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이야기/세온하온

[아빠가 쓰는 육아일기] 생후 42일부터 45일까지(친정 4주차)

inhovation 2017. 2. 21. 23:45

2016.12.28.수 (생후 42일)

분유 먹는 아기들은 빠는 욕구를 채워주는 게 부족해서 공갈젖꼭지를 써야 한다고, 그래서 결국 주문을 했다. 이것저것 알아보다가 배송이 얼른 되는 게 중요하니 적당한 거로 결제. 모유 먹는 애들이 젖 떼는 것 처럼, 분유 먹는 애들도 젖꼭지 떼는 게 힘들다고 한다. 그런데 뭐, 비슷비슷하니까 너무 걱정 안하고 일단 젖꼭지를 물리기로 했다. (구강기 고착...이 되면 안되니까...ㅠㅋ) 세온이를 가만 보면 물고 싶어서 그런 것 같다고 한다. 그런데 막상 젖 물리고 잘 안나오면 짜증을 내기 시작한다고...


돌 전까지는 하루에 1,000ml 넘기지 말라고 했는데, 세온이는 여기서 계속 조금씩 더 넘게 줬던 거 같아서 다시 줄이기로 했다. 위에 부담이 되고 소아비만이 될 수 있는 위험성도 있다고 한다. ...ㅠㅠ 하나가 너무 어렵다고 하는데, 나도 아는 게 없고, 오늘부터 육아백과 책 좀 보고 공부를 해야겠다.


분유도 주문한 거 벌써 두 통 밖에 안 남았다고 걱정하는데, 이런 걱정은 하지 않게 해 줘야겠다. 참, 이래저래 신경쓸 게 너무 많다. 아내가 많이 힘들어 하는데, 나는 이럴 때 같이 있는 게 더 좋을 것 같지만 반대로 아내 입장에서는 혼자 지내는 시간이 더 많아지는 거라서 조금 걱정도 되나보다. 결국 대화의 결론은 없이 당분간 처가에서 더 지내는 것으로... ...


2016.12.29.목 (생후 43일)

세온이가 엄마 걱정하는 거 알았는지, 아니면 밤낮이 구분되는 건지, 밤 사이에 두 번 깼는데 110ml씩만 먹고 잤다고 한다.


어제부터 아내가 왼쪽 속목이 많이 아프단다. 계속 무거워지는 세온이를 들었다 놨다 하면서 무리가 갔나 보다.


세온이는 침이 좀 많아 진 것 같다고...


아내 아는 간호사 언니에게 물어보니, 아기가 너무 달라는대로 다 주지 말고 조금 줄이는 것도 필요하다고 했다. 젖꼭지도 물려보라고 해서 아내가 물려봤는데, 너무 귀엽지만 젖꼭지에 의존하는 것 같은 게 너무 슬프다고 한다. 그동안 계속 많이 먹었던 게, 빠는 욕구만 충족시키고 싶었던 건데, 아내가 너무 몰라서 계속 먹인 게 후회된다고 한다. 바보엄마라고. ... 아닌데, 아내 잘 하고 있는데...


나는 집에 와서 아기 침대를 옮겼다. 세온이랑 우리랑 나란히 자게끔.


밤 11시, 세온이가 안 자고 소리지르고 난리 쳐서 결국 분유를 더 주고, 똥은 6번을 쌌다고 한다. 너무 힘들다고... 아내가 모르겠다고만 한다.


2016.12.30.금 (생후 44일)

세온이가 새벽에 먹는 양은 확실히 줄었다고 한다. 


종무식 하고 바로 세온이에게! 처제는 어제 입원해서 조카가 와 있었다.


바로 세온이 보는 데 투입하고 사진도 찍고 했다. 분유 주는 건 내가 거의 전담해서 했다. 이제 진짜 자세도 나오고 편하다.


저녁에는 처제 병문안을 다녀왔다.


밤에 세온이 분유 주며 재우면서는 아내랑 오랜만에 마음 속에 있는 깊은 대화를 나눴다. 우선 집에 얼른 가자는 게 주제였는데, 처제 입원해있고, 조카까지 와 있는 상황이 장모님에게 너무 버거워보였다. 마음고생에 몸고생까지. 세온이와 아내가 있는 것도 죄송한 마음인데, 처제 입원해 있는 상황에 조카까지 보는 상황에, 세온이라도 우리가 데려가는 게 나을 것 같은...? 아내도 그런 상황은 모두 이해해서 내일 모레 가기로 했다. 안 그래도 어제 아내가 장모님에게 내일 모레 간다고 말씀 드렸다는데 대답은 안하셨다고...


2016.12.31.토 (생후 45일)

밤 사이 네 시간 간격으로 세온이가 깨서 조금 편했다. 하루종일 세온이 보고 있는 게 마음은 편하다.


오전에는 처제 공부방에 가서 테이블을 설치 해 주고, 그 사이 아내는 장모님하고 이야기를 한다고 했는데, 결론은 내일보다는 다음 주에 가는 것으로 했다고 한다. 조금 답답한 마음과 아쉬운 마음도 있었지만, 아내의 결정에 따르기로 했다.


오후에는 우리가 세온이 목욕도 시켜봤는데 조금 어려웠지만 여러번 해 보면 익숙해질 것 같았다. 세온이가 얼른 커서 나랑 목욕탕을 같이 가면 좋겠다.


저녁에는 본가에 다녀왔다. 가기 전에 세온이를 카시트에 앉히는 것 부터 힘들었다. 짐 챙겨야 할 것도 은근 많고... 그래도 본가에 가니 세온이 앞에서 어린아이마냥 좋아하시는 부모님과, 동생도 은근 좋아하면서 어쩔 줄 몰라해서 부모로서 뿌듯했다. ㅋㅋㅋ


밥 먹는 동안 세온이가 울어서 어머니께서 좀 봐주셨는데, 안 울고 있길래 뭐 하나 봤더니 마사지를 받고 있었다. 편안히 마사지 받으면서 안 우는 세온이가 너무 웃겼다.


가족사진은 나중에 찍으려고 했는데 마지막에 카시트에 태우고 결국 가족사진을 찍었다. 아버지 소원 성취 하심. ㅋㅋㅋ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