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이야기/세온하온

[아빠가 쓰는 육아일기] 생후 141일(밤중수유 끊기)

inhovation 2017. 5. 8. 21:09


2017.04.06.목 (생후 141일)


어제부터 밤중수유 끊기에 돌입했다. 수면교육 차원에서는 아니고, 소아과에 갔는데 성장호르몬이 새벽에 분비되는데 밤중수유를 하면 호르몬 분비에 방해가 되서 성장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어제부터 시도했는데 완전 폭망...ㅋㅋㅋ


어제 저녁에 내가 약속 때문에 나갔다가 늦게 들어오면서 아내는 세온이를 보다가 힘들었는지 저녁 8시에 분유를 먹이고 10시에 재웠는데 항상 그렇듯이 새벽 3시에 일어난 것이다. 그래서 본격 밤중수유 끊기 시작! But, 어마어마하게 우는 아기 앞에서 엄마와 아빠는 강한 마음을 갖지 못하고 얼마 못 버텨 젖병을 물릴 수 밖에 없었다...ㅋㅋㅋ


아내가 끊으려던 밤중수유를 하는 동안 인터넷을 좀 찾아 봤는데 S대 소아과 교수가 쓴 전문적인 글에도 댓글은 정말 가관이었다. 아기 엄마들의 엄청난 성토. 니가 해봐라, 구체적인 방법도 없다, 아기마다 다르니까 할 필요 없다, 아기도 부모도 스트레스다, 등등등 ㅋㅋㅋ 그래서 그냥 우리도 억지로 하지 않기로 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세온이가 밤/낮은 구분을 확실히 해서 최종 수유 시간을 늦춰보기로.


그래서 오늘은 저녁 7시에 분유를 먹이고 8시에 잠들어서 10시 반에 깨웠다. 자고 일어났는데 젖병이 물려 있는 어리둥절한 상황. ...ㅋ 그래도 잘 먹고 잘 잤다. 7시에 200ml, 10시 반에 150ml먹고 새벽 5시에 깼다. 하. 이정도면 성공적이다. 하하하.


아내는 새벽에 안 깨니까 피곤하지도 않다고 한다. 삶의 질이 다르다고...ㅋ


뭐, 이게 또 맞는 방법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것저것 찾아보고 얘기 들어보면 다 달라서 뭔가 정답은 없는 것 같기도 하다. 성장호르몬 때문이라면 밤중수유를 끊는 게 과학적(?)으로는 맞을 것 같으면서도 자연스레 된다는 엄마들도 많은 거 보면 억지로 할 필요는 없을 거 같기도 하고... 그냥, 아기의 욕구를 잘 충족시켜주기만 하면 되는데, 자는 욕구, 먹는 욕구, 이게 힘들다. ...그치, 힘들겠지. 이게 육아인데...ㅎㅎㅎ


지금까지 그래도 세온이를 돌본 것들을 생각하면, 자꾸 안아주면 손 탄다고, 안아주면 부모만 힘들다는 말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틈만나면 안아주고 했는데, 지금도 여전히 안겨있는 것을 좋아하긴 하지만 혼자 앉혀놓아도 잘 노는 시간들도 '자연스레' 늘어나고 있다. 아침 7시에 일어나서 설거지하려고 혼자 앉혀놓으면 30분 정도는 내 얼굴 쳐다봤다가 모빌 만졌다가 하면서 잘 논다. 내 생각, 추측에 왠지 '우리 엄마 아빠는 날 다시 꼭 안아줄거야'라는 믿음이 세온이한테 생긴 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안정적인 애착이 잘 생겼다고 봐야 하나?ㅋ


여튼, 결론은 밤중수유든 그 어떤 육아의 과정이든 '자연스레' 하는 게 중요할 거 같다. 학교가면 똑같은 교복 입고 똑같은 공부 하게 되면서 다른 애들하고 똑같이 살라고 배우게 될텐데(물론 난 이렇게 교육시키지 않을 거지만), 아기때부터 남들하고 똑같이 다 맞춰서 해주면 어떡하나. 아기들도 자기만의 스타일, 자기만의 성격이 있을텐데...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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