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야기/신청년행전

이직후서

inhovation 2018. 12. 31. 00:00

 

1

인사

○이직을 위해 주야로 채용사이트를 들락날락하는 청년은 하나님 우리 아버지와 주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청년들의 교회에 편지하노니

2 하나님 아버지와 주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은혜와 평강이, 그리고 이직을 원하는 회사의 채용 공고가 너희에게 있을찌어다

 

2

이직을 결심하다

○형제들아 몸이 멀어지면 마음이 멀어진다 하였지만 마음이 멀어지면 몸도 멀어지니 이는 연애에만 해당하는 말이 아니요 회사 생활에도 꼭 들어맞는 말이라

2 내가 이것을 비유로 이르되 긴 연휴로 몸이 멀어지면 매일 하던 출근이 핵 싫음이요 뭔가 마음 상한 일이 있으면 이직을 하게 됨이라

3 ○간간히 이직을 생각하던 나의 마음을 굳히는 일이 일어났으니

4 내가 알거니와 이직을 원하는 자 곧 이미 마음이 떠난 자에게는 모든 것이 이상하게 합력하여 뭔가 이상한 일을 이루느니라

5 ○평화로운 연말 언젠가의 일이라 우수 직원 선발을 위해 각 팀에 한 명씩 추천을 하라는 인사실의 요청에 우리 팀에서는 팀장이 그 이상한 자를 추천하였으니

6 팀원 모두가 이 일을 이상히 여겨 알아보니 팀장이 너무 무능하고 초긍정적으로 생각해 보면 너무 착해서 생긴 일이라

7 팀장은 우리 팀원 모두 다 힘들게 일하고 고생하는 데 누구를 추천해야 할지 고민하며 인사실에 회신을 하지 않고 허송세월 했으니

8 간교한 그 이상한 자가 팀장을 온갖 아부로 미혹하며 자신의 공적을 내세워 셀프 추천을 함이라

9 그러나 그 ㄱ이상한 자는 수년 전 폭언과 고압적인 태도로 직원 간 불화를 만들어 내어 인사실에 고발되었던 자요 지금까지도 팀원들 사이에서 칭찬할 만 한 자는 아니었더라

10공문으로 남아있는 셀프추천의 내용을 소상히 살펴보니 우수한 업무를 수행하였다 하는 근거가 되는 내용이 모두 이 사람의 것이 아니요 같은 프로젝트를 하는 나와 나의 동기의 성과를 빼앗아 적은 것이라

11 내가 누군가를 깎아내리기 위해 살아오지는 않았지만 그 모든 내용을 라인 바이 라인으로 반박할 수 있었노라

12 (셀프)추천서를 읽은 나의 온 몸이 부르르 떨리며 손끝 모세혈관의 흐름까지 느껴질 정도로 신경이 곤두섬이라

13 이에 팀장에게 찾아가 이르되 이게 어찌 된 연유인지 내게 이르소서 우선 듣고 내가 납득할 수 있으면 이해하겠나이다 하니

14 팀장이 이르되 보았느뇨 내가 이 일을 어찌 해야 할지 수일을 고민하였지만 결론을 내지 못하였도다

15 어느 날 그가 찾아와 이르되 지난날의 과오도 돌이킬 겸 이번 기회에 내가 우수직원에 선발되고 싶다 하였으니 내가 그 사정을 딱하게 여기게 되어 추천하였노라

16 내가 이르되 그래도 나와 나의 동기의 성과를 빼앗아 적은 것은 아니지 않느뇨 하니 다시 팀장이 이르되 그것도 내가 고민하였지만 저가 그래도 선임이니 대우해준다 생각하고 네가 이해하길 바라노라 하니라

17 이에 내가 심히 어이가 털리고 이 회사의 선임과 팀장은 이런 사람이라는 것을 가슴 깊이 깨닫고 느끼게 되니

18 이직만이 답이라

 

한명은 이직하다

19 ○지난 일 년의 공적을 빼앗긴 것도 억울한데 팀장의 꼰대 마인드 콜라보에 내가 수일동안 잠이 오지 않음이라

20 다행히도 그 이상한 자가 우수 직원으로 선발은 되지 않았으나 뻔뻔한 그 얼굴을 내가 쳐다볼 마음이 도무지 생기지 않음이라

21 내가 이 일을 놓고 계속해서 기도하였지만 문제 자체에도 답이 없고 하나님도 답이 없으시니 즐겨찾기에는 다른 회사 채용게시판만 늘어감이라

22 그러나 막상 이직을 하려다 보니 이는 쉬운 일이 아니요 나의 연차가 경력직이기에는 애매하고 신입이기에는 아까움이라

23 나의 동기와 일을 하는 도중에도 메신저로 이직 현황을 공유하며 서로에게 맞을 것 같은 채용 공고를 추천해 주었으니

24 같이 이직을 시도하는 경쟁자였으나 함께 노답 회사를 탈출하기 위한 전략적 동반자 관계였더라

25 ○수개월 지나 동기는 결국 신입으로 다시 그 힘들다는 정규직 입사를 하게 됨이라

 

3

다른 한명은 아직, 있다

○결국 그 이상한 자의 옆자리에 나 홀로 남게 되니 내가 이 일로 계속해서 기도하며 묵상하게 됨이라

2 처음엔 저 원수, 하나님께서 갚아주시길, 이런 기도를 하였지만 점점 나의 마음에 떠오르는 것이 있었으니 광야를 헤매는 이스라엘 백성의 모습이라

3 그동안 내가 걸어온 길(이라 쓰고 하나님께서 이끌어 오신 길)을 돌아보니 모든 것이 나의 힘으로 이룬 것이 하나 없고 모두 주께서 인도하셨음이라

4 그 모든 길 가운데는 성공도 있었고 실패라고 여길 만한 것도 있었으나

5 모든 것이 합력하여 지금의 자리까지 오게 되고 돌이켜 보면 내가 감사하지 아니한 것이 하나 없음을 내가 알았노라

6 노답 회사이지만 이곳에 오게 하신 분도 하나님이요 이곳에 합격하였을 때 나의 전문성을 쌓을 수 있게 될 것을 기대하며 얼마나 기뻐하였는지 또한 돌이켜 봄이라

7 이런 모습이 애굽 탈출의 기쁨과 감사를 광야 생활 중에 잃어버린 이스라엘 백성의 모습은 아닌지 내가 묵상 중에 떠오르니 주께서 조금씩 내게 답을 찾게 하시는 것 같도다

8 이에 내가 아직 불기둥과 구름기둥이 움직이지 아니하였다 여기고 그 때를 기다리기로 결심하니 이직의 마음은 변하지 아니하였지만 주를 더욱 신뢰하기로 결심하였노라

9 ○내가 이 이야기를 쓰는 이유는 드라마에서 나올법한 억울한 일을 당해도 이직하지 말고 참으란 것이 아니요 그 가운데서 말씀하시는 주의 음성에 귀 기울이길 원하노니

10 주께서 언제나 너희의 회사 생활을 인도하시리라

11 ○매일의 회사 생활이 스올같을지라도 너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가 너희와 항상 함께하실찌어다

 

ㄱ 이직전서 3:2

 

 

꼭지명 : 신청년행전

제목 : 이직후서

 

2017년 11월 @QT Zine(Young2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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