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이야기/세온하온

[아빠가 쓰는 육아일기] 생후 35일부터 41일까지(친정 3주차)

inhovation 2017. 2. 21. 23:23

2016.12.21. 수 (생후 35일)

아침부터 대박 똥을 싸서 전쟁이었다고 한다.


예방접종 맞히러 가기 전에 아내가 긴장을 많이 한다. 세온이는 뭐 하러 가는지 알지도 못 할 텐데...ㅠ 걱정 많았던 접종은 잘 맞았다고 한다. 그런데 자면서 세온이가 계속 우는 게 많이 아팠던 거 같다고 한다. 주사를 찌를 때는 안 울었는데, 잡아주는 사람이 세게 잡으니까 울었다고...ㅠㅠ


오전 11시에 분유 주고 계속 깨서 재우고 똥 싸서 치우고, 아내도 좀 쉬려고 했는데 3시간 지나서 또 분유 달라고 울고... 아내가 쉴 틈이 없다. 젖을 줘도 울어서 장모님에게 넘기니까 바로 잠든다고 한다.


아내는 며칠을 고민한 백팩을 샀다. 가벼운 거로...


저녁에는 세온이가 계속 깜짝 놀라면서 깬다고 한다. 주사 맞았던 게 진짜 아팠나보다. 병원에서도 그랬을까봐 아내가 많이 속상해 한다.


나는 집에서 혼자 다용도실 문에 시트지를 붙이고 경첩을 새로 다 달았다. 혼자 쉬면서 셀프 인테리어. 완전 뿌듯ㅋ


2016.12.22. 목 (생후 36일)

새벽 내내 세온이가 거의 못 자서 아내는 완전 기절했다. 속이 좋지 않은지 손, 발도 차고, 분유 먹은 것도 그대로 뱉어 냈다고... 다행히 열은 없었다. 똥은 두 번이나 쌌다고...


젖꼭지를 1개월용으로 바꿔봤는데 160ml를 10분만에 먹고(원래는 20분), 3시간 뒤에 배고프다고 울어서 100ml만 또 먹였다고 한다. 그런데 그대로 뱉어냈다고... 그래서 다시 0개월용 젖꼭지로 바꿨다고 한다.


나는 집에서 또 혼자, 남은 시트지로 거실 에어컨을 꾸몄다.


2016.12.23. 금 (생후 37일)

나라에서 세온이 보조금이 들어왔다. 11월꺼도 들어오고 해서 지금까지 총 40만원.


퇴근하고 집에서 안방에 작은 에어컨에 시트지를 붙이고, 8시가 조금 넘어서 아내와 세온이가 있는 처가로 출발. 세온이가 일주일만에 또 많이 컸다. 아내는 살이 더 빠진 것 같다. 그동안 못 안아준 세온이를 안아주고 놀다가 일찍 잠이 들었다.


2016.12.24.토 (생후 38일)

새벽 2시, 5시에 일어나서 세온이 분유 주고 소화시켜줬다. 7시에는 도저히 못 일어나고 그냥 잤다. 하루종일 세온이랑 놀면서 안아주기도 하고...


아내랑 둘이 있을 때, 세온이가 똥을 완전 많이 싸서 기저귀를 갈아주려고 했는데 수건에 또 쌌다. ㅋㅋㅋㅋㅋ 물 떠와서 씻겨주는데, 처음 만져본 똥... 미끌미끌했다.


오후에는 아내와 첫 외출, 이마트 트레이더스에 같이 다녀왔다. 장도 좀 보고 오는 길에 이사오기 전에 살던 동네에 가서 베트남 음식도 사가지고 돌아왔다.


세온이가 계속 잘 안 자더니, 밥 먹을 때는 잠이 들어서 처가 식구들과 다 함께 모여 저녁을 먹었다. 크리스마스 이브.


2016.12.25.일 (생후 39일)

새벽에 두 번 깨고 아침에도 일어나서 내가 분유를 먹였다. 세 번 다 성공(?)한 적은 처음이다. 정말 아내는 매일 이런다고 생각하니 너무 힘들겠다. 원래는 아내 조리원 나오고 오늘까지만 친정에 있겠다고 한 건데 2주 더 남는다고 한 것에 대해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


오후에는 또 세온이가 대박 똥을 싸서 다 달라붙어서 기저귀 갈아주고 씻겼다.


집에 가기 전에는 아내랑 세온이랑 같이 침대에 누워있었는데 너무 좋았다. 세 식구가 한 침대에 누워있다니...ㅠㅠ


저녁에 부모님께서 낙지를 조금 가져다 주셨는데 세온이를 보고 가진 않으셨다. 내가 말도 하지 않았거니와 본다는 말씀도 안하셔서... 조리원 나오고 나서 아픈 이후로 모두 조심스런 것 같다. 뭐, 다음 주에 같이 만나기로 했으니까...


저녁을 먹고 세온이 사진 정리하고 나는 집으로 왔다. 가끔 투정을 부리기도 하고, 큰 도움이 안 되는 남편을 항상 이해해주고 사랑해주고 믿어주는 아내가 고맙다.


2016.12.26.월 (생후 40일)

오후 4시에 밥을 먹을 시간인데 3시부터 일어나서 찡찡댄다고 한다.


잠을 잘 때는 여전히 놀란다고 한다.인터넷 찾아보니까 또 뇌, 신경, 어쩌구 저쩌구 무서운 이야기만 가득하다. 그래도 세온이가 경기를 일으키고 그런 정도는 아닌 것 같고, 시간이 지나면 좀 괜찮아 진다는 이야기도 있고... 정말 작은 거 하나에도 걱정이 가득하다. 일단 아내가 손은 못 움직이게 감싸놓았다고 한다. 분유 먹기 전에도 소리를 막 지른다는데, 아빠가 같이 없어서 그런가...ㅎ 장모님도 아내랑 처제들을 키울 때, 세온이처럼 이러진 않았다고 한다. (그래도 세온이는 사랑스럽다)


밤에는 아내한테 연락이 왔는데, 세온이가 젖 먹으면서 엄청 버팅기고 흥분하면서 먹고, 그러다가 먹은 거 다 게워내고, 속에서 올라오는 것 처럼 웩- 하며 순간 숨도 안 쉬고 흥분을 못 가라앉혀서 깜짝 놀랐다고 한다. 다행히 다시 분유는 잘 먹는다고... 너무 급한 마음에 그랬나, 어쩔 줄 몰라 한다고 하는데... 왜 그러지, 머리가 너무 흔들려서 그런가, 내가 안아주고 할 때 신경을 너무 덜 썼나...ㅠㅠ 우리가 그동안 아기 공부도 안하고 모르는 것도 너무 많고...ㅠㅠ


9시부터 아내랑 장모님이랑 쉬질 못했다고 한다. 소화도 다 안 됐는지 계속 똥싸고... 옆에 내가 없어서 너무 안타까운 마음 뿐이다.


2016.12.27.화 (생후 41일)

오전부터 분유 먹고 똥 싼 다음에 안 자려고 힘주는데 겨우 재웠다고 한다.


아내가 내년에 세온이랑 셋이 제주도에 가자고 해서 들떠있다. 나도 말만 들어도 들뜬다. 따뜻한 봄/여름 즈음에 다 같이 가면 좋을 것 같다. 저녁에는 세온이 분유 먹이려고 하는데 쿨쿨 자서 아무리 말을 걸고 건드려도 일어나지도 않는다고 한다. ㅎㅎ 오히려 분유 먹을 시간이 아닐 때에는 달라고 난리치면서 속에 있는 거 뱉어내고... 아무래도 공갈젖꼭지를 사야 할 것 같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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