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이야기

내가 석사를 시작하게 된 이유 3가지

inhovation 2020. 4. 2. 23:57

학부 마지막 학기인 9학기를 보내면서 (대강) 준비하던 임용고시도 붙지 못할 것 같고 취직 준비도 따로 안하고 사실 혼돈의 시기였다. 복수전공에 교직이수에 열심히는 살았지만 뭔가 대학 졸업장 말고는 성과 없는 그런 사람이 될 것 같았다. 그러다 어쩌다 석사를 하게 되고, 2012년 3월부터 2014년 2월까지, 딱 2년만에 논문까지 다 써서 석사 과정을 다 마치고 졸업을 했다. 정확히는, 수업은 3학기만에 올 A+로 마쳤고, 마지막 한 학기는 매주 한 번씩 지도교수님을 찾아가서 논문지도를 받았다. 졸업 하고, 교수님께서 주도 하셔서 석사논문 내용이 국내 학술지에 게재되기도 했다.

 

꽤 많은 시간이 지나기도 했는데, 생생하기도 한 그때, 나는 왜 석사를 시작하게 되었을까, 정리해 보았다.

 

1. 전액 장학금 준다는 홍보에 낚였다.

0,1,2교시로 듣는 수업이 있었는데, 중간고사 날이었다. 시험을 마치고 10시 쯤 됐나, 도서관에 가서 다음 시험 공부하려고 했는데 대학원 석사생 모집 홍보물이 붙어 있었다. 대학원 전체에 대한 것은 아니고 내가 관심있는 분야의 과 자체 홍보물. 사실 다른 전공으로 대학원을 갈까 해서 아는 교수님과 상담을 했는데, 장학금은 특별히 받을 수 있는 게 없어서 재정적으로 좀 가정에서 뒷받침 되야 할 것이라는 말을 듣고 낙담해 있었다. 그런데 입학생 전액 장학금을 준다는 이야기를 보고 혹 했던 것이다.

 

바로 학과 사무실 찾아가서 상담을 했는데 완전 가슴이 뛰는 것을 느꼈다. 아마 그 날 3시엔가 다음 과목 시험이 있었는데, 2시까지 원서접수 하고 그랬다. 운 좋게도 임용고시 원서에 쓰려고 찍은 증명사진도 딱 가지고 있어서 바로. 그러나, 입학 하고, 학과에서 하던 정부사업을 더 이상 따내지 못해서 장학금은 커녕, 3학기 내내 돈 내고 다녔다. 다행히(?) 인턴으로 일을 시작하게 되서 어머니 마이너스 통장에서 학비 내고 갚고 그랬다. ...좀, 낚인 것이다.

 

2. 미취업에 대비한 도피처가 필요했다.

임용고시 준비를 한다고는 했지만 진짜 임용고시 준비하는 사람처럼 공부하진 못했고, 그래서 사실 시험도 보기 싫었다. 대학생활 내내 '교사는 천직이야' 마음만으로 생각했지, 그 시험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도 잘 알아서 시작도 하기 싫었을 수 있다. 그렇다고 (지금은 잘 다니고 있지만...) 회사를 잘 다닐 것 같지도 않았다. 진부한 회사 생활... 이런 생각만 있어서 취업준비를 하지도 않았다.

 

이런 사람에게 대학원은 제격이다. 취업을 못했어도 다른 사람을 만나면, '저 대학원 다녀요' 라고 말하면 되니까. 그런데 난 어떻게 하다가 일도 같이 하게 됐지...ㅠㅠ 그런데 또 일만 했으면, 인턴 끝나고 좀 막막했을 것 같기도 하다. 석사학위라도 있어서 인턴 끝나고 계약직으로라도 이래저래 좀 구직활동 하기가 수월한 면이 있었다. 결과야 좋았지만, 석사 시작 전, 석사과정은 나에게 하나의 도피처와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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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공부를 하고 싶었다. 북한에 대해서...

석사를 북한 쪽으로 했다. 이런 말을 하면 대부분 "북한???" 이렇게 되뭍는다. 학부 학위증에는 이학사, 문학사 이렇게 써 있지만, 석사 학위증에는 북한학석사 라고 적혀있다. 북한을 공부한 이유는 엄청 뭐 대단한 그런 건 아니었다. 시나브로, 북한에 대한 선교적 마인드가 있었고(그렇다고 뭐 북한에 대한 선교활동 그런거 일체 한 것도 없었음. 그냥 뭔가 끌리는 마음 정도...?), 음... 사실 이게 전부였던 것 같다. 그냥 끌리는 마음. 그래서 관심이 있었고, 공부를 하고 싶었다.

 

석사 입학 하고 나서는, 신학대학교에서 북한 공부를 한 것은 아니니까 이런 것은 전혀 없고, 북한의 정치 경제 사회 정말 다양하게 배웠다. 좋기도 했다. 아니, 좋았다. 내가 몰랐던 것들을 엄~청나게 많이 알게 되어서. 석사과정을 꼭 하지 않았어도 내가 많이 노력했다면 지식적으로는 얻는게 많았을 수 있겠지만, 수 많은 교수님들과 관련 업계에서 일하는 분들을 만나서면서 다양한 생각들을 하며 경험했던 것들도 큰 것 같다. 그래서, 후회는 없다.


인턴을 하면서 회사에서 만났던 박사님이 그랬다. 사회 나와서 보면 너도 나도 석사 했다고. 그러니 얼른 석사 마치고 박사 하라고...ㅋㅋㅋ 그리고, 그때 박사과정을 하시던 팀에 어떤 분도, 꼭 박사까지 가라고.ㅎㅎㅎ 그리고 지도교수님도, 졸업 하고 박사를 시키기 위해 많이 권유 하셨다. 그리고 지금 나는...ㅠ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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