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논문 최종심사에서 합격했다. 4년 반. 회사를 다니면서 박사 한 것 치고 오래 걸린 것은 아니라고 한다. 마지막 학기는 진짜 3개월은 건강과 바꾸면서 논문을 썼다. 전업 학생도 마찬가지일 수 있는데, 나는 진짜 절대적인 writing 시간이 부족하다보니 잠 말고는 바꿀 수 있는게 없었다. 심할 때는 평균 수면 시간은 3-4시간 이었다. 애들을 재우면서 먼저 잠드니까, 재우고 논문 써야지, 라는게 불가능해서 전략을 바꿨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자. 그래서 애들이 자는 10시 쯤 자서 2-3시쯤 일어나서 논문 쓰고 출근하고, 반복. ㅎㅎ 최종심사 앞두고는 3일 동안 3시간을 잔 적도 있었다. 어떻게 버텼는지 모르겠다.
대신 건강을 내어 줬는데,
1. 이석증
이건 사실 2016년에 처음 겪고 네 번째다. 처음 발병도 그랬고, 극한의 스트레스에서 재발한다. 그래도 네 번째라고, 엇 이석증이다. 하고 바로 대처를 나름 잘 했다. 이번에는 큰 병원에 가서 기계를 끼고 정밀 검사도 해 보았는데 진정된 이후에도 안구진탕이 있다고… 아침에 출근 했는데도 직원들이 내 얼굴이 너무 하얗다며 병원을 가 보라고 해서 바로 큰 병원으로 갔다. 에플리 치료 조금 받고 돌아왔지만 사실상 뭐 근원적인 치료법이 없다고 알고 있어서… 여튼, 몇주 지나고 괜찮아졌지만 힘든 시간들 이었다.
2. 턱관절장애
이건 턱 관절 사이가 너무 찌릿하게 아픈 통증이 계속되다 심해져서 치과를 갔다. 이것 역시 큰 병원.ㅎㅎ 이런저런 검사 하고나서 설명을 들었는데 턱관절장애라고 한다. 턱 관절에 근육이 있는데 그게 뭐 좀 이상해져 있다는 것. 이유 역시 스트레스였는데 신체적인 원인으로는 이를 너무 세게 깨물고 있으면 턱 관절 근육이 긴장하고 뭐 그래서 아프게 되는 거라고 한다. 특히 잘 때 너무 긴장하면 턱에 힘을 준 채고 자고 그러니 더 심해진다고 한다. 나중에 찾아보니 골융기도 이런 원인이라고 하는데 내가 평상시에 의식을 하다보니 진짜 턱을 세게 좀 힘주어 깨물고 있는 편 같았다. 수십만원짜리 교정하는 그런 기구가 있는데 근원적인 치료(스트레스 감소)는 아니고 턱을 세개 깨물지 못하게 하는 정도라서 고민하다가 하진 않았다. 이것 역시 시간이 지나니 괜찮아졌다.
3. 우울증
지금은 괜찮은데(…ㅋㅋ), 한참 힘든 시기에 건강검진을 받아서 그랬나, 또 이때 정신건강 영역의 질문에 내가 너무 솔직히 답해서 그랬나, 검사 결과가 중증우울도 이상이었다. …ㅎ 수면장애에 불안을 계속 안고 살아가던 때라 그랬나보다. 힘들어서 평소엔 잘 안그러지만 아는 박사님께 몇 번 전화해서 하소연 한 적도 있다. 이런 시기에는 진짜 별별 생각을 다 하게 되는데, 참… 이렇게 다 지나고 나면 괜찮다.
박사논문이란게 참 뭔지… 아, 탈모를 쓸지말지 고민했는데 넣으면 인정하게 되는 거 같아서 넣지 않았다. 아내가 어느날 앉아있는 내 뒤에서, 오빠 두피가 왜이렇게 빨개??? 라고 했는데, 사진 찍어서 확인해보니 진짜 헉. 이었다. 모발도 가늘어져 있고… ㅠㅠ 부디, 아직 핑크빛인 두피가 얼른 돌아오기만을 바란다. 영 좋지 않은 핑크빛 기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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