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13 미국 서부

40일, 미국 여행을 결심하기까지...

inhovation 2016. 9. 11. 00:00

  2012년 8월, 생각지도 않았던 미국여행 제의를 받았다. 예전부터 그냥 미국여행, 미국에 가는 것은 '지인'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라고 생각해 왔었는데 나 역시도 예외는 아니었다. 지인을 통해 미국에 갈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 기분은 좋았지만 고민은 많이 되었다. 일을 하고 있는 터라, 물론 계약이 12월 31일 만료되어서 연장을 하지 않으면 가능한 상황이었지만, 일을 계속 하면서 대학원 학비 대출금도 갚아 나가면서 또 다음 학기에 내야 할 대학원 학비도 마련하는 등 재정적인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살면서 이런기회도 흔히 오는 것도 아닐텐데, 아는 분의 집에 머무르는 동안에는 숙식비가 모두 다 해결되는 좋은 기회인데, 그래서 몹시 고민이 되었다. 부모님께 말씀을 드리고 어머니와 깊이 대화를 했는데 어머니의 한 마디가 가슴에 꽂혔다.

 

"돈 생각하면 살면서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몇 년 전까지는 어머니께서 이런 분이 아니셨는데 몇 년 사이에 어머니도 좋은 기회로 미국, 중국, 대만을 다녀오시더니 외국에 나가보는 것에 대한 생각이 예전과는 많이 바뀌신 것 같다.

 

 

  사실 이런 어머니의 말씀을 듣고도 많이 고민이 되었다. 우선 비행기 값이 너무 비쌌고 숙식이 어느정도 해결된다고 해도 그래도 기타 비용들이 많이 들텐데 이런 것들과 또 일을 한다면 돈을 버는데 그러지 못하는 기회비용까지 경제적인 문제가 너무 크게 다가왔다. 회사 분들에게도 많이 물어보고 주변에도 물어보니 모두 적극적으로 추천하였다. 회사 멘토 선생님에게도 미국을 가게 되었는데 계약 연장을 하지 않고 가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느냐고 물어보니까 회사보다는 미국을 선택하라고 하셨다. 이유는 간단했다.

 

"앞으로 네 인생에 40일 정도 여유를 낼 수있는 날들이 없을 것이다."

 

 

  며칠의 고민 끝에 비행기표를 예매했다. 그리고 2학기에는 월급으로 학비를 메우지 않고 비행기표 할부를 냈다. D-day는 세고 있었지만 회사, 대학원을 다녔다. 미국행 비행기표는 예매해 놓았지만 미국을 생각할 여유는 없었다. 이렇게 지내면서도 미국 다녀와서는 무엇을 해야할지, 대학원을 계속 다니면서 일을 병행할지 아니면 학업에 집중할지, 이런다면 학비는 어떻게 벌어야 할지 등등 계속되는 고민이 나를 따라다녔다. 미국행을 결정해 놓고도 갈등은 내 안에서 계속 되었던 것이다. 이렇게 회사 계약이 만료될 때 까지 더 큰 고민들도 하면서 미국을 취소할지 말지 계속 고민을 하다가 결국에는 미국을 가는 것으로 최종 결정을 하였다.

 

 

  미국으로 떠났다. 앞에서 하던 고민들은 해결되지 않았지만, 앞으로 내 인생에 오기 힘든 40일의 여유를 즐기기 위해. 40일 동안 미국에 있으면서 앞으로의 내 인생에 대해 다시 한 번 더 깊이 고민해 보기 위해. 특별한 일을 계획하거나 한 것은 아니다. 고민하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 있는 것도 아니다. 내가 미국으로 떠난 이유도 간단하다.

 

돈 생각하지 않고 앞으로 오기 힘든 이런 여유를 단지 즐기기 위해.


고민하던 문제들이 해결되면 Thank you. 아니면 그냥 Enj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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