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를 소유하기 전 필요한 3가지 조건

아내랑 차를 타고 다니면서 전기차를 보면 전기차에 대한 이야기를 종종 하곤 한다. 물론 갖고 싶다는 쪽의 이야기. 지금은 하이브리드를 타고 있는데, 전기모터만으로 갈때의 그 느낌이 뭔가 좋아서 갖고 싶은 것도 있다. 그러나 이야기하다보면 아직까지도 몇 가지 문제 아닌 문제가 있기 때문에 전기차는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런 문제가 지금도 충분히 해결 된다면 전기차는 무조건 이득일 것이다.

 

내가 전기차를 사지 않은 3가지 이유

 

1. 충전 인프라 부재

전기차를 소유하게 된다면 집 또는 회사, 둘 중 한 곳은 자유롭게 전기를 충전할 수 있는 곳이어야 할 것이다. 집이나 회사가 아닌 공공기관이나 대형마트 등에도 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는 외부 시설이 늘어나고 있긴 하지만, 이건 진짜 가끔 이곳에 갈 일이 있을 때 충전해야 하는 것이지, 상시 내 마음대로 충전할 수 있는 인프라를 최소 한 개는 확보해야 전기충전으로 인한 불편함이 없을 것이다. 얼마 전, 제주도를 다녀오면서도 전기차를 빌리지 않았는데, 4박 5일의 일정 동안 전기 충전을 최소 1-2번은 해야 할 것 같았는데, 별도의 시간을 낼 수 있을지 감이 없어서 하지 않았다. 몇 년 전에 친구네랑 제주도 갔을 때, 아침에 사라진 친구는 알고 보니 전기차 충전하러 일찍 나갔다 왔다고도 했었다. 뭐, 제주도의 경우 하루 종일 관광지만 다니니까 관광지 주차장에서 전기 충전을 해도 될 수 있지만, 일상 생활에서 전기차를 이용한다면 이런 상황이 아니니까 스트레스 받는 상황이 올 것만도 같다. 만약 내가 지금 단독주택에 살았다면, 개인 충전기를 설치하고 바로 전기차를 샀을 것이다. 

 

2. 차량 구매 비용과 전기 값 문제

지금까지 전기차를 구매한 사람들은 전기 충전 비용이 엄청나게 저렴해서 사실 충전에 대한 스트레스(시간, 장소 등)를 비용으로 모두 상쇄했다는 글을 많이 읽었다. 그러나 이번 아이오닉 보조금 대란처럼 여전히 전기차는 내연기관 차량에 비해 구매 가격이 높고 보조금을 받아야만 하는 상황이다. 또한 전기 충전비용도 점차 오른다고 하니 유지비 면에서 엄청나게 이득을 보는 것도 점차 상쇄될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전기차 생산 플랫폼이 안정화(?)된다면 차량 비용도 차차 낮아지고, 전기차가 대세가 된다면 보조금 없이도 구매 하기에 비용적으로 부담이 없을 때가 올 것이라 본다. 그렇기에 지금 당장 전기차를 구매할 필요가 없다면 꼭 바꾸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하는게 내 생각이다. 차량 가격은 점차 낮아지고, 전기 충전 비용은 점차 오르니 결국 언제 사나 큰 차이가 없을 수 있겠지만, 위에 언급한 불편함(충전 문제)이 아직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Unsplash Image / 다음에 차를 산다면 BMW로 사고 싶다

3. 더 많은 사람들의 경험

전기차가 예전에 비해서 많이 보급되었다고 해도 아직까지는 그래도 보편화 단계에 이르지 못한 것이라 본다. 그냥 내 주변만 봐도 직접적으로 아는 사람 중에 전기차를 보유한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다. 회사에 누가 전기차를 타고 다닌다더라 정도이다. 꼭 얼리어답터가 될 필요는 없지 않을까 하는게 내 생각이다. 나도 전기차를 사고 싶지만 굳이 서두르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제 아이오닉 등 전기차 전용 플랫폼으로 자동차도 많이 양산 되면 전용 전기차(?)에 대한 많은 사람들의 경험들이 쌓일테고, 그런 과정 중에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도 해결될 수 있고, 나는 이런 과정을 다 보낸 후에 들어가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한다.

 

 

전기차를 진짜 갖고 싶지만, 이 세가지 문제만 해결 된다면 진짜 바로 전기차로 갈아탈 거 같다. 특히 1번, 충전 문제가 가장 큰 이슈이다. 충전만 진짜 자유롭게 내가 집에서 이용할 수 있다면 비용도 감수하겠고, 내가 얼리어답터가 될 의향도있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