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진 이전과 첫 3일의 기록

결국은, 드디어(?) 걸렸다. 코로나. ...

 

나랑 아내만 걸렸고, 아직도 애들 둘은 안 걸렸다. 애들을 잠깐 봐 주시던 장모님과 처가 식구들까지 줄줄이 걸리는 중.

 

확진은 토요일에 되었는데, 근원(?)을 찾아보면 수요일까지 올라가는 것 같기도 하다.

 

수요일 D-3

첫째 소풍날, 아내가 도시락까지 쌌는데, 아침에 미열이 나고 컨디션이 안좋다고 소풍을 가네마네 울고 했다고 한다. 코로나 검사 했는데 음성 나오고, 소풍은 가고 싶다고 해서 잘 다녀왔고, 수요일은 그냥 잘 넘어 갔다.

 

목요일 D-2

아내가 아프다고 해서 회사에서도 점심시간엔 나가서 약도 사먹고 했다. 이날 저녁부터 아내는 컨디션 급 저하.

 

금요일 D-1

아침에 아내가 열이 나고 해서, 나도 그냥 회사를 안갔다. 반차만 내고 오전에 애들 어린이집 등원만 도와주고 회사 갈까 했는데, 점심즈음 되니 나도 미열이 나면서 아내랑 같이 동반으로 아팠다. 오전에 아내가 병원 가서 PCR 검사 했는데 음성이 나왔고, 그 사이에 둘째만 어린이집에 데려다 주었다. 첫째는 수요일 이후로 그냥 어린이집은 보내지 않았다. 아내랑 나랑 시름시름 누워만 있으니 첫째가 놀아달라고 해도 일어나질 못하고, 저녁에 보니 우리 옆에서 자고 있었다.

 

토요일 - 확진 1일차

밤새 내가 거의 못잤다. 아내는 어제 저녁에 엄청 힘들어 했는데... 나는 머리가 깨질듯이 아팠고, 열도 났고, 밤에 계속 깼다. 아침에 일어나서 바로 PCR 검사 받으러 갔고, 바로 양성. ... 아내에게 말하고 아내도 집에서 자가키트 했는데 바로 양성이 나왔다. ... 내가 일단 집으로 오고, 아내는 다시 병원 가서 PCR 검사를 했다. 그리고 둘다 양성확인서를 받아왔고. ...

애들은 장모님께서 봐주시기로 했다. 조카 둘 중에 한 명이 확진 되었고, 확진 되지 않은 조카까지, 셋을. ... 첫째는 그냥 덤덤하게 이별(?)을 했는데, 둘째는 엄청 울면서 헤어졌다. ...ㅎ

애들을 보내고 났는데, 몸이 너무 아파서 정신이 없었다. 열이 계속 났다. 머리도 너무 아팠고. 그런데 애들이 없으니까 시간이 참 안가긴 했다. ...ㅎ 정신이 좀 있을 때는 우영우 계속 봤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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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 확진 2일차

밤새 아내가 엄청 고열에 시달려서 물수건으로 계속 닦아줬다. 다행히 나는 열은 금방 내렸고 간헐적으로 찌르는 듯한 두통만 있었다. 아내는 열이 계속 안떨어졌다. 하루종일... (이틀밖에 안지났는데) 뭐 했는지 잘 모르겠다. 그냥 누워있다 잠들다 밥먹고 넷플릭스보고 그랬던 것 같다. ...

장모님과 애들과 같이 있던 확진되지 않은 조카가 열이 난다는 소식을 들었다.

 

월요일 - 확진 3일차

아내도 열은 떨어졌고 둘다 컨디션 자체는 괜찮아 졌는데 기침이 멈추질 않았다. 전에 걸렸던 분이, 면도칼을 목에 삼키고 있는 것 같다는 이야길 했던 거 같은데, 기침 할 때마다 목이 너무 따끔거리는게 힘들었다. 아내는, 코로나가 너무 오랬동안 여기저기 아프니, 애기 낳는 것 보다 힘든 것 같다고 도 했다. ...

나머지 조카까지 확진이었고, 장모님도 확진이라고 했다. ... 어쩔 수 없이 애들을 우리가 다시 데리고 왔다. 이제 돌봐줄 수 있는 확진되지 않은 사람이 없으니 방법이 없었다. ... 애들은 어리둥절 했는데, 그래도 집에 오는게 좋은가보다. 둘째는 며칠 안 봤다고 완전 어리광에 애기 흉내를 낸다. 첫째는 그냥 또 무덤덤하게 집에 왔는데, 그래도 집이 좋다고 한다.

애들이 집에 있으니까 시간이 잘 간다. 집도 금방 어질러진다. ...ㅎ 계란볶음밥을 먹고 싶다고 해서, 야채에 계란 넣어서 맛있게 해줬다. 잘 먹었다. ㅎㅎㅎ

애들 오면서 이불도 다 빨아서 밖에 햇볕에 뽀송뽀송하게 말리고 했다.

 

... 금요일까지 격리다. 토요일에 해방. 동거인은 3일 안에 검사 받아야 한다고 했는데, 우리 둘 다 걸려서 애들(동거인) 검사를 못받았는데, 보건소에 전화 해보니, 권고사항이라 특별한 증상이 없으면 동거인 검사는 받지 않아도 괜찮다고 했다. 아직까지 둘이 투닥투닥 하면서 잘 노는거 보면, 안걸릴 거 같긴 한데, ... 그냥 코로나 안걸리는게 베스트 같다. 너무 힘들다. ... 몸에 생각지도 못했던 부작용들도 생기는 것 같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