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야기/독후감V

부부 관계의 회복과 개선을 위한 "5가지 사랑의 언어" 독후감

inhovation 2023. 1. 6. 17:00

No. 191

5가지 사랑의 언어

게리 채프먼 지음

장동숙, 황을호 옮김

생명의 말씀사 펴냄

사랑의 언어에 대해서는 이미 테스트도 해 본 적이 있고, 나와 아내의 사랑의 언어를 알고 있었지만, 책은 읽어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진짜 단순한 테스트만이 아닌 책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 전체가 궁금하기도 해서 바로 사서 읽었다. 이런 류의 책들은 특별히 어렵지 않고 이야기 나열과 이를 통한 저자의 주장이 있어서 쉽게 술술 읽힌다. 2-3일 만에 다 읽었다. 내가 매일 책 이야기를 해서 아내도 관심을 보였고, 지금은 아내가 읽고 있다. 읽기 전, 아내의 이야기처럼, 이 책에서 하는게 만능은 아닐 수 있지만, (이 책에서는 사랑의 언어를 통해 모든 부부 관계를 개선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듯 하다!) 내 생각에는 그래도 진짜 거의 대부분의 부부관계는 개선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건, 저자의 상담 성공률(?)을 분석하면 알 수 있을듯)

기독교 서적이지만 조금만 열린 마음으로 읽는다면 큰 거부감 없이 읽을 만한 정도이다. 만약 비기독교인이라도 부부 관계의 개선을 원한다면 이 책을 읽어보고 따라해 보는 것을 강력히 추천한다. 종교색을 비치는 내용은 뒤쪽에 '원수를 사랑하라'는 예수님 말씀 정도가 전부이다. 아마, 저자 역시 기독교인만 상담하는 게 아닐테고, 비기독교인 부부를 대상으로도 이 사랑의 언어라는 것을 아주 잘 사용하지 않을까 싶다.

이미지 출처: 교보문고


사랑의 언어라는 부부 사이에 서로의 사랑 탱크(물탱크 개념)를 채워줄 수 있는 말이나 행동을 의미한다. 중요한 것은 나의 사랑의 언어가 아닌, 나에게 익숙하지 않을 수도 있는 배우자가 사랑을 느낄 만한 사랑의 언어를 해 주는 것이다. 저자는 이것을 외국어에 비유했다. 상대방이 알아 들을 수 있는 사랑의 언어(외국어)를 구사하는 게 핵심이고, 이 사랑의 언어(외국어)는 내가 쉽게 하기 힘들 수 있다. 사랑의 언어는 5개로, 인정하는 말, 함게하는 시간, 선물, 봉사, 스킨십이다. 간단히 말해서, 나를 칭찬해 주는 것, 나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 선물을 받는 것, 나를 위해 집안 일 같은 것을 해 주는 것(봉사), 간단하거나 깊은 스킨십을 하는 것 등을 각각 의미한다. 책에서는 이 5가지 사랑의 언어의 변형도 여러 사례와 함께 소개하고 있다. 예를 들어, 스킨십이 단순히 부부 사이의 성관계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마사지, 간단한 입맞춤과 포옹 등도 포괄적으로 포함한다.

부록에는 사랑의 언어 테스트가 있다. 남편용과 아내용이 있다. 아내가 책을 다 읽으면 우리 부부는 다시 한번 해 보려고 한다. 저자에 따르면 사랑의 언어는 어렸을 때 형성된 것으로 잘 바뀌지 않는다고 하지만, 우리 부부의 사랑의 언어가 바꼈는지 알기 위해서는 아니고 단순 재미와 또 이렇게 부부만의 시간을 갖는다는 목적이 더 크다. 몇년 전의 테스트에서 나는 인정하는 말과 스킨십이 제1, 제2 사랑의 언어였던 것으로 기억하고, 아내의 제1 사랑의 언어는 함께하는 시간이었다. 즉, 나는 아내가 나를 인정해주고 작은 일에 칭찬하고, 또 안아주거나 입맞춤을 해 주는 것 등의 행동을 통해 아내의 사랑을 느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도 그렇다. 나와는 달리 아내는 내가 아내와 아이들과 함꼐 가족 시간을 갖고 여행을 가는 등의 시간이 참 좋다고 한다. 서로 사랑의 언어가 이렇게 다르다보니 가끔은 맞지 않을 때도 있다. 아내가 작은 일이라도 칭찬을 해 주지 않는 일이 계속되면 괜히 마음이 상하기도 힌다. 사랑의 언어를 잘 모를 때에는 내가 배우자로부터 화나는 일을 생각해보면 그게 자신의 사랑의 언어일 수 있다고도 이야기 하는데, 이런 것 까지도 잘 들어맞는다.

사랑의 언어와 관련해서 재미있었던 에피소드가 있었는데, 2년 전에 아내와 내가 애들을 모두 어린이집에 보내고 진짜 오랜만에 데이트를 한 적이 있다. 별거 안하고, 마사지 받고 방탈출 카페 가고 점심먹고 집에 왔다. 그리고 다시 애들 픽업하고 현실 육아로 돌아오긴 했지만... 이 반나절의 데이트 중에서 우리 각각의 사랑의 언어가 기가 막히게 통했던 적이 있다. 바로 방탈출 카페에서이다. 나의 사랑의 언어인 인정하는 말, 아내의 사랑의 언어인 함께하는 시간을 충족시키기에는 방탈출 카페가 진짜 최고의 장소였다. 악당의 미사일 발사를 60분 안에 막아야 하는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서 우리는 그 작은 방에서 엄청난 퀘스트를 수행해 나갔고, 각 단계를 풀어갈 때마다 (주로 내가 풀었는데) 아내는 한시간 내내 나에게 칭찬 세례를 해 주었다. 그러다보니 인정하는 말이 사랑의 언어인 남편은 어깨가 하늘 끝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아내에게는 한 시간 동안 온전히 시간을 내어주고 함꼐 해 주는 남편을 보며 '매우 만족'햇다고 한다. 처음 가 본 방탈출 카페라서 걱정도 많이 했는데, 방탈출 카페에서 이렇게 서로의 사랑의 언어를 다시금 확인하고 사랑을 느낄 줄은 상상도 못했다.

책의 마지막 즈음에 머리를 땅 때리는 이야기도 있었다. 사랑은 감정이 아닌 선택이라는 것이다.

사랑이란 누군가를 위해 하는 것이지 나를 위해 하는 것이 아니다. ... 행동이 감정보다 중요한 것이다.  사랑도 마찬가지다. 배우자의 사랑의 언어를 알아내고 그것이 내게 자연스럽든지 부자연스럽든지 사용하기로 결심한다. 편하고 신나는 기분을 위해 그러는 것이 아니다. 오직 배우자의 유익을 위해 하기로 한 것이다. 배우자의 감정적 욕구가 충족되기 원하기에 그의 사랑의 언어를 말하는 것이다.

저자는 사랑은 2년 정도면 감정적으로 불타오르는 그런 마음은 끝난다고 한다. (나는 아닌 것 같은데... 여전히 아내를 감정적으로도 하랑하는데...ㅋ) 그렇기 때문에 부부 관계의 회복을 위해서는 내가 배우자를 사랑하는 감정이 당장은 없더라도 의지적으로 선택하며 사랑 탱크를 채워나갈 수 있는 사랑의 언어를 구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금 많이는 힘들더라도... 실제 저자가 상담 솔루션 중 하나를 제시했는데 피상담자가, 나는 전혀 그런 감정이 없는데 어떻게 매주 그렇게 하냐, 위선적인 것 아니냐 하고 되물었다고 한다. 하지만 저자의 비유 섞인 답변이 기가 막혔다. 아침에 출근 하는게 진짜 싫어도 살아가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의지적으로 일어나서 회사에 가는 행동을 하듯이, 또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의 삶이 유지되듯이, 부부 사이에서도 감정보다는 선택을 통해 사랑 탱크를 채워나가고, 또 그렇게 부부의 사랑을 다사 회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회사는... 월급을 받아서 통장을 채우는 것인가...?)

또 하나의 인사이트는, 대인관계에도 적용해 볼 수 있겠다 하는 것이었다. 부부도 다르고 다른 사람들과도 다 다를텐데 대인관계의 회복을 위해서 나는 어떤 언어를 사용해야 할지 하는. 재밌는 것은, 책의 마지막 즈음 오니, "사랑의 언어 5가지" 이 책이 너무 잘 팔려서 더 구체적인 내용이 담겨 있는지, 남편을 위한 5가지 언어, 아내를 위한 5가지 언어, 싱글을 위한 5가지 언어, 자녀를 위한 5가지 언어 등 다양한 변형판이 있었다. 어렵지 않을 것 같아서 한번 다른 책도 사서 읽어볼 생각이다.

올해로써 결혼 생활 만 9년, 10년차가 된다. 그동안 큰 위기 없이 잘 해온 것 처럼, 10년차 올 한해도 아내의 사랑 탱크를 잘 채워주면서 아내의 사랑의 언어를 구사하기 위해 영어공부 하는 것 보다 더 열심히 노력해야겠다. 아내도 나의 사랑의 언어를 잘 구사해 주어서 나의 사랑탱크도 잘 채워지고, 앞으로 더욱 사랑하는 결혼생활을 이어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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