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이야기

박사 논문 쓰면서 얻은 병 3가지

inhovation 2022. 6. 28. 23:46

박사논문 최종심사에서 합격했다. 4년 반. 회사를 다니면서 박사 한 것 치고 오래 걸린 것은 아니라고 한다. 마지막 학기는 진짜 3개월은 건강과 바꾸면서 논문을 썼다. 전업 학생도 마찬가지일 수 있는데, 나는 진짜 절대적인 writing 시간이 부족하다보니 잠 말고는 바꿀 수 있는게 없었다. 심할 때는 평균 수면 시간은 3-4시간 이었다. 애들을 재우면서 먼저 잠드니까, 재우고 논문 써야지, 라는게 불가능해서 전략을 바꿨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자. 그래서 애들이 자는 10시 쯤 자서 2-3시쯤 일어나서 논문 쓰고 출근하고, 반복. ㅎㅎ 최종심사 앞두고는 3일 동안 3시간을 잔 적도 있었다. 어떻게 버텼는지 모르겠다.

대신 건강을 내어 줬는데,

 

1. 이석증

이건 사실 2016년에 처음 겪고 네 번째다. 처음 발병도 그랬고, 극한의 스트레스에서 재발한다. 그래도 네 번째라고, 엇 이석증이다. 하고 바로 대처를 나름 잘 했다. 이번에는 큰 병원에 가서 기계를 끼고 정밀 검사도 해 보았는데 진정된 이후에도 안구진탕이 있다고… 아침에 출근 했는데도 직원들이 내 얼굴이 너무 하얗다며 병원을 가 보라고 해서 바로 큰 병원으로 갔다. 에플리 치료 조금 받고 돌아왔지만 사실상 뭐 근원적인 치료법이 없다고 알고 있어서… 여튼, 몇주 지나고 괜찮아졌지만 힘든 시간들 이었다.

 

2. 턱관절장애

이건 턱 관절 사이가 너무 찌릿하게 아픈 통증이 계속되다 심해져서 치과를 갔다. 이것 역시 큰 병원.ㅎㅎ 이런저런 검사 하고나서 설명을 들었는데 턱관절장애라고 한다. 턱 관절에 근육이 있는데 그게 뭐 좀 이상해져 있다는 것. 이유 역시 스트레스였는데 신체적인 원인으로는 이를 너무 세게 깨물고 있으면 턱 관절 근육이 긴장하고 뭐 그래서 아프게 되는 거라고 한다. 특히 잘 때 너무 긴장하면 턱에 힘을 준 채고 자고 그러니 더 심해진다고 한다. 나중에 찾아보니 골융기도 이런 원인이라고 하는데 내가 평상시에 의식을 하다보니 진짜 턱을 세게 좀 힘주어 깨물고 있는 편 같았다. 수십만원짜리 교정하는 그런 기구가 있는데 근원적인 치료(스트레스 감소)는 아니고 턱을 세개 깨물지 못하게 하는 정도라서 고민하다가 하진 않았다. 이것 역시 시간이 지나니 괜찮아졌다.

그래도, 논문 잘 안써질 때가 제일 괴롭다. ...ㅠㅎ

3. 우울증

지금은 괜찮은데(…ㅋㅋ), 한참 힘든 시기에 건강검진을 받아서 그랬나, 또 이때 정신건강 영역의 질문에 내가 너무 솔직히 답해서 그랬나, 검사 결과가 중증우울도 이상이었다. …ㅎ 수면장애에 불안을 계속 안고 살아가던 때라 그랬나보다. 힘들어서 평소엔 잘 안그러지만 아는 박사님께 몇 번 전화해서 하소연 한 적도 있다. 이런 시기에는 진짜 별별 생각을 다 하게 되는데, 참… 이렇게 다 지나고 나면 괜찮다.

 

 

사논문이란게 참 뭔지… 아, 탈모를 쓸지말지 고민했는데 넣으면 인정하게 되는 거 같아서 넣지 않았다. 아내가 어느날 앉아있는 내 뒤에서, 오빠 두피가 왜이렇게 빨개??? 라고 했는데, 사진 찍어서 확인해보니 진짜 헉. 이었다. 모발도 가늘어져 있고… ㅠㅠ 부디, 아직 핑크빛인 두피가 얼른 돌아오기만을 바란다. 영 좋지 않은 핑크빛 기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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