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이야기

분양가 상한제에 대한 내 생각 3가지

inhovation 2021. 5. 19. 01:45

분양가 상한제. 이런거 잘 몰랐는데, 입주권을 갖고 있는 아파트의 일반분양이 늦어지게 되어 알아보다 보니까 이게 발목을 좀 잡고 있는 모양이다. 조합 측 입장으로는 일반분양가를 적정 수준에서 최대한 높여 재개발 사업의 수익성을 극대화 하고 싶지만, HUG에서는 분양가 상한제로 일반분양가를 후려치니(?) 조합에서 이러지도(HUG에 따르기도) 저러지도(분양을 미루기도) 애매한 상황인 것 같다. 나야 머, 그냥 지금의 비례율 정도만 지키는 선에서 조합원 추가 분담금만 내지 않는다면 좋겠다는 입장인데, 이게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추가 분담금을 내게 될 수도...?) 조금 신경이 쓰이긴 한다.

 

분양가 상한제, 쉽게 이해하기론, 예전에는 일반분양가에 자율성이 좀 있었는데, 지금은 주변 시세도 고려하고 여러가지 제약이 많이 생겼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이걸 정부(HUG)에서 더 깊이 관여하는 거고... 아내랑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아래와 같이 내 생각을 3가지로 정리 해 보았다.

 

1. 정부가 규제를 너무 하는 것 같다.

시장원리에 맡기면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머, 내가 무주택자가 아니니까 이런 생각 하는 것일 수도 있는데, 집값이 오르면 오르는대로, 떨어지면 떨어지는대로 적당히 두면 되지 않나 하는 생각. 머, 잘 모르겠다. 내가 서울에 그런 중심지에 살고 그런게 아니라서...(얼마나 심각한지...) 10억 20억 하는 집들은 어짜피 그들만의 리그 일 것 같다. 살고 싶어도 내 상황에 맞지도 않고 사실 그런 집을 고집해야 할 이유도 딱히 없다. 수요가 없으면 가격은 떨어질테고, 집값이 오르는게 단순히 수요와 공급에 따른 문제가 아니라 경제성장에 따라 자연스레 오르는 과정이라면, 장기적 우상향은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가야 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 경제성장은 또한 가계소득 증대도 어느정도 포함될테니 크게 문제될 것 같진 않고... 시장원리에 따라 그냥 두면 알아서 자정하며 흘러갈텐데, 정부가 너무 개입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2. 행여나 일반분양가가 낮아도 조합원은 배아플 필요가 없다.

종전주택 평가액에 프리미엄(P)을 얹어서 입주권을 매매한 조합원은 P차이 보다 떨어지는 일반분양가를 못마땅해 하는 것 같다. 호갱노노 게시판을 보니까... 그런데, 사실 P주고 사기로 결정을 한 것은 당신 본인이다. 여기엔 이유가 여러가지 있을 수 있다. 일반분양에 당첨이 될리가 없거나, 될 가능성이 희박해서 그 불확실성을 P로 제거한 것이 가장 큰 이유일 수 있다. 나 같은 경우에도 일반분양을 대비한 청약 준비 같은 것을 전혀 하지 않고 관심도 없어서, 그러다 어쩌다 보니 그냥 조합원 입주권을 매수한 경우인데, 주택평가금액에 그냥 '시장가격'으로 정해지는 P를 더 지출한게, 처음엔 조금 이해가 덜 되고 납득이 되지 않았는데, 이렇게 생각해보니 그건 나의 그냥 합리적인 선택이었을 뿐이다.

예를 들어, 조합원 분양가가 3억인데 P를 2억 주고 매수한 사람이, 일반분양가가 4억 나온다고 억울해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3억 5천이라 하더라도. 조합원 입주권을 매수한 사람은 5천이든 1억이든, 일반분양가보다 높은 금액으로 다른 혜택을 누린 것이기 때문이다. 입주가 확실한 입주권, 만약 동호수 추첨을 한 이후라면 비교적 내가 원하는 동호수 선택, 확장이나 가전제품 등 조합원 무상 혜택 등 일반분양에 비해 사실 혜택도 적지 않다. 청약당첨 확률을 100%로 만들었다는게 사실상 제일 큰 혜택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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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분양가 상한제가 꼭 필요 한가?

어짜피 집값이 오른다면... 분양가 상한제로 이득을 보는 사람은 단순하게 생각했을 때 일반분양에 당첨된 사람들일 것 같다. 로또 분양이라고 하는 것 같은데, 당첨 되자마자 결국은 기존에 거래되던 입주권 P+a로 오를 것이 거의 확실하기 때문이다. 그럼, 분양가 상한제가 꼭 필요 한가...? 여유자금이 녹록치 않아 주택을 구입하기 힘든 사람들에게 로또를 주기 위해서...? 분양가 상한제를 통해 '분양가(=집값?)'는 내려갈 수 있겠지만, 시장 원리에 따라서 어짜피 분양권이든 입주권이든 P가 붙게 되어 있다. 결국 집값은 똑같을 것 같은...

한편으로 생각해서, 청약 점수도 높고 그런 사람들이 로또분양 받는 것에 대해서도 딱히 반대는 아니다. 청약점수 높다 = 무주택기간도 많고, 세대원 수도 많고, 청약저축기간도 길고, 결국 청약 당첨을 위한 점수를 받기 위해서 그동안 포기한 게 많고 누리지 못한 사람들일 것이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일찍 집을 사서 시세차익을 누렸던 사람들일 수 있고... 그런데 이건 분양가 상한제의 주요 목적은 아니고 집값을 안정시키겠다는 건데, 앞에 언급했던 것 처럼, 어짜피 시장원리에 따라 결정되는 가격에 정부가 너무 개입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 분양가 상한제까지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다.

 

*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지만, 내가 나열한 것들이 100% 맞는 것은 아닐 수 있고, 그냥 개인적인 생각을 정리해 본 것 뿐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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