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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야기/독후감V

창업하고싶다... "사장학개론" 독후감

by inhovation 2025. 5. 19.

No. 201

사장학개론

김승호 지음

스노우폭스북스 펴냄

 

얼마 전에 썼던 돈의 속성과 비슷한 내용들이 있는 책이다. 돈의 속성을 읽고 내용이 너무 좋아서 같은 저자인 김승호 회장의 이 책, "사장학개론"도 사서 읽었다.

 

돈도 인격이다. "돈의 속성" 독후감

No. 200돈의 속성김승호 지음스노우폭스북스 펴냄 이 책은 두 번 읽었다. 과장 좀 보태서 세 번 읽으면 회사를 그만 두게 될까봐 읽지 않고 있다. '회사를 그만두라'는 것이 작가가 의도한 책의 주

inhovation.tistory.com

@교보문고

 

책의 내용은 돈의 속성과 비슷하다. 저자의 돈, 사업(사장)에 대한 짧은 생각을 엮은 글을 모아놓은 책이다. "사장학개론"이란 제목답게 진짜 '사장님'들이 들으면 괜찮을 내용들이 많이 있다. 그러나 나 같은 '회사원'도 마음을 열고 읽으면 배울만한 내용이 꽤 많이 있어서 재미있게 다 읽었다.

 

"돈의 속성"을 읽을 때도 그랬는데, 이 책도 계속 읽다보면 (일반 회사원인 나는) 회사를 다니기 싫어진다. 당장이라도 사표를 내고 개인사업을 하고 싶다. 이전 회사를 나오기 전에 육아휴직을 했던 기간이 있었는데, 이 때, 사업을 할지, 이직을 할지 고민하다가 결국 이직을 했다. 가정이 무의미한 질문이지만, 사업을 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책에서 이야기 하는 것은, 사업을 한다는 것은 돈과 시간에 대한 자율성과 책무성을 무한으로 가져가는 것이고, 나는 그것을 조금 더 나은 삶의 형태로 이해하고 받아들였다.

 

창업을 한다는 것은 돈 버는 방식 이상의 삶의 의미를 지닌다. 월급을 포기하고 창업을 하겠다는 것은 목줄을 풀고 내 마음대로 달리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 자기 삶의 주권을 가지는 것은 아름다운 도전이다. 자기에게 주어진 단 한 번의 인생에, 어떻게 한 번도 자기 삶을 살기 위한 도전을 하지 않을 수 있는가? 이 도전에서 성공하면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자유와 하고 싶지 않은 것을 하지 않을 자유를 얻는다. 경제적 자유를 얻고 노동에서 삶을 살 수 있다. 이보다 조금 더 성공하면 어떤 권위에도 굴복 당하지 않을 권위를 가질 수 있으며 때때로 명예까지도 얻는다.

 

그렇다고 창업이 무조건 better 한 것도, 회사다니는 것이 무조건 worse 한 것도, 이분법적 사고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 이런 생각을 하다보니, 이전에 읽었던 한 인터뷰 기사가 생각난다.

 

 

[김혜민의 이슈&피플] 월급과 의미를 다 잡을 수 있다 코이카 청년프로그램 소개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3:00~14:00)■ 진행 : 김혜민 PD■ 방송일 : 2021년 6월 3일 (목요일)■ 대담 : 박재신 코이카 사회적가치경영본부 이사, 김현수 서울시 자살...

www.ytn.co.kr

 

청년들에게 전하는 메시지였는데, 좋은 일자리에 대한 인터뷰이의 정의가 참 공감이 되었다.

좋은 일자리는 무엇이냐, 저는 이렇게 정의하고 싶습니다. 모든 일자리에는 미션 없는 일자리는 없다. 직장인이든 자영업자이든, 누군가로부터 경제적인 반대극부를 받는데, 주어진 미션이 없이, 거저 주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그 미션을 달성하는데 언제 어떻게가 문제인데, 그 시간과 방법을 내가 결정해서 진행할 수 있다면 그것은 좋은 일자리. 타인이 정해 놓은대로 따라야 한다면, 그것은 덜 좋은 일자리 아닐까 생각을 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자율성 높은 일자리를 갖게 되느냐. 일반적으로 전문성이 요구 될수록 비례해서 자율성도 높아지는 거 같습니다. 그래서 다른 말로 말하면 전문성을 기르자 분야는 상관없다. 자기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해서 전문성을 기르는 것이 우리 청년들이 할 중요한 일이 아닐까 생각을 합니다.

 

결국, 회사원인 나에게 적용을 해 보면, 내가 하는 업무에 대한 자율성으로 대입해서 생각해 볼 수 있겠고, 사업에도 적용을 해 보자면, 자신이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것이 아닌, 끌려가는 사업을 한다면, 결국 그렇게 좋은 사장직은 아닐 것 같다는 생각도 해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0이 된 나에게 (책을 읽을 땐, 40을 코앞에 둔 나에게) 마음에 계속해서 불을 지피는 부분은 바로 창업하기 좋은 나이에 대한 저자의 생각 때문이었다.

40대는 창업하기 좋은 나이다. 능력, 자본, 인맥도 완숙한 단계라 이 나이에 창업하면 성공 확률이 매우 높다. 40대 창업자들 가운데 초대형 기업가들이 많이 배출되는 이유다. 망해도 앞으로 한두 번 정도의 기회가 더 있다. 그리고 이 나이는 사업에서 생기는 이익을 관리하는 능력이 저절로 생긴다. 아무래도 노후를 준비해야 하니 이익 전체를 재투자하지 않고 분산 투자하려는 의지가 저절로 생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40대에 버는 돈은 평생 유지되는 돈이다.

 

40대 말고도, 20대는 창업에 실패할지다로 좋은 경험이 될 수 있고, 30대는 해볼한한 것으로 이야기 한다. 50대는 추천하진 않지만 마음먹은 사람은 말리지 않는다고 한다. 이런 내용을 읽으면서, 한 때는 혼자 '내가 창업 하면 브랜드 이름은 어떻게 지을까?' 머릿속을 가득 채우며 지낸 적도 있었다. (지금도 종종 생각하긴 한다)

 

돈의 속성에서, 돈을 얼마나 벌어야 가족에게 재정적인 지원을 해야 하는지 저자의 기준을 언급하는데, 이 책에서는 사장의 사치에 대해서 나름대로의 기준을 제시하고 있는 점도 흥미로웠다.

 

사장으로 해야 할 사치는 반드시 있다. 최소 3년간 순이익이 발생하는 지점이면 ... 화려하지는 않아도 깨끗하고 단정한 사무실도 필요하고 사장은 자가용도 새 차로 바꿔야 한다. 옷은 단정하고 잘 다려입어야 한다. 신생 유명 IT기업 흉내 낸다고 청바지에 티셔츠 입고 슬리퍼 신고 나타나면 안 된다. 그 버릇을 벗어나지 못하면 자신보다 품위 있는 직원들을 절대로 만날 수 없다. 명품 로고가 조용히 숨어 있는 제품들을 찾아 요란스럽지 않게 입고 그에 걸맞게 행동하면 된다.

 

사장으로서 기본적인 사치는 궁핍함을 가리기 위한 것이어야지 우월감을 주는 사치는 안된다고 한다. 사업이 안정권에 오르는 5년 이상 순이익 or 직원 30명 이상 or 매출 백억대에서는 외제 차, 배우자도 좋은 차 (사장보다 배우자가 더 비싼 차), 롤스로이스, 람보르기니, 페라리, 벤틀리 같은 허세는 안되고 벤츠나 BMW, 포르쉐까지 적당하다고 한다. 시계도 롤렉스, IWC, 오메가 정도까지 괜찮고 파텍필립이나 오데마피게는 안된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전문가들이 사업을 키우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저자는 이야기 했는데, 이건 현재의 나의 모습에도 대입을 해 볼 수 있어서 공감이 되었다. 지금 당장 사장은 아니지만, 회사에서 관리자급이 되면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이건 창업을 하든 회사를 다니든 항상 되새겨야 할 내용이다.

 

특정 분야 전문가는 전문 지식과 경험이 다른 사람보다 많을 수 있어도 어떤 부분은 오히려 사업을 키우는 데 취약한 부분일 때가 많다. 몇 가지 예는 다음과 같다. 첫째는 자기 과신이다. ... 둘째는 확증 편향이다. ... 때문에 해당 분야의 초보자가 전문가보다 더 넓고 새로운 시각으로 솔루션을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수 있고 전문가는 큰 그림을 보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는 것이다. 익숙한 것을 선호나는 것도 전문가들의 단점 중에 하나다. ... 그 외에 다른 문제는 Micro-Management 관리 방식이다. 자신이 전문가라서 너무 자세하고 상세한 지시나 관리를 하는 실수가 많다. 이것은 팀원 사이의 신뢰감이나 자신감 또는 자율성을 침해해 성과를 약화시킨다.

 

책을 읽는 내내 사장(창업)도 하고 싶지만 회사원으로서 나의 회사 생활도 돌아보게 되었다. 그리고 주변의 지인들까지도. 오랜 시간 사업체를 하는 형이 있는데, 가끔 주말이나 휴일도 없을 때도 있다. 이런 것을 보면 회사원이 짱인 것 같기도 하지만, 또 일이 몰리는 시즌은 예측 가능한 범위 같기도 해서, 자유로울 수 있다면 가능한 것이 또 창업의 삶인 것 같아서 비교우위인 듯 싶다. 그러나 무조건적으로 낫다고 보긴 조금 어려운게, 또 다른 지인들은 회사 생활이 주는 안정감에 대해서도 만족하면서 사는 사람들도 있다. 또, 연구직으로 계신 전문직 박사님은 회사에 고용되었지만, 상당히 자유롭고 결정권한도 높은 회사생활을 지내고 있다. (지금의 내가 다음 스텝으로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형태이다...)

 

결국, 사장과 회사원은 트레이드 오프 관계인 것 같고, 리스크에 대한 프리미엄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 아닐까? 반복하지만, 절대 선(good)이나 절대 나음(better)의 이슈로 보일 수 있겠지만, 결국 사람마다의 성향에 대한 것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모든 사람이 사장을 하면 직원은 누가 하나? 책을 읽고 지금까지도 머릿속에 남는 것은, 나의 삶을 돌아보고 과거와 현재, 미래에 대한 고찰을 하게 해 주었다는 것이다. 지금의 회사 생활에서도 약간의 주인의식을 가지고, 사장 마인드로 내가 회사에서 맡은 역할들을 수행해 내는 것, 여기에는 시간과 돈에 대한 제약과 한계가 있을 수 있겠지만, 행복감이나 만족감은 내가 정의하기에 따라 다를 수 있으니 직원이나 사장이나 무한대로 확장할 수 있다고 본다.

 

이전에 읽었던 "돈의 속성"은 돈, 재물에 대한 가치관을 일깨워 준 책이고, "사장학개론" 은 직업과 삶에 대한 깊은 생각을 하게 해 준 책이다. 40대 초입, 앞으로 어떤 잇애을 살게 될지 모르겠지만, 어느 자리에서든 끊임없이 고민하며 인생을 주체적으로 살아갔으면 좋겠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