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야기/독후감 I

53. 하나님, 아직도 나를 인도하시나요?, 레이 프리차드 지음, 사랑플러스

inhovation 2016. 2. 29. 22:53

2007년 1월 28일에 받은 한 e-mail. 


  오늘은 이 책을 읽고 생각나는 한 사람이 있어서 그 사람과 관련된 이야기를 잠시 나누려고 합니다. 먼저 제 이야기 부터 하겠습니다.

  작년에 저는 휴학을 했습니다. 이 곳을 통하여 이 전에 말하기도 했지만 힘든 학과 공부와 진로에 대한 불확실함이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그런 직접적인 압박감에서 잠시 빠져나와 약간은 여유있는 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 미래에 대해 전혀 걱정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닙니다. 앞으로 복학을 하기까지 2년 반정도가 남았는데 그 때를 위해서 나에게 주어진, 약간은 여유로운 2년 반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를 심각하게 고민했습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일단 목표를 확실하게 정하고 그 일에 매진하자!'였습니다.

  '교사-교수-장관' 이라는 나름대로의 비전을 이루기 위해서 이것 저것 조건을 따지기 시작하였습니다. 교직이수? 재수? 대학원? 편입? 꼬리에 꼬리를 무는 가능성들을 모두 종합하니 거의 10여가지의 길이 보였습니다. 굉장히 뿌듯했습니다. 그 중에 가장 가능성 있어 보이는 길들을 몇개 고르고 저는 나름대로 저의 비전에 대해 영향력 있는 조언을 해 줄 수 있는 한 사람에게 e-mail로 '이러이러한 고민을 해서 이러이러한 길들을 찾았다. 당신이 보기에 어떤 것이 가장 좋아 보이느냐?'라는 식으로 자문을 구했습니다. '인호야, 2번째 결론이 참 괜찮아 보인다. 열심히 하길 바래!'라는 식의 답장을 바라며...

  드디어 답장이 왔습니다. 그 내용은 제가 예상했던 것들을 완전히 빗겨나갔습니다. 그 사람은 저에게 큰 비전을 놓고 하나님께 구하고 기도하라고 했습니다. 청년부 기도회에 참석하라고 했습니다. 그리고는 자신의 이야기를 제게 들려주었습니다. 이제 그 이야기를 여러분들과 함께 나누려고 합니다. 다음 이야기는 그분의 답장을 정리해서 다시 쓴 것입니다.


  나는 2006년 청년부 비전기도회를 통해서 새로운 삶의 목표를 발견했다. 내가 정말 오랜 시간 걸려서 찾았다고 생각한 꿈과 전혀 다른 길이었다. 그 전에도 기도로 간구했고 내 마음의 원함도 있었고 잘 할수도 있는 일이라 생각했고 대학 생활 가운데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 했던 일이다. 나는 이 비전을 하나님께서 주셨다고 생각했다.

  2006년에는 이 꿈을 위해서 달려가야지 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2005년 말에 나는 청년부에서 중요한 직책을 맏게 되었다. 그리고 내 삶의 우선순위는 바뀌기 시작했다. 너무나도 귀한 기도회 모임에 나오게 되었고 토요일과 주일은 청년부 일로 채워지게 되었다. 방학 때는 수련회 준비와 여러가지 교회 일들을 하다보니 야심차게 준비했던 모든 일들이 내 뜻대로 되지 않았다. 방학 때 시도했던 자격증 시험의 연이은 낙방, 준비없이 치뤄진 토익 시험과 오르지 않는 토익 점수, 모양만 그럴 듯 한 스터디 모임 등등... 그러던 중 여름방학은 거의 3주간을 강화에서 보냈고 그러는 동안 나는 중대한 결정을 필연적으로 마주하게 되었다. 내가 준비하던 비전을 계속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그 3주간의 과정은 중요한 취업 시험을 접수하던 기간이었고 나는 준비도 부족했지만 접수조차 하지 못한 채 이번 해를 지나보내게 되었다.

  그런데, 정말 감사한 것은 2006년 절반이 조금 넘는 이 시간을 보내면서 하나님께서 내 삶을 이끌어주시고 계셨다는 점이다. 하나님의 계획하심 속으로... 처음에는 내가 정한 구체적인 방법이 더 이상 나의 관심사가 아니라는 생각에 어디로 나아가야 할 바를 몰랐었다. 분명히 궁극적인 삶의 목적은 변함이 없지만, 한 길을 정해서 매진하고 싶었던 터라 그 구체적인 길을 모르는 상태에 다시 봉착하자 마음이 참 어려웠다. 그리고 인간적인 마음으로 여러가지 길을 찾아보고 도전도 해 보았다. 그런데 참 감사하게도 하나님께서는 또 다시 모든 길을 막으셨다. 그 때의 내 마음은 참담하고 불안했다. 하지만, 비전기도회를 통해서 하나님은 나를 위로해 주시고 나를 세워주셨다.

  그리고 신실하신 하나님은 나를 꾸준히 인도해 주셨다. 책을 통해 한비야를 만나게 하시고 코이카를 도전하게 하시고 또, 한동대를 알게 하셨다. 그리고... 지금 한동대 입학자격을 얻게되는 놀라운 결과를 주셨다. 난 앞으로의 길 역시 하나님께서 친히 이끌어 주실 것을 믿는다. 우리 하나님은 우리보다 우리의 길을 훨씬 더 잘 아시는 분이시니까. 내 인간적인 헤아림의 한계를 뛰어넘어 우리를 준비시키고 우리를 단련시키는 분이시니까.

  그렇습니다. 이 짧은 이야기는 2006년 청년부 부회장으로 수고하시고 2007년 2월 21일 한동대학교 로스쿨로 떠나신 김ㅇㅇ 자매님의 이야기입니다. 김ㅇㅇ 자매님은 마지막으로 제게 이런 말을 남기셨습니다.

'하나님의 방법을 제한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이제 책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우리가 하나님께 답을 달라고 말하면 하나님은 우리에게 우리의 마음을 달라고 하신다고 합니다. 우리는 자꾸 하나님께 인생의 공식을 원하지만 하나님은 관계를 원하시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뜻을 아는 것이 누구와 언제 결혼하고 어느 일자리를 선택하고 어느 학교를 가느냐가 아니라고 합니다. 이 모든 것은 부수적인 질문일 뿐이고 가장 중요한 것은 '하나님 곁에서 인도하시는 대로 갈 마음이 있는가?' 라고 합니다.

  처음에 e-mail을 받았을 때는 매우 혼란스러웠습니다. 나는 나름대로 심사숙고해서 결정한 진로선택의 가능성들을 모두 내려놓고 기도하라는 답을 받았으니 말입니다. 게다가 나름대로 넒히고 넒힌 진로 선택의 길들에 대해 '하나님의 방법을 제한하지 말라'고 하시니... 하지만 두 달이 지나고, 이 책을 읽으며 다시 한 번 깊게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고3때 열심히 공부해서 받은 수능 성적으로 100% 원하는 학교, 과에 가지는 못했지만, 그 때의 생각으로는 하나님께서 이런 저런 방법들을 통해 내 인생일 이끌어 주실 것이다 라는 확신에 차 있었습니다. 하지만 짧은 1년 반의 대학생활을 통해 내 계획들이 조금씩 뒤틀리고 하나님이 날 어떻게 인도하시려고 이러시나 하는 의구심에 가득 차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처음에 말한 것 처럼 저는 다시 길을 찾으며 '하나님, 이 길 맞죠? 이제 정말 열심히 하겠습니다!'라는 결심을 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 길은 김ㅇㅇ 자매님에 의해서 산산조각났고 혼란속에 잠시 보류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저는 순서가 잘못되도 한참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방법은 먼저 하나님께 우리의 마음을 드리면 그 길을 보여주신다는 것 이었습니다. 그것도 모두 보여주시는 것이 아니라 한 단계, 한 단계씩.

  제가 감히 마음대로 판단할 수는 없겠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김ㅇㅇ 자매님은 2006년, 비전에 있어서는 하나님께 먼저 마음을 드렸다고 생각합니다. 앞에서 우리는 그 과정이 힘들고 어렵기도 했지만 하나님께서 한 단계, 한 단계 이끌어 주셨다는 것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책의 메시지가 바로 이것입니다. 어려운 선택 가운데 좋은 선택을 하도록 조언을 해 주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인도를 따라 무조건적인 순종을 하라. 마치 애굽을 빠져나와 구름기둥과 불기둥을 따라 가나안으로 들어간 이스라엘 백성 처럼 말입니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 없이 구름기둥이 움직이면 따라가고 움직이지 않으면 멈춰서는 무조건적인 순종.

  혹시 여러분 중에 '하나님, 아직도 나를 인도하시나요?'라는 물음을 하고 싶은 분이 있다면 우선 하나님을 최우선순위로 마음을 드려보시기 바랍니다. 노아, 아브라함, 야곱, 모세, 여호수아, 기도온, 어린 다윗, 여호사밧이 하나님께 마음을 드리기로 순종했을 때 하나님의 인도를 따라 형통하게 된 줄을 믿습니다. 그리고 한 명 더 있습니다. 앞으로 하나님께서 귀하게 쓰실 김ㅇㅇ 자매님입니다. 마지막으로, 아래 말씀처럼 계산중앙 청년 모두가 항상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라가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이 하나님은 영원히 우리 하나님이시지 그가 우리를 죽을 때까지 인도하시리로다" (시편 48:14)


ps. 귀한 간증을 나눌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신 김ㅇㅇ 자매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긴 글을 읽어주신 청년 여러분께도 감사드립니다.


2007년 3월 28일 @ggyouth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