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이야기/세온하온

아빠 육아휴직 네 달째 느낀점 3가지

inhovation 2021. 7. 3. 00:16

세 달째 느낀점 3가지는 아래 링크 참조

 

 

아빠 육아휴직 세 달째 느낀점 3가지

두 달째 느낀점 3가지는 아래 링크 참조 아빠 육아휴직 두 달째 느낀점 3가지 첫 달 느낀점 3가지는 아래 링크 참조 아빠 육아휴직 한 달째 느낀점 3가지 2021년 3월 2일 ~ 2022년 3월 1일 육아휴직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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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이 지나고 2021년의 절반이 지났다. 육아휴직은 4개월 지났는데, 1년의 절반이 지난거랑 같이 생각해 보니 엄청 많이 지난거 같다. 실제로 많이 지나기도 했다. 1/3이 지나갔으니까. 하루하루 시간 참 안가는 것 같으면서도, 이렇게 지나고 나면 시간 참 빠르다. 육아휴직 시작하면서 결심하기론, 운동 삼아 매일 아침마다 가까이 있는 산에도 다녀오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혼자 산에 간 적이 한 번도 없다. ... 점심에는 거의 매일 라면 먹으면서 유튜브를 봤는데, 최근들어 라면은 끊었다. 육휴 시작하고 몸무게가 쭉- 빠져서, 어어어 했는데, 다시 쭉- 늘어서 식단 조절이 필요할 것 같은 이유 때문이다. 박사 논문 작업은 순항중이다. 천천히. 느릿느릿. 다음 주에 교수님께 데이터 받을 게 있어서 월요일에 학교 다녀올 예정인데, 그러고 나면 좀 달릴 수 있을 것 (달려야 할 것) 같다. 다른 논문 읽는게 진짜 중요한데, 제일 지루하다. 여튼. 뭘 했는지 몰라도 나름 한 달 그래도 잘 지낸 것 같다.

 

10. '손에 물 한 방울도 안 묻히게 해줄게'는 진짜 힘든 일이다.

결혼하면서 남자들이 하는 말, '손에 물 한 방울도 안 묻히게 해줄게'를 직접 실천하다보니 이게 진짜 힘든 일이라는 것을 '몸소' 깨닫고 있다. 새벽에 아내 출근하고 나면 아침부터 애들 케어를 하면서 물을 수시로 만진다. 특히 하온이 응아하면, 기저기 벗기고 (우리는 물티슈로 안 닦아 줘서) 샤워기로 엉덩이 닦아주는데, 어떤 날은 아침에 2-3번 할 때도 있다. 그리고 밥 준비 하면서도 뭔가 습관적이지만 꼭 필요에서 물을 계속 만지게 된다. 흘린거 닦을 때 행주 짜면서 많이 만지는 것 같다. 하온이가 아직 많이 흘리고 그래서 어쩔수가 없다. 하온이 손에 기름기 묻은 거를 닦아주려고 비누 묻히고 그런 것들도 꽤 자주 있고. 저녁 준비 하면서도 물은 진짜 많이 만진다. 야채 씻고, 머 이런 자질구레한 일들. 그런데 사실 머 이거까지는 큰 영향이 없는 것 같고, 하온이 때문에 비누를 만지거나 급히 애들 수저 몇개만 고무장갑 안끼고 설거지 하거나 그런 것도 있고. 다행히 메인 설거지는 식기세척기가 해주고, 그리고 식기세척기에 넣는 이 때에는 꼭 고무장갑은 껴서, 최악까진 아니지만, 어느샌가 손이 진짜 많이 건조해졌다. 날씨 영향도 많이 받는 것 같고. 가끔가다 (꽤 자주) 터치가 잘 안되면 진짜 난감하다. 참... 아내가 핸드크림을 바르라고 하지만, 나는 그 핸드크림의 미끌미끌한게 손에 남는게 더 싫다. 내가 만지는 다른 모든 것들도 다 핸드크림이 묻고 그래서. 어쩔 수 없지 뭐.

 

11. 육아휴직급여 액수 줄어드니까 걱정은 된다.

오늘, 4개월차의 육아휴직급여를 신청했다. 지난달까지는 아빠 육아휴직 보너스제로 250만원에, 지자체 보조금 70만원까지 나와서 아주 든든했다. 그런데 이제 지자체 보조금도 3개월까지 끝이고, 육아휴직급여도 정상적으로 돌아와서 많이 부족할 것 같다. 통상임금의 50%인데, 상한액인 120만원에서 75%만 나오니까 90만원. ...더 떼는게 있을지 모르겠지만, 확 줄었다. 물론 아내가 일은 해서 큰 문제야 없겠지만 가장의 입장에서 괜시리 걱정은 된다. 처음으로 '조기 복직 해야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바로 접었다. ㅋㅋㅋ 사람이 참 간사한게, 300만원 넘게 줄때는 아무 생각 없었는데, 120만원에서 30만원 떼고 준다고 하니 참... 30만원 뗀거는 복직하고 30만원 x 9개월 = 270만원을, 그것도 6개월 후에 받게 되는데. 복직후 6개월간 기본 월급에서 평균 45만원씩 더 받는 셈. 흠... 여튼, 씀씀이는 항상 아껴왔는데, 주식투자 금액이 확 줄어들 것 같다. ㅠㅠ

 

아침에 자전거 타고 유치원 가는 길

 

12.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

너무 식상한 이야기지만, 행복한 순간들이 너무 많다. 하루는 집에서 애들하고 같이 햄버거를 만들어 먹었는데, 세온이가 너무 좋아하면서 세 개나 만들어 먹는데, 이게 뭐라고 눈물이 날 뻔 했다. 그리고 처음으로 카라반 캠핑장도 다녀왔는데 애들도 너무 좋아하고 아내도 즐거워해서 나도 좋았다. 물론 가서 애들 케어하느라 우리 부부는 계획했던 넷플릭스는 커녕 누가 1등으로 잠든지도 몰랐지만...ㅎㅎ 아침에 유치원 차를 태우기 위해서는 정신없지만, 유치원차 안타고 씽씽카 타고 가거나 자전거 타고 가면 여유도 있어서 이런날은 뭔가 좀 낫다. 기분이. 앞으로 그냥 쭉 아침에는 자전거 타고 보낼까 생각중이다. 세온이도 좋아하고 그래서. 힘들면 다시 차 탄다고 하겠지. ㅋㅋ 자전거도 몇 달 전에 샀는데, 그때는 잘 못탔지만 요즘 며칠 연습 했다고 꽤 잘 탄다. 그래서 이렇게 애들 크는거 보면 뭔가 감회가 새롭고 행복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것 같은 기분이다. 일하고 했으면 이런 시간은 절대 갖지 못할텐데, 육아휴직하고 누리는 특권이다.


그런데, 행복도 많이 느끼지만 화도 나는 건, 어쩔 수 없겠지...?ㅠㅋㅋㅋ 하온이는 떼만 늘어가는데, 붙어있는 시간이 많다보니, 그리고 나도 사랑을 주는 아빠이면서 사람이라서 힘든 순간들이 (꽤 많이) 온다. 잘 참고 넘어갈 때도 있지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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