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서 처음으로 아내와 같이 명품 매장에 가봤다. 아, 나는 예전에 아내 카드지갑을 사주려고 샤넬 면세점에 간 적이 있었지. 그럼 난 두번째...ㅋㅋ 그러나 그땐 진짜 비행기 타기 직전에 깜짝 선물 사려고 급히 들어가서 바로 구매한 거라 제대로 가봤다 하기 좀 그렇고, 여튼 이번에 처음으로 제대로 가봤다. 아내 휴가 겸 데이트 겸 시간도 남아서 백화점 명품매장. 문 열자마자 구찌-프라다-루이비통 순서로 가서 가방 구경을 했다. 첫 번째 매장 갔을 때는 (이게 뭐라고) 엄청 떨렸는데, 두 번째 매장에서는 좀 여유를 찾았고, 세 번째 매장에서는 직원하고 얘기도 많이 하고 재미있었다. 명품매장 오는 사람들을 힐끗힐끗 구경도 하고. 어떤 사람인가... 그냥, 짧은 느낀 점을 몇 자 적어보자면.
1. 너무 친절해서 기분이 좋았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일반인 패션인데 무시(?)하면 어떡하나 걱정이 좀 든게 사실이다. 그런데 이런 걱정은 전혀 할 필요가 없었다. 세 매장 직원분들 다 친절 100%로 응대해주었다. 대화도 계속 이어나가주고, 제품 설명이나 가방 들어보는 것 등등 전혀 불편한 기색 없이 잘 해 주었다. 아내 왈, 이래서 사람들이 아울렛 가다가 백화점 가면 비교 된다고 한다고...ㅎㅎ 얼마 전, 아울렛 구두 매장에서 사지 않고 나오는데 인사도 받아주지 않고 쌩깠다는 직원 이야기를 나에게 열을 내면서 하던 게 생각났다. 아마 아내도 같은 생각으로 이야기 했을 듯. 명품 매장에서는 마음에 드는 가방을 들어보고 나가는 길에는 명함에 제품명까지 친절하게 다 적어주고 배웅해 주었다. 만약 가방을 샀으면 큰절 받을 것 같은 분위기. (그런데 진짜 사서 가는 사람들한테 큰절까지 하진 않더라...ㅋㅋ) 여튼 이런 친절, 얼마만에 받아보나... 맨날 아울렛만 가서 그냥 그런 분위기에 익숙했었는데...ㅎㅎ 아내랑 종종 웨이팅 없으면 명품 매장 투어 하기로 했다. ㅋㅋ
2. 매력적인 디자인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패션에 일가견은 없는 나 이지만 뭔가 명품 매장에서 보는 제품들은 달라도 뭔가 달라 보였다. 탑 티어인 상위 명품 브랜드에서 디자인을 내면 세컨 티어, 서드 티어의 브랜드에서 그 제품들을 카피해 가면서 뭔가 시장이 형성(?) 된다고 알고 있는데(맞나?), 뭔가 신제품들도 보면서, 또 신제품은 아니지만 그 명성에 걸맞는(?) 제품들도 보면서 디자인이 뭔가 진짜, 진짜(?)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그냥 뭔가 그 디자인이 진짜 멋있었다. 여러개를 봤는데, 브랜드별로 한개씩만 꼽아서 그냥 내가 써 보자면 이렇다. 참고로 루이비통 직원분은 나에게 표현력이 너무 좋다며 같이 일하자고도 했다. 머, 그냥 립서비스일수도 있지만...ㅋㅋㅋ
루이비통: 멀티 포쉐트 악세수아 앙프렝뜨
우선 루이비통에서 본 이 가방은 작은 두 개의 가방을 조립할 수 있는 제품이다. 앙프렝뜨는 가죽이라고 했는데, 사실 이 제품은 전체적으로 루이비통의 그 전통적인 문양으로 되어 있는 거에서 새로 나온 제품이라고 들었다. 겉에만 검정색 가죽으로. 자세히 보면 음각인가 양각인가로 LV가 있는데, 나는 이게 킬링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LV가 연핑크로 되어 있는거는 시즈널 상품이라고 했지만, 발랄하게 튀는 그런 면은 있는데 뭔가 티내는 그런 느낌이라 나나 아내 스타일에는 맞지 않았다. 그리고 또 전통적인 그 갈색 루이비통 무늬는 그냥, 아, 루이비통, 이런 느낌인데, 이 검정색 앙프렝뜨 가죽 제품은 멀리서 보면, 오, 가방 이쁘다, 느낌에서 가까이서 양각인가 음각인가로 되어 있는 LV를 딱 보면, 엇?루이비통? 이런 느낌. ㅎㅎㅎ 디자인 하나로 뭔가 풍기는 아우라가 이렇다는 것이다. 또 하나의 포인트는, 스틸체인에 가죽이 감싸져 있는데, 이게 진짜 또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톤 다운을 시켜주면서 블링블링한 스틸에서 차분한 가죽이 섞이는...
프라다: 파니에 사피아노 가죽 스몰백 (공식 프라다 페이지는 링크 연결이 안되서 왼쪽 모델명 클릭)
프라다에서는 사실 이 제품을 먼저 생각해서 보러 간 건 아닌데 내가 픽 했다. 사실 난 세 브랜드에서 봤던 제품들 중에 프라다에서 봤던 이 가방이 제일 이쁘다. 이게 사진으로 보는 것 보다 실제로 보면 안쪽에 빨간색 가죽이 진짜 핵 이쁘다. 내가 표현을 이렇게 했다. 진짜 섹시하다고. 뭔가 까만색 가방에서 빨간색 가죽 안감이 보이는게 진짜 매력적이다. 화면으로 보는 것 보다 실물이 훨씬 낫다. 고급지다는 느낌이 엄청 든다. 뭔가 더 표현이 힘든데, 이쁘다. 진짜로.
구찌: 구찌 홀스빗 1955 미니백
구찌 가방은 가격은 제일 불편해도(...) 제일 편하게 들고 다닐 수 있을 만한 디자인 같다. 데일리 출퇴근 용도로 진짜 편하게 들고 다닐 수 있을 것 같다. 가볍게 외출 할 때에도. 참고로 끈을 두개 주는데, 가죽끈이 더 낫다. 구찌 색깔 들어가 있는 천으로 된 끈은 완전 캐주얼 느낌 나는데, 안이쁜건 아니지만 끈까지 구.찌. 이렇게 뭔가 티 내는 느낌이라 좀 과해 보였다. 그냥 질리지 않는 디자인일 것 같다. 몇년을 써도 괜찮을 것 같은. 구찌의 저 패턴이 좀 오래 되면 약간 빈티지함을 드러내기에도 괜찮아 보이고, 가죽이 살짝 헤진다고 해도 그 빈티지함을 배가시켜줄만한 그런 느낌...? 명품인데 명품을 편하게 막 쓰는 사람처럼 보이게 하는 그런 느낌...?ㅋㅋ 제일 편안한 느낌이다.
그러나, 디자인은 어디까지나 개취:D
3. 두개 쯤은 괜찮겠다 생각이 들었다.
구매하진 않았지만, 그냥 기분 좋게 보고 나오고 아내랑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는데, 아내는 한개 정도 있으면 어떨까 생각해봤다고 한다. 복직해서 출퇴근도 하면서 마땅한 가방도 하나 없어서(ㅠㅠ) 생각했나보다. 나도 처음에는, 그동안 10년 넘게 명품(을 좋아는 했을 수 있어도) 관심이 없다가 갑자기 말해서 조금 놀라긴 했는데(=사래들리긴 했는데ㅋㅋ), 또 이렇게 명품매장도 다녀와보고 아내랑 이런저런 이야기도 많이 해 보니, 나는 두개 정도는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내는 자꾸 한개로 퉁치려고 하는데, 그게 안된다. 첨에는 격식 있는 곳 갈 때(예식장 같은) 들고 갈 것을 이야기 했지만, 사실 또 그럼 너무 아껴놓고 쓰지 않으니까 아까우니, 또 편하게 들 수 있는 것을 이야기 하면, 또 그런 거는 예식장 같은데 못 들고 간다고... 무한반복. ㅋㅋㅋ 그래서 나는 그냥 계속 두개가 낫다고 이야기는 하는데...
위에 언급한 세 모델 중에서 내가 고르자면,
우선 진짜 딱 1개만 고른다면 나는 루이비통이나 구찌 가방이 나을 것 같다. 완전 편하게 들고 다니고 싶으면 구찌가 제일일 것 같고, 뭐 루이비통도 나쁘진 않고, 그냥 둘이 동점. 이건 취향 차이. 아내 왈, 구찌는 그런데 좀 젊은 애들 느낌이라 자기가 앞으로 하고 다닐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런 얘기도 한다. 여튼... 프라다가 빠진 이유는, 프라다는 너무 이뻐서 매일 들고다니기 조금... 아, 그런데 뭐 매일 출퇴근 하는 분이 항상 포멀한 스타일로 다닌다면 괜찮을 것 같다. 아내는 간호사라서...^^; 그런데 내 생각에 루이비통 1개만 사서 다 커버할 수 없나 하는 생각도 드는데, 아내는 좀 뭔가 그렇게까진 힘들(여기저기 다 들고다니는 만능 가방은 아닌?)것 같다 해서... 사실 잘 모르겠다 나는...ㅎㅎ
그런데 만약 2개를 고른다면 나는 무조건 일단 프라다는 넣고, 그 다음에 루이비통이나 구찌 중에서 택1 하라고 추천하고 싶다. 말한대로, 프라다는 약간 포멀한 그런 자리나 그런 스타일 일 때, 다른 하나는 좀 더 가벼운 자리나 스타일에서 하면 괜찮을 것 같다. 그래서, 프라다+루이비통 또는 프라다+구찌. 이렇게.
머, 아직은 그림의 떡이다. 내가 막 서프라이즈로 언제 사주겠다고 하니까 그러지 말라고 엄청 그러는데, 강한 부정은 강한 긍정? ㅋㅋ 신중하게 고민하고 사려는 것 같다. ㅎㅎㅎ 여튼, 재밌는 경험이었다. 끝.
'inhovation'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유튜브 1년 하고 느낀점 3가지 (0) | 2021.08.30 |
---|---|
미국 배당주 투자 3개월 느낀점 3가지 (0) | 2021.07.03 |
내가 건조기를 사지 않는 3가지 이유 (0) | 2021.01.04 |
직장인 유튜버, 유튜브 영상 10개 올리고 느낀 점 3가지 (0) | 2020.12.10 |
내가 유튜브를 시작한 3가지 이유 (0) | 2020.05.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