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야기/독후감 I

62. 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바퀴 반1, 한비야 지음, 금토 펴냄

inhovation 2016. 2. 29. 23:02

아프리카, 중동, 중앙아시아로!


  두번째로 읽은 한비야의 책,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사실 이 책은 나온지 10년이 넘었는데 이제서야 읽어봤습니다. 제작년에 '바람의 딸 우리땅에 서다'를 읽고 한비야의 모든 저서를 당장이라도 살 것 처럼 장바구니에 넣어놓고 지내왔던 시간이 1년... 이제서야 마음을 다시 잡고 사서 주문을 했네요. 걸어서 세계일주를 한 이야기가 1권부터 4권까지 있는데 이번에 읽은 것인 1권이니 당분간 책 리뷰는 한비야 세계일주 시리즈를 재미있게 읽고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는 중국견문록, 지구밖으로 행군하라 까지. 주문을 막 해놨기 때문에 읽어야 합니다.(충동구매)

  한비야의 책을 한 권이라도 읽어보신분은 잘 아실 것입니다. 구수한 입담과 거칠것 없고 걸러지지 않고 (가끔씩) 나오는 욕들. 여럿이 읽는다면 얼굴이 붉어지고 당황할 법한 이야기들도 거침없이 써내려간 정말 친근하고 바로 옆에서 생생하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책. 정말 인간적이고 친근하게 느껴집니다. 일을 못하는 대사관의 직원에게 한국말로 병신이라고 소리지르며 분풀이한 이야기, 성문화가 개방되 있는 외국에서 만난 남자 마사지사와의 에피소드, 터키탕 체험 등이 책을 읽으면서 조금씩은 놀라며 새로운 재미(변태로 낙인 찍히진 않겠죠?)를 안겨줍니다. 그리고 세계여행을 하면서 만나는 사람과 나누는 이야기, 죽을뻔한 일들, 그리고 셀 수 없이 적혀있는 이야기들... 식상한 표현으로 하자면 정말 책을 읽고 있으면 세계일주를 내가 하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자세히만 읽는다면 가보지도 않았지만 책만 보고도 남들에게 말해줄 수 있을 정도? 게다가 마지막에 나라별로 잘 정리가 되있는 여행 팁(Tip)은 정말로 그 나라를 여행할 계획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는 이런 세계일주에 대한 신세계 이야기도 매우 재미있었지만 특별히 이번에는 제가 지금 처해있고 고민하고 있었던 상황에 대해 어느정도의 해답도 얻는 기회였습니다. 두 가지가 있었는데 그 중 한가지는 기회가 생기는대로 여행을 다니라는 것.

  "여행이라는 것도 그렇다. 우리 일생에 일부러 노력하지 않으면 여행 조건이 딱 갖추어지는 기회는 없다. 태어나서 30세 정도까지는 시간은 있지만 돈이 없고 30세부터 60세까지는 돈은 있는데 시간이 없으며 60이 넘어서는 돈과 시간은 있지만 여행할 힘이 없다고 강조했다. 조건을 기다리다가는 좋은 세월 다 보내고 늙어서 후회하기 십상이니 어느 때라도 적은 돈만 있으면 시간을 내 여행이라는 또 하나의 인생을 즐겨아 한다고 차분하게 말했다."

  또 한가지는 앞으로의 내 삶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해 준 말.

  "내가 킬리만자로 등반을 하면서 평소처럼 '남보다 빨리, 남보다 먼저'를 외쳤다면 나는 아마 정상은 쳐다보지도 못하고 주저앉았을 것이다. 실제로 중요한 건 남과 비교해서 내가 얼만큼 왔는가가 아니라 내가 지금 확실한 목표를 가지고 힘을 제대로 축척하면서 알맞은 속도로 가고 있는가라는 것이라고는 중요하고도 고마운 자각을 하게 되었다. 자기 목표가 뚜렷하다면 남이 얼마나 빨리 가는지, 가면서 무엇을 하는지 비교하지 않고 자기 페이스를 지키는게 어렵지는 않겠지."

  300페이지가 넘는 한 권의 책에서 주옥같이 뽑아낸(밑줄치고 접어놓고) 두 가지의 큰 깨달음입니다. 이렇게 간간히 얻는 큰 감동 때문에 정말 책 읽는 일을 놓을 수가 없습니다. 책을 읽는다는 것, 내 책을 읽는다는 것이 저는 참 좋습니다. 빌린 책은 내가 좋아하는 부분에 밑줄도 못치고 접을 수도 없으니 참으로 읽으면서도 답답하기 마련입니다. 1년에 책값만해도 백만원 가까이이 지출되는 것 같지만 아낄 수 없는 이유중 한가지네요.

  2008년입니다. 자유게시판에 주절주절 쓴 대로 저는 2008년 목표도 잡지 않고 주보에 있는 10가지 목표도 그냥 읽어보고 넘겨버렸습니다. 어렴풋이 기억나는 것은 책 읽기가 있던 것 같았는데... 뜬구름 같이 머릿속에 흩어져 있는 저의 2008년 목표에는 책 읽기가 있습니다. 바로 이런 즐거움 때문에.

  2008년 처음으로 쓰는 리뷰, 여러분들에게 한비야의 책을 추천합니다. 아직까지 읽어보지 않으셨다면 꼭 한 번 읽어보시길... 한비야의 매력에 푹 빠지실 것입니다. 2008년 한 해, 책 읽는 청년부가 됩시다.


ps. 오랜만에 쓰는 리뷰라 쓰고나서 보니 뒤죽박죽 엉망인 것 같네요. 앞으로 글솜씨좀 계발하는데 힘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2008년 1월 2일 @ggyou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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