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이야기/세온하온

[아빠가 쓰는 육아일기] 생후 205일(아빠라고 불러다오)

inhovation 2017. 6. 9. 23:03

"누워있는 게 편하다는 걸 점점 알아가는 것 같다"

 

"단호박 이유식, 먹고 변비가 심하게 왔지."

 

"관찰력이 뛰어난 세온이"

 

"뭐든지 입으로..."

 

"세수 시켜주려고 하면 손을 입으로 넣는다."

 

"누워서도 혼자 잘 논다."

 

"자기 맘대로 물 마시려고 한다. 아직도 켁켁대면서..."

 

"사과는 잘 먹는다."

 

"목욕 전 세수 시간, 얼굴에 물 닿는 게 싫은가?"

 

"3주 빌려서 잘 타고 반납한 쏘서"

 

"매트 안에서 혼자 놀다 심심해지면 우리를 쳐다본다."

 

"요즘 빠져 있는 거울 놀이"

 

태어난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00일이 넘었다. 200일 때 기념 사진, 집에서 조촐하게나마, 찍으려고 했는데 정신 없어서 둘 다 까먹었다. 세온이 잠들고 나서 생각남... 요즘 세온이는 하루하루 다르게 크고 있다. 신체적으로 커지는 것은 어느 정도 다 된 것 같고, 돌 지난 형들하고 몸무게 차이가 많지 않은 것 보니, 근육의 발달이라든가 언어적 능력? 같은 것들이 발달하고 있는 것 같다.

 

정확히 "아빠"라는 말은 지난 주 금요일에 처음 들었다. 아내 말로는 그 전에도 했다고 하는데, 내가 정확히 들은 건 지난 주 금요일. 이후로 자기 맘대로 아무때나 "아빠! 압! 바~" 한다. 오늘 목욕 할 때도 세수시키는 데 "아빠" 했다. 뭔가 알고 하는 것 같은데 언제 할지 모르니까 동영상도 못찍고, 아쉽다. 한편으론 아내랑 말도 잘 해야겠다고 생각한 게, 매일 '아빠, 아빠' 하고 알려주는 걸 자기가 말하는 건데, 다 듣고 있다는 거 아닌가. 세온이 있을 때, 없을 때도 바른말을 써야겠다.

 

동시에 옹알이도 더 풍부해지고 세밀해졌다. 단순히 소리를 내는 것에서 나아가 약간 방언 수준으로 옹알옹알 한다. 끼오오 같이 고음을 내기도 하고, 우우웅아아오 같이 저음을 내기도 한다. 뭐라고 대답 해주면 자기다 다시 말하기도 한다. 뭐라고 말하는 걸까, 너무너무 궁금하다. 그런데, 영원히 지금 세온이가 표현하는 감정과 기분은 아무도 모르겠지. 세온이도 잊어버릴테고, 우리도 알 방법이 없으니... 아쉽다 이런게. ㅠㅠ

 

아직 일어서지는 못하지만, (기어다니지도 못함...) 자꾸 일어서려고 한다. 보행기에 앉혀 놓으면 의도하지 않는 것 같지만 전후좌우 마음대로 움직인다. 잠깐만 한눈 팔면 화장실 앞에 가 있고, 현관문 앞에 가 있고 한다. 이제 식탁에 머리도 닿을 것 같아서 울타리도 치고 가구에 안 아프게 막 붙여놓고 해야 할 듯. 보행기에서도 다리에 힘 주고 일어서 있고, 매트에 놀으라고 혼자 두면 가생이에 와서 매트 벽을 붙잡고 엉덩이를 들려 한다. 거의 길 것 같지만 방향 바꾸는 것만 잘 하고, 그래서 침대에 눕혀서 재우면 그 좁은 틈에서 가로로 자고 있을 때도 있다.

 

 

지난 2주간 우리 가족은 육체적, 정신적으로 조금 힘이 들었다.

 

우선, 아내가 지지난주부터 감기에 걸려서 고생을 했다. 며칠 누워있다, 세온이도 좀 옮은 것 같아서 같이 병원에 가서 약도 타오고, 그래서 세온이도 처음으로 약을 먹었다. 지금은 거의 다 나은 듯. 그간 세온이 콧물 빼느라 집이 떠나갈 듯이 소리를 많이 질렀지. 나는 지지난주에 아침을 준비하다 손이 베여서 집에서 간단히 처치를 했는데, 점심까지 지혈이 안되어 병원을 갔는데 꿰매야 한다고, 그래서 5바늘이나 꿰맸다. 그 중 한 바늘은 손톱... 'ㅡ'a 한 손을 못쓰니 물 쓰는 집안일을 거의 도와주지 못해 감기걸린 아내가 엄청 고생했다. 육아에 살림까지. ... 실밥 풀으려면 4일 남았다.

 

정신적으로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아웃라스트 사태 때문에. 그 회사 제품을 우리는 아웃라스트 카시트 라이너, 인견 패드와 블랭킷, 잠옷 같은 거, 이렇게 세 개를 쓰고 있었는데, 아웃라스트 사태 터지고, 우리 제품도 잔사가 떨어지는 것을 확인하고, 바로 카시트 라이너는 걷어냈다. 그리고 인견도 찝찝해서 걷어냈는데, 그리고 나서부터 세온이 잔기침이 멈췄다. 애매한 게, 아내 감기가 옮았다고 생각했는데, 얼굴에 좁쌀 여드름도 나고 아기 피부 같지 않아 보여서 '왜 그러지' 했는데, 병원 가도 콧물 기침에 대해서도 특별히 이상은 없는데 이런다고 하고, 단지 열이 안 나서 다행이라는 것 뿐, 왜 그런지 몰랐다. 그런데 인견패드도 찝찝해서 치우니까 바로 호전. 쓴지 일주일도 안 됐는데. 이래저래 피해가 많은 사람들 이야기도 읽고, 인스타 통해서 그 회사에 빠져있던 아내도 충격이고, 다른 사람들에 비해 큰 피해는 없지만 그래도 아기한테 다른 이상은 있는 것은 아닐까 맘조리는 시간들이 계속되고 있다. ... 우리가 이런 일을 겪게 될 줄이야...ㅠ

 

 

200일이 지나며, 그래도 큰 일 없이 잘 지내고 있다. 심하게 아프지 않은 세온이만 봐도 정말 감사하다! 건강하게 매일매일 잘 자라고 있는 것만 봐도 기쁘다! 회사 갔다 집에 오면 날 보고 반가워서 온 몸으로 표현하는 세온이를 보면 정말, 그 기분은 글로 표현이 안 된다. 그동안 수면교육이나 밤중수유도 고민 많이 했는데, 언젠가부터 시간이 지나니 8시에 마지막 분유 먹고 푹 자고 아침, 정확히 말하면 해뜬 새벽에 일어난다. 10시간 가까이 버티는 것. 수면교육을 따로 안시키고, 밤중수유도 자연스레 주다 말다 하면서 끊었는데 모두 긍정적 효과(?)를 불러왔다. 세온이도 우리도 스트레스 안 받고 잘 된 것. ^^ 유일한 스트레스(?)라면 해만 뜨면 얘가 일어나서 깨운다는 것. ... 그래서 회사에 출근을 하면 사무실에 앉마자마 피곤하다. ... 그래도, 세온이를 생각하면 힘이 나고 또 그런다. ㅎㅎㅎ

 

다음 포스팅에서는, 세온이의 어떤 변화를 적을 수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세온아, 건강하게만 자라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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