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야기/독후감 I

60. 겸손, 김희수 지음, 엘도라도 펴냄

inhovation 2016. 2. 29. 23:00

낮출수록 커지는 삶의 지혜


목계(木鷄) 이야기

  싸움닭을 만들기로 유명한 기성자란 사람이 있었다. 그는 왕의 부름을 받고 싸움닭을 훈련시키게 되었다. 열흘이 지나 왕이 물었다.

"이제 대충 되었는가?"

  그러자 기성자는 "아직 멀었습니다. 지금 한창 허장성세를 부리고 있는 중입니다."라고 대답했다.

  열흘이 지나 왕이 또 물었다.

"대충 되었겠지?"

"아직 멀었습니다. 다른 닭의 울음소리나 그림자만 봐도 덮치려고 난리를 칩니다."

  다시 열흘이 지나 왕이 또 물었다.

"아직도 훈련이 덜 되었습니다. 적을 오직 노려보기만 하는데 여전히 지지 않으려는 태도가 가시지 않습니다."

  그리고 또 열흘이 지났다. 이번에는 기성자가 먼저 왕에게 아뢰었다.

"대충 된 것 같습니다."

  그러자 왕이 궁금해서 물었다.

"도대체 어떻길래 되었다고 하는가?"

"상대 닭이 아무리 소리를 지르고 덤벼도 전혀 동요하지 않습니다. 멀리서 바라보면 흡사 나무로 만든 닭 같습니다. 다른 닭들이 보고는 더 이상 반응이 없자 다들 그냥 가버립니다."라고 기성자가 대답했다.

  책 중간에 삽입된 나무로 만든 닭, 목계 이야기입니다. 책 제목은 참 마음에 들었지만 왠지 모르게 내용이 따분할 것 같고 어려울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책을 몇장 읽고나서는 완전히 매료되어 쉬는시간,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단숨에 읽어버렸습니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 사이에 본 이야기가 끼어있는 액자식 구성으로 된 겸손에 대한 소설. 정말 재미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재미로만 그치지 않고 책을 다 읽고 나면 겸손에 대한 많은 생각을 던져주는 책 입니다.


  제가 처음 리더의 위치에 있을 때나 주변의 리더들을 바라보면서 느낀점이 있습니다. 조직원들이 약속을 어기며 리더와의 신뢰를 깰 때, 그 사람들을 리더의 완벽한 기준에 맞추어 혼을내고 비난한다면 그 문제가 해결되는가에 대한 생각입니다. 답은 별로 효과가 없다는 것입니다. 효과가 있을지언정 그렇게 장기적으로 그룹을 이끌어 간다면 문제의 해결보단 관계의 파괴가 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결국, 조직을 이끌어 나가는 힘은 리더의 일방적인 지시와 명령이 아니라 리더의 겸손을 바탕으로한 조직원 모두의 단합이라는 것을 알게됐습니다.

  이 책의 내용도 그렇습니다. 한 회사의 차기 사장 선출을 놓고 두 후보가 거론됩니다. 성격이 다른 두 사람. 한 사람은 사장이 되고, 다른 한 사람은 좌천되어 지방의 망해가는 회사로 발령이 나는... 이후의 줄거리는 책을 읽으실 분들을 위해서 하지 않겠습니다. 한 사람이 겸손을 배우는 이야기가 재미있는 내용으로 계속해서 전개됩니다.

  겸손, 자신을 낮출 수록 커지는 삶의 지혜. 선바위에 앉아 낮아지는 것에 대한 이야기한 칠성의 할아버지. 겸손이란 높아지려고만 하는 마음으로 웅덩이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낮추고자 하는 마음으로 웅덩이에서 강으로, 강에서 바다로 향해 흘러가는 물과 같은 자세라고 합니다. 지금 여러분들은 어디에 머물러 있습니까? 높지만 좁은 웅덩이 입니까? 낮지만 넓은 바다입니까?


"...무릇 자기를 높이는 자는 낮아지고 자기를 낮추는 자는 높아지리라 하시니라" (누가복음 18:14 中)


2007년 7월 30일 @ggyou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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