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야기/신청년행전

퇴사계시록

inhovation 2019. 1. 1. 00:00

 

1

표제와 인사

○회사를 다니다 사표를 내고 두 달간 여행을 떠났던 자의 계시라 이는 퇴직자가 회사원들에게 보이려고 생각을 정리했던 것이라

2 퇴직자는 힘들었던 회사생활과 여행을 하며 본 것을 다 증거하였느니라

3 이 말씀을 읽는 자와 듣는 자들은 복이 있나니 사표 쓸 때가 가까움이라

4 ○퇴직자는 회사에 다니는 청년들에게 편지하노니 이제도 일하고 전에도 일하고 장차 올 날에도 일하게 될 청년들에게 은혜와 평강이 너희에게 있기를 원하노라

5 월급만을 위하여 우리를 회사에서 일하게 하신 사장님이 우리에게 내년에는 연봉을 올려주시기를 간절히 원하노라 아멘

6 ○나 퇴직자는 너희 형제요 회사에서 매일매일 야근을 하며 환난을 당했던 자라 언젠가 정신을 차려보니 이렇게 사는 것을 내가 스스로 감당할 수 없겠다 생각했으니

7 연말까지 일하고 여행을 떠나야겠다 다짐하여 사표를 내고 배낭여행을 떠나니

8 그러므로 내가 본 것과 느낀 것을 기록하노라

 

2

신입직원들에게 보내는 말씀

열정이 넘치는 신입직원들에게 편지하기를 그 열정이 오래 가지 않았던 자가 가라사대

2 네가 꿈에서 그리던 회사에 입사한 기쁨에 온 몸을 불사를 준비가 되었느뇨 그러나 경계할 것은 그 열정이 크면 실망도 큰 법이니

3 회사생활이 열정만 갖고 다 되는 것은 아니니 열정적으로 추진했던 프로젝트가 취소되기도 하고 발로 쓴 보고서가 통과되기도 하느니라

4 그 열정으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앞에 먼저 감사하며 충성할 것이니 주(酒)를 중심에 놓는 생활에서 벗어나라

 

매너리즘에 빠진 자에게 보내는 말씀

5 매너리즘에 빠진 자에게 편지하기를 야근을 밥 먹듯이 했지만 밥도 먹지 못하고 일했던 이가 가라사대

6 회사에서의 네 행위의 이유가 여럿일진대 매너리즘에 빠졌다면 우선 이 회사를 계속해서 다녀야 하는지부터 점검하라

7 회사를 다녀야 한다면 참고 견뎌야 할 것을 네가 아노라

8 그러나 너를 책망까진 아니지만 상기시켜줄 것이 있나니 지금 너는 처음 열정을 버렸느니라

9 취직할 때의 마음과 열정을 가지고 일하라 만일 그러하지 아니하면 회사에서 먼저 너의 태도 변화를 감지하고 그 이후로는 좋을 것이 없어지리라

 

이직을 준비하는 자에게 보내는 말씀

10 이직을 꿈꾸는 자들에게 편지하기를 이직을 희망했음이요 그러나 실패한 자가 이직한 자의 말을 듣고 가라사대

11 경우에 따라 다르겠지만 어떤 이직은 취직과 또 다른 힘듦이 있음이요 회사를 다닌다는 안정적인 생각과 이미 마음이 떠났다는 불안정한 생각이 충돌하며 정신적으로도 혼란스러움이라

12 이런 때에 회사에서 조금만 괜찮은 일이 있어도 이직의 마음은 약해지니 이런 자들은 실상은 아직 이직이 간절하지 않은 자들이라

13 내가 네 행위를 아노니 지금 회사에 마음을 두지도 이직할 회사에 마음이 가지도 아니하도다 네가 마음을 두던지 떠나게 하든지 하라

14 이직의 마음이 확고하다면 죽도록 이력서를 쓰라 그리하면 네가 이직할 날이 곧 오리라

 

3

퇴사 후 여행

이 모든 일 후에 내가 퇴사를 하고 일월 일일에 인천공항으로 떠나니 잠깐의 휴가가 아니요 더 이상 출근할 곳이 정해지지 않은 퇴사 후의 여행이라

2 이때에는 다시 회사에 갈 마음이 전혀 없었으니 나는 이제 막 여행을 시작하였고 백수가 아니라 여행자니라

3 배낭여행을 다니며 내가 특별히 한 것은 없으니 가고 싶은 곳에서 놀고 쉬고 싶은 곳에서 머무르며 멍 때린 것이 전부니라

4 내가 그동안 회사를 다니며 이렇게 아무 걱정 없이 지냈던 적이 있는가 생각해 보니 전혀 그랬던 적이 없음이요 내 몸과 생각을 너무 혹사시켰던 것은 아니었는지 스스로 반성하게 됨이라

5 긴 여행의 일정 동안 국내외의 많은 사람을 만났지만 퇴사를 하고 여행을 온 사람은 한 명도 없었으니 세 달 간 여행을 한다는 독일 사람은 회사를 칠 년 다니니 세 달 휴가를 받았다고 하여 내가 놀라고 회사를 그만두고 두 달 여행을 한다는 나의 말에 그도 놀라니라

6 ○날이 지남에 따라 이제 귀국 날이 점점 다가옴이요 돌아가서 무슨 일을 해야 하나 현실적인 고민이 슬슬 몰려왔으나 귀국 하고 생각하자고 스스로를 다그침이라

7 그러나 여행이 얼마 남지 않으면서 걱정은 점점 커져만 감이라

8 결국 귀국을 하고 두 달 간 꿈만 같던 퇴사후 여행이 끝이 남이라

9 ○저녁이 되며 아침이 되니 이는 백수 첫째 날이라

10 마지막 월급과 퇴직금을 모두 여행경비로 탕진하였으니 어쩔 수 없이 채용사이트에 접속하여 일을 알아보니

11 이직하려 했던 회사에 마침 채용공고가 뜨니라 그동안 작성해 두었던 이력서와 자소서를 수정하고 원서를 내고 연락을 받으니 서류합격이라 면접을 보고 연락을 받으니 최종합격이라

12 이렇게 나는 그렇게 이직을 하려고 할 때는 되지 않더니 두 달 실컷 놀고 오니 덜컥 취직이 되었으니

13 여행을 마치고 한 달 만에 다시 출근을 하였고 다시 직장인이 되었느니라

14 ○너희 중에 누구든지 퇴사를 하고 여행을 한다 하면 나는 적극 찬성이라 그러나 각자의 사정과 형편이 모두 다르니 퇴사만이 답은 아닐지라

16 ○그러나 회사를 다니면서도 숨 쉴 수 있는 구멍이 뭔가 있어야 하는 것 같으니 회사에 충성한다고 몸의 건강 정신의 건강까지 버리지 말라

17 ○또한 내가 확신하노니 평범한 회사원이라 할지라도 그 가운데서 하나님은 일하심이라 하나님은 우리를 그 가운데서 부르시고 그분의 일을 하기 원하심을 알라 분명한 것은 평범하게 회사를 다니는 것도 하나님의 일이라

18 ○주 예수의 은혜가 모든 직장인 청년들에게, 취업을 준비하는 자들에게, 퇴사를 하고 잠시 쉬는 자들에게 세세무궁토록 있을찌어다 아멘

 

 

꼭지명 : 신청년행전

제목 : 퇴사계시록

 

2017년 12월 @QT Zine(Young2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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