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이야기/세온하온

아빠 육아휴직 다섯 달째 느낀 점 3가지

inhovation 2021. 7. 29. 00:18

네 달째 느낀점 3가지는 아래 링크 참조.

 

아빠 육아휴직 네 달째 느낀점 3가지

세 달째 느낀점 3가지는 아래 링크 참조 아빠 육아휴직 세 달째 느낀점 3가지 두 달째 느낀점 3가지는 아래 링크 참조 아빠 육아휴직 두 달째 느낀점 3가지 첫 달 느낀점 3가지는 아래 링크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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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척 더운 7월이 거의 다 갔다. 이제 곧 8월. 8월 지나고 나면 더위는 한풀 꺾이겠지. 코로나는 언제쯤 종식되려나. 육아휴직이 먼저 끝날까, 코로나가 먼저 끝날까. 7월 첫주에 교수님 만나고 데이터 받아서 7월에는 논문 진행이 속전속결일 줄 알았는데, 데이터 작업은 언제나 힘들다ㅠ 예상치 못한 노가다가 너무 많아서. 그래도 7월엔 뭔가 애들을 잘 본 것 같다. 특별한건 없었는데, 이제 점점 육아휴직한 남편에 특화되고 있는, 그런 느낌이랄까. ...'ㅡ'a

 

13. 부부 대화의 끈을 놓치면 안된다.

가족끼리 회화가 아닌 대화를 하라는 말을 들었다. 회화는 밥먹었어? 응. 뭐 이런거고, 대화는 서로 마음을 열고 이야기 하는 그런거라고. 요즘 무척 더워서 그런지 몰라도, 아내는 일하고 들어오면 더위먹은 사람마냥 녹초가 될 때가 많이 있다. 요즘 더 많이. 애들하고 놀면서 눈이 감기기도 하고(마치 내가 육아휴직 하기 전 모습이랑 비슷하게...), 어떤 날은, 하온이가 밥을 잘 안먹은것도 있지만, (회사에서 너무 힘들었는지) 밥을 안먹는 하온이를 너무 엄하게 혼내는 것이었다. 그날, 남자 셋이 밥먹고 다 눈치보면서 밖에 나가서 한 시간 동안 씽씽카를 타고 들어왔지. ...ㅋㅋㅋ 여튼, 아내가 일하고 들어오면 너무 배고프고 힘들고 하니, 서둘러 저녁 먹고, 씻고, 조금 놀고, 금방 잘 시간이 된다. 대화할 시간이 없다, 아내랑. 가끔은(꽤 자주...) 나는 애들보다 아내를 더 기다렸는데, 집에 들어와서 저녁 준비하고 있는 나에겐 눈길 조차 주지 않고(...ㅠㅋ) 애들하고만 인사하고 그냥 그렇게 지나가는 시간이 아쉽기도 하고 서럽기도 하고, 그렇다.

언제 한번은 애들 다 재우고 진지하게 서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나는 그냥 집안일 하고 있을 때(저녁 준비나 설거지 같은거) 뒤에서 꼭 한 번만 안아줘도 좋다고, 하루에 한 번씩 만이라도, 그래서 아내는 알겠다 했는데, 애정표현이 익숙치 않고, 게다가 녹초가 되어서 들어온 아내는 아직도...ㅋㅋㅋ 재밌...는 거는 아니고, 서로 감정 상할 때도, 거의 대화를 못해서 그런 것 같다. 아내는 이럴 때마다, 일하고 들어와서 힘들고, 애들도 자고 그러면 자기도 자야 하지 않겠냐며, 어쩔 수 없는 상황인데 왜 나 혼자 그렇게 안타까워하고 그러냐고 다그치는데, 맞는말이긴 한데, 너무 팩트로 때리니까 대꾸도 못하겠고 참...ㅠㅋ 난 하루종일 어른 대화 상대가 없는데... 아내는 그냥 퇴근하고 회화하는 것으로 큰 아쉬움은 없는 것 같다. 뭔가, 진짜 내가 육아휴직 하기 전이랑 비슷하게, 서로 입장 바뀐거를 내가 절실히 느끼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여튼, 육아휴직을 했는데, 부부 사이에 대화가 막 엄청 늘어나고 그런건 아닌거 같다. 맞벌이 하면 큰일나겠는걸...?ㅋ

 

14. 형제 간 우애가 제일 중요하다

나도 남자 형제가 있는데, 어렸을 때 아버지께 귀에 박히도록 들었던 말이, 형제끼리 우애를 돈독히 하라는 것이었다. 생각해보면, 동생은 나에게 핍박(...) 받은 일이 있는 것 같지만, 그래도 내가 형제 평균으로 따졌을 때, 그래도 괜찮은 쪽으로 상위에 있지 않았을까 싶다. 동생 잘 챙겨주는 쪽으로...ㅋ 뭐, 이건 피해자(동생) 입장도 들어봐야 하긴 하지만, 그래도 진짜 막 엄청 사이 안좋게 크진 않았던 것 같다. 동생은 나름 힘들었을 수 있겠지만. 몇 번 못살게 군 적도 있고, 윽박지른 적도 있었다. 그런데, 이게 두 아들을 키우면서, 왜 아버지께서 나에게 그렇게 동생을 잘 챙겨주라고 하고, 사이좋게 지내라고 하셨은지 너무 절실히 깨닫고 있다.

육아휴직 하고, 애들 보면서 가장 화나게 하는 순간은 언제일까? 아침에 나는 새벽까지 공부하고 자서 피곤한데 애들이 먼저 깼을때? 큰애 세온이가 나한테 소리지르면서 화낼때? 말을 하지 못하는 하온이가 답답해 하면서 울면서 투정부릴때? 쓰다보니 다 화나는 상황이긴 하지만...ㅋㅋ 제일 화가 날 때는 세온이랑 하온이랑 싸울때다. 얘네들은 왜 하필이면 꼭 내가 머리감고 있을 때 제일 심하게 싸우는지 모르겠다. 셋이 같이 놀다가 싸울법한 기미가 보이면 바로 떨어뜨려 놓고 서로 못때리게 막는데, 그렇지 않을 때는 서로 때리고 발로 차고 밀고 잡아당기고 진짜...ㅠㅠㅋㅋㅋ 한명이 당했는데(주로 형이 동생한테 먼저 맞음...ㅠ) 무작정 말리기도 힘들다. 둘째도 어떻게든 혼내긴 해야하는데, 참...ㅠ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시시비비를 가려서 응징해달라는 세온이, 그렇게만 하기에는 아직 너무 어린(그러나 말은 다 알아듣고 눈치도 빠른) 하온이. 나와 동생에게 항상 그리 말씀하셨던 아버지의 마음을 매일매일 알아가는 중이다. 6살, 3살, 두 꼬맹이 아들이 이렇게 싸우는 것도 화나는데, 진짜 다 큰 애들이 감정갖고 싸우면, 아비된 자로서 진짜 너무 가슴이 미어질 것 같다. 지금은 다행히 금방 화해하고 서로 안아주고 뽀뽀도 해주고, 언제 그랬냐는듯 서로 금방 잘 놀아서 다행이다.

형이 춤추면 따라 추는 동생.

 

15. 집안일은 아무리 해도 티가 안난다.

애들 오기 전에 맘먹고 청소를 했는데 오자마자 레고통을 엎지른다. 방바닥을 다 닦아놨는데 요거트를 흘리고 손으로 그림을 그린다. ...ㅠㅋ 청소 한 30분 한게 3초만에 어질러지는 순간이다. 집에 계속 있다보니 집이 어질러진게 눈에 계속 보이지만, 자꾸 더 안하게 되는 것 같다. 한번은, 빨래도 방바닥에 그대로 있고 장난감도 여기저기, 뭐 이것저것 다 흩어져 있어서, 마음먹고 빨래 다 개고, 장난감 정리 다 하고, 거실을 싹 정리 했다. 설거지도 하고. 그러고 아내가 왔다. 그런데 아내가 아무 말도 안했다. ...ㅠㅋ 방 청소했네? 한 마디만 해 주길 원했는데...ㅠㅋ 그런데, 내가 둘러보니, 별로 티가 나지 않는 것 같았다. 그냥, 이렇게 정리된 상태가 기본이고, 어질러져 있는게 있으면 눈에 들어오는... 애들 키우는 집이라 그런지, 아무리 깨끗하게 하고 싶어도 그게 잘 안된다. 그래서 그냥 티도 잘 안나는 집안일, 점점 더 안하게 되는 것 같다. 손님 오면 진짜 삐까뻔쩍해 지는데, 코로나가 심해서 누굴 자주 초대도 못하고, 참...ㅠ 빨래, 청소, 설거지. 육체적으로 엄청 힘든 일은 아닌데, (빨래는 세탁기와 건조기가, 청소는 로봇청소기가, 설거지는 식기세척기가 있어서...) 너무 소모적인 일이라 그런지, 하기가 싫고 그렇다. 티도 안나고... 보람도 없고...ㅠㅋㅋㅋ (푸념을 그냥 해본다...)


아빠 육아휴직 다섯달 째. 잘 보내고 있는 것 같다. 내 공부(박사논문)만 잘 되면, 진짜 좋겠지만. 이번달 육아휴직 느낀점은 이쯤 마무리 하고, 얼른 공부해야겠다. 다음주엔 교수님께서 draft 보자 하셨는데ㅠ 공부도, 육아도, 화이팅.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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