먹다가 다시 들어가서 밥을 먹고... 전도사님이 오셔서 미리 먹은 나랑 세온이는 먼저 만나고 하나도 조금 이따 나왔다. 또 이런저런 이야기. 교회 분립 이야기가 주.였던 것 같고... 하나가 수유하러 가서 얼른 보내드리라고 했는데, 수유 하고 올 때까지 계속 얘기했다...ㅋㅋㅋ 주일마다 계속 만났지만 또 이렇게 심방 오셔서 깊이 이야기 하니까 너무 좋았다.
전도사님 가시고 우리도 준비하고 얼른 나왔다. 세온이 더 피곤해지기 전에. 하나랑 헤어지면서는 내일 보자고 하면서 이제 안 울거라고 다짐...ㅋ 차 타고 큰 길가로 나오자마자 잠들었다...ㅠㅎ 진짜 얼마나 피곤할까... 귀엽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고... 뭔가 감정이 복받쳐올랐다. 전도사님하고 오랬동안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서 그런가...
하나랑 집에 와서 이야기 하는데, 세온이한테도 진짜 이 사건?이 충격적일텐데... 잘 견뎌내주고 있는 것 같아서 진짜 고맙다. 대견하기도 하고... 안자려고 하는 것도 뭔가 나랑 하나 사이에 자기가 꼭 계속 끼려는 그런 의사표현의 하나인 것 같기도 하고. 하온이 좋다고 이쁘다고 하면서도 질투도 많이 날거나. 어제 찍은 사진에서 하온이가 머리를 긁는듯한 사진이 있는데, 세온이가 보여달래서 보여주니까 뭐하고 있는거냐고 물어봤다. 그래서 내가, 하온이가 여기가 어디지? 하고 있는거라고 하니까, 세온이도 바로, 자기도 엄마 뱃속에서 나와서 여기가 어디지? 하면서 똑같이 그랬다는 것이다. 너무 귀여웠는데 자기도 하온이랑 똑같이 관심 가져달라는 그런 표현으로 읽히기도 하고...ㅠㅠ
내일은 병원 나오는 날인데, 세온이를 어린이집 보내고 내가 하나한테 가서 하온이 조리원 데려다주면 제일 편할텐데, 그냥 세온이도 데려가기로 했다. 이제 3주 동안 엄마도 못보고 하온이도 못볼텐데, 잘 설명해주면 좋을 것도 같고, 하온이 카시트 설치하는 것도 자기가 해준다고 계속 그러고 있는데, 그냥 자기 어린이집 간 사이에 휘리릭 일이 진행?되면 뭔가 서운해 할 것 같아서...
차 타고 오는 길에는 이런 세온이 생각을 하니 눈이 흐려지기도 했다. 정말 내가 할 수 없는 것이 여전히 아무 것도 없구나 하는 그런 막막함과... 뭐, 첫째 이만큼 키워놨다고 해도 어려운 일이 너무 많은 것 같다. 기도 뿐이 할 수 없는 그런 마음... 그러나 뭔가 막막한데 또 결국 (우리가 원하는 길은 아닐지라도) 잘 인도 하셔서 믿고 따르면 잘 될 것 같은 그런 확신...이 들기도 하면서, 막 이런게 다 감사하기도 하고... 그랬다.
집에 와서 하나가 받은 병원 선물(가방에 분유랑 기저귀...)에 세온이 캐리어에 이런저런 잔짐 + 잠자는 세온이까지 안고 힘겹게 올라왔다. 깰 줄 알았는데 안깬다. 어제 자기가 깨서 샤워 당했던 것을 알고 일부러 안일어 나는 것인지...ㅋㅋㅋ 와서 짐을 팽개치고 세온이를 눕혔다. 부아부아(목욕) 할 거냐고 물어보니까 안한단다. (안자는거자나?ㅋㅋㅋㅋㅋㅋ) 그래서 가제수건으로 이만 닦아줬다. 은근 협조 잘 해준다. 에- 하니까 혀도 내밀고. (안자는거 맞는데...ㅠㅋㅋㅋ)
휴- 내일부터 또 새로운 하루가 시작되겠지. 하온이는 하나한테 온전히 맡기고 나는 진짜 세온이한테 집중해야겠다.
아, 하나가 오늘 하온이 눈 뜬 사진을 보내줬는데 세온이랑 너무 똑같아서 진짜 깜놀...ㅋㅋㅋ 아니 형제가 너무 닯은 것 같다...ㅠㅋㅋㅋㅋㅋ귀여워. 이런 하온이 때문에, 세온이 때 느꼈던 그런 설렘과 기쁨의 감정들이 다시 다 살아난 것 같다. 이래서 둘째- 셋째- 가나보다...ㅎ...
아래 두 개는 하온이. 맨 밑에는 하온이 형, 세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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