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이야기

3교대 간호사 그만두고 하는 일 3가지

inhovation 2020. 3. 24. 21:49

내 블로그가 이렇게 될 지 몰랐다. 독후감만 올리다가 여행일지도 올리고 육아도, 그러다 일상의 소소한(?) 일들을 올리기 시작했고, 그 중에 하나가 아내의 이야기(간호사)였다. 그런데 매일매일 많은 수는 아니지만 제일 많이 찾아들어오는 키워드가 '간호사' 관련이고, 통계 상 부동의 1위다. ...ㅋ 그래서 간호사 이야기를 좀 더 써보려고 한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라고...ㅎㅎㅎ)

 

많은, 아니 거의 모든(?) 3교대 간호사는 언제 그만둘까를 고민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바로 당신(간호사?)도 비슷한 생각이 아닐까... 이건 뭐 아내도, 아내의 동기들도 다 겪었던 일들이다. 그리고 옆에서 봐 온 내가 생각해도 3교대 간호사를 계속 한다는 것은 진짜, 대단한 일이다. (누군가를 태우고 있을수도 있겠지만...ㅠㅋ)

 

블로그에 간호사 관련으로 많이 찾아주시기도 하고 하니, 어떤 글을 써 볼까 하다가 간호사를 그만두고 하는 일을 3가지로 정리 해 봤다. 수 많은 통계는 아니지만 적어도 십수명 내 주변(, 그리고 아내 주변) 사람들을 보고 나눠봤다.

 

1. 집에 있는 엄마

어쩔 수 없이 출산과 함께 엄마가 된다. 병원마다 사정은 다르겠지만, 아내가 일했던(지금은 그만 둔) 대학병원에서는 1년의 육아휴직을 보장해 줘서, 출산휴가 3개월 + 육아휴직 1년 동안 아내는 집에 있는 '엄마'로 살았다. 재밌는 것은 간호사보다 집에만 있는 게 더 어려웠는지, 절대 복직 안한다고 했으면서 육아휴직 끝나고 복직을 했다. 그리고 다시 그 '지옥'을 맛보고 이래저래 해서 대학병원 3교대 간호사는 바이바이. 지금도 둘째 낳고 다시 집에서 엄마로 살고 있는데, 벌써(?) 어디 병원에서 일 하면 좋을지(이직...) 생각중이다. 진지하게는 아니어도...ㅎㅎ

 

아내가 언제까지 일 할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렇다고 일을 그만하고 집에서 '엄마'만 하라고 할 생각은 없지만, 주변에 조금 나이 있으신 분은 간호사를 그냥 그만 두고 집에서 엄마'만' 하시는 분도 있다. 이건, 그냥 어쩔 수 없는 모든 워킹맘들의 고민 아닐까. 스튜어디스 하다가도 집에만 있을 수도 있는거고, 뭐 직업 상관 없이. 만약, 아내가 간호사 안하고 계속 집에서만 있겠다 하면, 말릴 생각은 없다. 중요한 일이긴 하니까. 그러나, 결코 간호사보다 쉽지는 않은 것 같다. 다른 영역에서의 힘듦이 아주 산재해 있다.

 

2. 다른 병원 취직

아내도 첫 번째 휴직을 마치고는 복직 했지만, 3교대를 그만두고 다시 다른 병원에 취직을 했다. 다행히(?) 간호사는 아주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오라는 곳은 많다. 대학병원 급은 많이 몰리고 이력도 보기 때문에 프리패스 수준은 아니겠지만, 2차, 3차 병원들은 일반 취준생 취업하기보다 수월한 것은 맞는 듯. 그리고 지금은 또 둘째가 적당히 크면 다른 병원으로 이직할 생각을 하고 있다.

 

아내 동기도 이런 경우가 많다. 결혼을 한 친구는 첫째가 크니까 더 좋은 대학병원에 취직했다. 3교대로...!!! 일 욕심이 있는 것 같다, 이런 경우는. 3교대 인력이 진짜 귀하고 중요하고 하지만, 다시 3교대로 더 좋은 병원에 취직하다니... 아내가 3교대 다시 한다면, 극구반대까진 아니어도 다시 생각해보라고 하고 싶다. 여튼, 다른 3교대를 그만 둔 동기들은 결혼을 안 했는데, 다른 병원 외래로 많이 취직 했다. 조금 급을 낮춰서. 아니면 운 좋게 대학병원 외래를 많이 뽑을 때, 이쪽으로 간 케이스도 있다.

 

아무래도 특수한 전문직이라 그런지 같은 일을 계속 하는 경우가 많다. 뭐, 근데 이건 일반 회사도 조금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다. 지금 하던 일을 살려 경력직 이직을 하지, 갑자기 치킨집을 하는...경우도 많지만, 여튼. 3교대를 그만두고 나서도 그 경력을 살려 다른 병원 취직이 제일 많은 것 같다. 그리고 대학병원에서 3교대 했다는 것은, 진짜 대단한 거라서 다른 병원에서도 경력을 잘 인정 해 주는 것 같고.

 

아내가 잠시 연구간호사도 했었는데, 난 사실 아내가 연구간호사를 하면 더 좋을 것 같다. 뭔가, 멋짐...ㅎ (Unsplash Free Image)

3. 다른 회사(?) 취직

이건 경력직 이직과 비슷하지만, 간호사의 지식을 살려 새롭게 다시 공부해서 취직을 하는 경우이다. 보건소나 공단(=국민건강보험공단) 같은 곳이다. 그리고 회사마다 일정 규모 이상이면 간호사를 두게 되어 있어(아마도...), 우리 회사도 최근에 간호사 1명이 양호실에서 근무를 하고 계신다. 아내 동기는 3교대를 그만 두고 거의 1년 넘게 공부 했다고 했나, 그래서 지금 보건소일 하고 있다. 우리 회사에 오신 간호사 분은 양호실에도 있지만 아픈 직원들만 돌보는 것이 아니라 관련 업무도 한다. 예를 들어, 회사 건강검진 회사 계약 체결 한다거나, 보건이나 이런 쪽은 다 맡아서 한다. 최근 코로나 때는 직원의 감염병 예방을 위해 갖은 일을 다 하신 것 같다.

 

모든 일이 힘들겠지만, 그래도 병원에서 일 하는 것보단 근무 강도가 제일 낮은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병원에서 일 안하려고 하는 것일지도. 아내도 건강보험공단에서 일 하면 좋겠다는 얘긴 진짜 많이 했는데, 따로 공부를 준비하거나 하진 않았다. 어쩌다가(?) 애 낳고 이래저래 살다 보니...ㅎ


사실, 이렇게 3가지 경로는 좀 정리를 해서 이런거지 개별 케이스로 하면 더 많다. 내 주변 사람들 이야기를 좀 더 써보자면,

간호사 그만 두고,

- 관련 대학원 가서 공부하고 졸업해서 취직한 경우도 있고,

- 워킹 홀리데이 다녀온 경우도 있고,

- 연구간호사로 빠져서 의사선생님(교수님)하고 일 하는 경우도 있고,

... 몇 개 더 없구나...ㅋ 아는 게 이정도라서...^^;

여튼, 3교대 간호사로 잘 버티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얼른 다른 일을 알아보는 것도 방법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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