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야기/독후감 III

들리지 않는 진실 빈곤과 인권

inhovation 2016. 3. 3. 15:30

No. 131

들리지 않는 진실 빈곤과 인권

아이린 칸 지음

우진하 옮김

바오밥 펴냄


  도서관에서 다른 책을 빌리려다 제목이 눈에 들어와서 그냥 집어들었다. 책 등에도 표지랑 같이 검정색 배경에 노란색 글씨로 써있어서 그랬나보다. 눈에 확 띄는 좋은 색 선정, 검정색 배경에 노란색 글씨.(ㅋㅋㅋ) 대학원 와서 생소한 전공을 공부하기 시작해서 그런지 관련 분야에 계속 관심을 가지려고 노력하는 마음에 이 책을 집었는지도 모르겠다. 그 때까지만 해도 '국제개발협력실무세미나' 과목을 청강하고 있었으니까.ㅋ(지금은 사정상 청강은 못하는 상황!ㅎ) 책의 내용은 정확시 수업 시간에 다뤘던 내용들이었다. 빈곤과 인권.


  지은이는 '국제앰네스티'라는 단체의 사무총장인 아이린 칸이다. 국제앰네스티(Amnesty International)는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전혀 알지 못하는 단체였다. 홈페이지를 통해 살펴보니 국제적인 NGO 단체인 듯 한다.

 

http://www.amnesty.or.kr/index.htm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홈페이지)

 

  여러 NGO 단체들이 있지만 국제앰네스티는 '인권'문제에 대해서 집중으로 다루고 있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서 설명하듯이 인권문제는 반드시 빈곤과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알리고 있다.

 

  지난번에 읽었던 '국제개발협력의이해'와 같은 분야의 책이라 할 수 있지만, 다른점은 이전에 읽었던 책은 교과서적인, 국제개발협력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말하고 있다면 이 책에서는 현장의 상황에 대해서 자세히 다루면서 고찰하고 있다. 현실고발이라는 측면이 강하다고 보면 되겠다. 전 세계에서 인권이 유린당하고 빈곤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많은 사람들의 현실상황을 그대로 전달해주고 있다. 무분별한 개발과 정부의 성장정책으로 고스란히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었던, 그러면서도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힘들게만 살아가는 사람들의 입장을 소개하며 이들을 위한 정책적 노력과 움직임에 대해 대변하고 있다.

 

  지금까지 전 세계는 경제성장이라는 목표 아래(우리나라 역시 마찬가지로) 급격한 성장만을 추구해왔다. 이런 경제성장이 가난을 해소한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전체적인 생활수준을 상향평준화 시켰다고 볼 수도 있겠다. 그러나 아직도 하루 1.25달러 이하로 생계를 이어가는, 2달러 이하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30억 명에 달한다고 한다(p. 19). 정말로 어떤 책의 제목처럼 전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경제성장이 꼭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책에서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물론 경제성장은 빈곤을 종식시킬 수 있는 중요한 열쇠이다. 그러나 그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우리는 또 다른 해결책에 눈을 돌려야 한다. 즉, 가난한 사람들이 희생자가 아니라 자기 운명의 주인이 되기 위해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도록 힘을 부여하는 일 말이다." (p. 23)

 

  이런 경제성장의 이면에는 들리지 않는 진실이 있었던 것이다. 놀라운 성장이라고 홍보하며 칭찬할 수 있지만 우리는 그러한 광고 아래 감추어진 모습은 보지 못해던 것이다. 소수라는 이름으로 모든 피해를 고스란히 받으며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이 있었던 것이다. 경제가 성장하며 평균적인 소득수준이 올라갔다고 해서 모든 사람들의 소득이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빈익빈 부익부, 부유한 사람은 더 부유해지고, 가난한 사람은 더 가난해지는 현상이 오는 소득 불균형이 커저만 간다(p. 77). 이러한 경제적인 문제, 빈곤의 문제 가운데 국제앰네스티는 인권문제에 집중한다. 기본적인 권리에 대한 평등한 보장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기본적인 권리란 교육과 의료지원, 적절한 주거와 음식을 바탕으로 존엄을 유지할 수 있는 삶을 말한다.

 

[크루 베이 슬럼에 있는 좁은 골목길에서 아이들이 수업을 듣고 있다. 2008년 시에라이온, 프리타운에서. p.198]

 

  읽으면서 참 마음이 불편하기도 했다. 내 생각에 소수가 안타깝기도 했지만 경제성장은 필요한 일이기도 하기 때문인 것이다. 그러면서 어쩔 수 없는 피해는 감수해야 할 바 아닌가 하고 말이다. 그러나 이러한 모습을 외면할 수는 없는 것이고. 해결할 수 없을 것 같은 딜레마 가운데 어떤 정책을 지지하고, 또 그런 정책이 실현되어야 하는가에 대해 혼란스럽기도 했다. 이러한 어려움 가운데에 저자는 현실적이면서도 적극적인 답을 하고 있다.

 

"모든 나라가 '요람에서 무덤까지'와 같은 사회복지제도를 가져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 그것은 불가능한 일은 아니지만 사실 매우 어렵다. 그래도 각국은 나름대로 져야할 책임이 있다." (p. 104)

 

  그렇다. 모든 국가가 완전한 복지정책을 갖기란 매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소수에 대해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위한 최소한의 것이라도 책임을 지는 모습이 필요할 것이다. 이러한 모습을 저자는 각 장의 말미에 정책적 해법이나 해결방법에 대해 제시하고 있다. 예를들면, 슬럼가 문제에 대해서는 1. 강제퇴거 금지, 2. 안정된 주거권, 3. 슬럼지역 생활의 개선, 4. 주민들의 직접 참여와 같은 네 가지의 나아갈 길을 제시하고 구체적인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가장 간단하면서도 어려운 방법은 우리의 가진 것을 그들에게 나누어주는 것을 들 수 있겠다. 재물이 있는 곳에 우리의 마음도 있다는 성경의 말씀처럼 이러한 물질적 희생으로 인해 우리의 마음 또한 그들에게 줄 수 있지 않을까? 이 전에 '국제개발협력의이해' 책을 읽고 썼던 제목이 '다 같이 잘 먹고 잘 사는 법' 이었는데, 이러한 우리의 작은 희생으로 그들의 기본적인 것들이 채워질 수 있으니 어느 정도는 해결하는 모습이라 볼 수 있겠다.


2012년 4월 8일 @inho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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