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이야기/세온하온

[아빠가 쓰는 육아일기] 생후 56일부터 76일까지

inhovation 2017. 3. 25. 22:18

2017.1.11.수 (생후 56일)

아내랑 세온이 혼자 있은지 3일. 퇴근 하자마자 아내는 나에게 너무 힘들다고 했다. 100일이 지나면 그 즈음 휴가를 보내달라고 한다. 나는 그 휴가가 혼자만의 휴가인줄 알았는데, 세온이를 데리고 친정에 다녀온다는 것이었다. 아. ... 그럼 나는 또 혼자 지내야 하는데. ... 급 슬퍼졌다. 내가 많이 도와주지 못하고 있나 하는 생각과 큰 도움이 못되는 것 같아서 우울하기까지 했다. ... 아내랑 세온이랑 떨어져 있는 거 싫은데...ㅠㅠ


2017.1.13.금 (생후 58일)

날도 춥고 습도도 너무 떨어져서 가습기를 산 게 도착했다. 온도, 습도만 잘 맞춰도 아기들은 건강할 수 있다고 하던데... 가습기 살 때도 고민 엄청 하다가 결국 상대적으로 세균 번식에도 안전(?)하고 방도 따뜻해진다는 가열식으로 선택. 전기세는 포기. ...


2017.1.14.토 (생후 59일)

아내가 찜닭을 먹고 싶다고 해서 바로 닭을 사와서 해줬다. 밤에는 혼자 거실에 나와있었는데 외풍이 심한 거 같아서 창문 막는 거를 알아봤다. 아내랑 둘이 살았다면 이런 거에 크게 신경쓰지 않고 살았을텐데, 아무래도 아기가 있으니까 이런 부분까지 세세하게 신경이 쓰이나보다.


2017.1.15.일 (생후 60일)

두 번째 주말을 맞이했다. 두 번째라 그런지 좀 익숙하기는 하다. 물론 쉬는 건 아니지만...


세온이가 자는 동안 아내랑 창문 외풍 차단하는 용품들을 구매했다. 그리고 그동안 DSLR로 찍은 세온이 사진을 정리했는데 진짜 너무 귀엽게 잘 크고 있는 것 같다. 사랑스러워.


2017.1.16.월 (생후 61일)

아침에 내가 출근을 하자마자 세온이가 똥을 쌌다고 한다. 그리고 기분이 좋아서 엎드리기를 시켜봤는데 힘겨운지 운다고 한다. 그래서 눕혀 놓으니까 마치 뭘 생각하는 사람처럼 손을 턱에 받치고 있다.


오후에도 똥을 왕창 쌌다고 한다. 씻기는 데 아내가 허리가 나갈 것 같다고 한다. 아직 회복도 다 안 된 것 같은데...


퇴근하고 집에 오자마자 아내가 너무 힘든 표정으로 피자를 시켜먹자고 한다. 너무너무 배가 고프다고... 그래서 바로 피자를 시켜서 (50분을 기다려서) 먹었다. 생각해보니 결혼하고 처음 시켜 먹는 피자 같다.


저녁에는 세온이 목욕하는 거를 동영상으로 찍었는데 욕조가 작아졌다. 동영상을 본가 식구들에게 보내주니 세온이 삼촌이 욕조를 사준다고 한다. 이럴 의도는 없었는데...ㅋㅋ 득템.


2017.1.17.화 (생후 62일)

점심에 세온이가 아내 품에 안겨서 한 시간 째 잔다고 한다. 겨운 눕혀놓고 점심을 먹었다고... 그리고는 세온이가 계속 푹 자서 아내도 중간중간 잤다고 한다. 그런데 세온이가 깨고 나서는 왈칵 토를 했는데 냄새도 심하고 기침도 하고 했다고... 왜그러지...?


2017.1.18.수 (생후 63일)
50일 기념촬영을 위해 휴가를 썼다. 아빠가 아침부터 같이 있는 줄 아는지 세온이가 똥을 쌌다.


오전에는 새마을금고에 가서 세온이 적금 통장을 만들고 점심 먹고 산 속까지 또 찾아 들어가 50일 촬영을 했다. 잠시 대기하고 두 컷을 찍었는데 정신없이 휘리릭 찍었다. 엎드린 자세에서 가슴에 뭘 대주니까 그런지 고개를 뻣뻣하게 잘 들었다. 완전 귀요미다. 집에 오는 길에는 길을 잘못 들어서 고속도로로 가게 되서 통행료도 내고 빙 돌아왔다. 이 사진관은 다녀올때마다 이런다냐...


저녁에는 아내 밥반찬으로 시금치 조림을 하기 위해 (처음으로) 청주를 사오고 혼자 시금치 조림을 해봤다.


2017.1.19.목 (생후 64일)
아침에 소아과에 가서 간단한 검진도 받고 예방접종을 했다. 요새 코가 마르고 기침을 많이 해서 걱정 했는데 괜찮다고 한다. 그리고 그동안 궁금했던 것도 다 물어봤는데 모두 괜찮다고 한다. 주사를 맞을 때는 세온이가 병원이 떠나가라 울어서 옆 방에서 내가 안고 있으니 좀 진정이 되고 잠이 들었다. 아내는 세온이 코에 식염수 넣어주는 것과 비타민 D를 사왔다.


아내랑 세온이를 집에 데려다 주고 나는 바로 출근을 했다.


2017.1.20.금 (생후 65일)

눈이 완전 많이 와서 조심조심 출근하고, 조심조심 퇴근 했다.


퇴근을 하자마자 옷을 갈아입고 세온이 똥 치우기, 목욕을 시켰다. 똥이 온 몸에 다 묻었는데 역대급으로 가장 많이 싼 것 같다.


목욕을 시켜 놓고 나니 기분이 좋은지 혼자서 잘 논다. 그런데 우리가 밥 먹을 때는 세온이가 자꾸 칭얼대서 조금 일찍 분유를 먹이고 재웠다. 그리고 우리도 일찍 잤다.


2017.1.21.토 (생후 66일)

어제 너무 일찍 잤는지 새벽에 깨서 칭얼댔다. 분유를 줬는데도 잠을 안잔다. 젖병이 없어서 새벽에 설거지하고 소독하고 누웠는데 세탁기에 빨래 안 널은 게 생각나서 일어나서 널었다. ...


아침에는 쓰러져서 자는데 아내 먼저 일어나서 병원을 다녀온다고 나랑 세온이만 두고 갔다. 세온이는 좀 더 자는가 싶더니 일어나서 한 시간 정도 같이 놀았다. 모빌을 보면서 혼자 잘 놀기도 하고... 그리고 졸리다고 해서 안아주는 데 나한테 자꾸 젖을 찾는다. ... 아빠는 없는뎅... 고개를 돌리고 쪽쪽. 그래서 눕히고 쪽쪽이를 물리고 백색소음을 들려주면서 재웠다.


하- 아내가 돌아왔다.


2017.1.28.토 (생후 73일)
설날이다. 본가에 가서 세온이가 할아버지, 할머니한테 세배도 하고 세뱃돈도 받았다. 그리고 할머니가 세온이한테 분유를 주면서 재미있게 놀았다. 지난 번에는 만두를 만드시느라 세온이랑 놀아주지도 못했는데... 세온이 할머니가 뭔가 (오랜만에 아기를 봐서 그런지) 까먹은 것 같지만 그래도 세온이가 은근히 좋아한다.


2017.1.29.일 (생후 74일)
집에 돌아와서 세온이와 함께하는 일상으로 복귀했다. 일주일도 안 있다 온 건데 짐은 차 한 가득이다. ...


2017.1.31.화 (생후 76일)
일어나자마자 세온이가 똥을 쌌다. 오늘은 아빠가 늦게 출근하는 거를 알고 모닝똥을 쌌나보다.


병원에 가서 로타넥을 먹이고 접종 주사를 맞았다. 로타텍은 분유보다 더 잘 먹어서 2cc가 부족할 정도였다. 주사를 맞고 나서는 악을 썼지만 아내가 젖을 물리니 금방 안정이 되었다.


집에 돌아와서도 특별히 열은 안 났고 토도 안 했다고 한다. 조금 보채거나 조금 놀라는 정도만 있었다고... 씩씩한 아이로 자라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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