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13 미국 서부

<미국여행 16일차> 일손 돕기(옷 장사)

inhovation 2016. 9. 27. 00:00

2013년 1월 26일 토요일

 

  아침 운동은 오늘도 패스. 몇 일 안했더니 운동은 이제 자연스레 안하게 된다. 대신 어제 밤에도 했는데 집에서 저녁에 윗몸일으키기를. 배가 땡길 정도로 하고 있는데 뱃살은 여전하다. 하긴, 며칠 했다고 뱃살이 변한다면 세상에 뚱뚱한 사람은 전혀 없겠지. 오늘은 아침부터 일을 도와드리기로 했다. 먼저 출근하시고 우리는 조금 이따가 다른 차를 타고 나갔다. 원래는 같이 나가려고 했는데 먼저 쓱- 나가버리셔서 뒤따라 간 것이다. 5분, 10분 정도 되는 거리를 운전하고 가는데 오늘도 날이 너무너무너무너무 맑다. 이런 하늘은 한국에서도 볼 수 있는 것이지만 이렇게 넓은 평원과 함께 볼 수 있는 것은 이곳밖에 없다. 이렇게 생각하니까 뭔가 더 특별해 보인다. 캘리포니아, 살기 좋은 주 같다.

 

  하루 종일 일을 도와드리면서 시간은 참 잘 갔다. 점심 시간도 금방 되어서 근처 맥시칸 음식점에서 브리또를 사먹었다. 저번에도 한 번 먹어봤는데 양도, 맛도 괜찮아서 오늘 또 사먹었다. 이번에는 내가 직접 가서 샀는데 옆에 나쵸가 쌓여있고 셀프로 가져가게 되어 있었다. 완전 맘에 들었다. 두 봉지나 퍼와서 오후 내내 먹었다. 이 음식점에서 먹는 나쵸, 원조라고 말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한국에서 먹었던 나쵸랑은 맛이 다르다. 내가 먹었던 나쵸는 약간 달달한 맛이 있었는데 여기는 약간 짭잘한 맛이 난다. 어떻게 만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기름기가 거의 없고 담백하고 구수한 맛이 있다. 뭐가 더 맛있다고 판단하기는 좀 그렇고, 여기서 먹는 나쵸도 특별하고 맛있다, 그냥.

 

  카운터를 보면서 미국사람들을 계속 보게 되는데, 저번에도 썼지만 사람들이 모두 개성이 넘친다. 엄청 꾸미고 정말 특이하리만큼 튀는 복장의 남녀가 들어와서 미국 젊은이인가 보다 생각하면 아이가 있는 애아빠, 애엄마다. 또 재미있는 것은 남자들은 바지를 다 내려 입는다. 엉덩이에 걸치는 것도 아니고 그 밑으로 해서 정말 바지를 짧게 입는다. 유행인가? 대신 위에 티셔츠를 완전 길게 입는다. 티를 바로 사서 갈아입는 남자를 보면, 원래 입고 있던 티를 벗어서 새로 산 티를 갈아입는데, 사각팬티 절반쯤에 바지가 걸쳐져 있다. 흘러내리지 않는 것이 정말 신기하다. 남녀를 불문하고 거의 다 문신을 했는데 대부분 팔에 했다. 다리에 한 사람도 많이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귀를 뚫는 정도가 여기서는 문신을 하는 것 정도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이렇게 사람들을 관찰하면서 일을 하다 보니 시간이 금방 갔다. 7시, 퇴근. 길거리엔 어둠이 깔리고 돌아다니는 사람은 없다. 다들 집에서 무엇을 할까. 가게를 보시는 분은 집에 오셔서 3-4시간 한국 프로그램을 다운받아 보시던데. 그래서...는 아니고 우리도 그립기도 해서 런닝맨을 다운받아서 봤다. 재미있었다. 집에 티비가 없어서 거의 안보는데 가끔씩 이렇게 보면 재미는 있다. 그리고 누워서 책좀 보려고 했는데, 그냥 잤다. 누워서 티비 보는 것도 졸린데 책을 본다는 것 자체가 무리수였지. 미국에서 생활한다면 어떨지 오늘은 조금 제대로 느껴본 것 같다. 일어나서 출근한 다음에 일하고 집에 일찍 와서 조금 놀다 자는 것으로 하루를 마무리. 뭐, 모든 미국생활이 이렇지는 않겠고 어떤 일을 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옷장사를 한다면 이런 패턴이 반복되는 것일텐데.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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