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이야기

재개발 지역 투자에서 프리미엄은 내 돈을 버리는 것이다

inhovation 2019. 1. 2. 17:00

"우리 돈이 왜이렇게 없지?"


아내와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가계경제는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이런저런 이야기하다가 왜이렇게 모은 돈이 없는 것인지 따져보게 되었다. 일단, 대출이 많다...ㅋ 그래서 실질적으로 플러스(+)로 모은 돈이 없다(=없어 보인다). 특히 작년에 재개발 지역 조합원 분양권을 매매하면서 생긴 변화가 가장 컸다. 여차저차해서 모은 현금을 어디에 투자할까(적금은 너무했고...ㅋ) 고민하다가, 재개발 확정 지역(관리처분 공고 직전)의 주택을 매수하기로 했다. 감정가도 다 나온 상태. 지금은 익숙한데, 그때에는 사실 감이 없었다. 재개발이라는 것도 단어와 대강 어떤 것이다(집 부수고 다시 짓는 것) 정도만 알았지, 절차와 그 구체적인 내용들은 전혀 몰랐다. 여튼.


제목이 좀 자극적이긴 한데, 사실이긴 하다. 내가 매수한 주택(조합원 분양권)의 경우,


- 감정가 8,400에 프리미엄 5,000으로 총 13,400 이었다.


부동산에서는 이것 말고도 2곳이 더 있었는데,


- 감정가 10,000에 프리미엄 4,700으로 총 14,700

- 감정가 6,000에 프리미엄 5,300으로 총 11,300


현실적으로 내가 사기에는 6,000천에 5,300이 사실상 총 비용으로 따지면 무리가 없었다. 그러나 부동산 아주머니의 말은 감정가 1억짜리가 제일 좋은 곳이라고 했다. 이유는 프리미엄이 더 낮다는 이유만으로. 사실상 감정가는 나중에 분양가에서 마이너스(-) 되는 금액인데, 프리미엄은 매도자가 그냥 가져가는 돈이기 때문이다. 뭐, 그때도 알고 매수하긴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것저것 따져보니 괜시리 1억짜리 할껄(P=4,700) 하는 생각도 든다. 1,300만원만 어케 좀 더 무리 했으면 됐던건데....ㅎ



최근에 모임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재개발 빌라 투자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서 이런 얘길 하게 되었다. 재개발이 추진되고는 있지만 감정가 산정이 되기 전, 어쩌면 사실 감정가만 안나왔지 프리미엄(=거품)은 보이지 않게 이미 붙은 상태일 수 있지만, 이런 빌라를 매수한다고 해보자. 2억에 매수를 했는데 감정가가 1.5억이 나올 수 있다. 앞에도 썼지만, 이 말은 최종 조합원 분양가가 4억이라고 했을 때 2.5억만 추가로 납부하면 된다는 것이다. 나는 2억에 매수를 했으니까 4억과의 차액인 2억이 아니라 5천만원을 더 납부해야 하는, 다시말해 멀쩡한 내 자산 5천만원이 그냥 없어진 셈인 것이다. 그러니 투자하기 전에는 이런 것도 잘 생각해 보아야 한다. 감정가가 나오기 전이든, 나온 후든. 그런데, 나오기 전이 사실 리스크는 더 크다. 감정가가 얼마로 나올지는 정말 모르는 거니까. 대충 예상해본다면, 은행 감정가보다 낮게 나온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은행 감정가는 자신의 집을 담보로 대출받을 때 알 수 있고... 내가 산 집의 경우, 매매가는 프리미엄 포함 13,400이었지만, 은행 감정가는 1억 정도인 것 같았다. 전 주인의 대출을 보고 대충 추측 해 보니까...


(Free image from Unsplash)


프리미엄. 말은 참 좋다. 뭔가 고급지고. 피(P) 라고도 부르는데, 나는 괜히 이 줄임말은 싫다. 뭔가 투기꾼 냄새가 나는 전문용어 같아서...ㅋㅋ 여튼... 그러나 프리미엄은 투자자 입장에서는 사실상 버리는 돈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일단은. 나중에 분양이 되고 나서 매매가격이 프리미엄을 상회하고도 남는다면 사실상 손해는 아닌데 그 전까지는 여전히 리스크를 안고 있는 버린 돈인 상태이기 때문이다.



프리미엄이 버린 돈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내 경우를 다시 예로 든다면,

(1) 25평의 일반 분양가가 평당 200만원 이상 조합원 분양가와 차이가 나야 한다. 그러면 나는 사실상 프리미엄을 5천 더 주고 매수를 했지만 일반 분양(청약 당첨 같은) 효과를 누린 것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청약에 당첨되지 않을 확률을 없앴다는, 조합원 분양권을 확실히 얻었다는 그런 뭔가 효과(?)가 있었다고 할 수 있다.

(2) 그리고 실거주 목적으로 매수하긴 했지만, 자산의 증가 효과도 누리려면 일반분양가보다 매매가격이 높게 형성되어야 한다. 요즘은 마이너스 프리미엄도 있다고 하던데... 진짜 이건 매매가격도 그리 희망적이지 않은 그런...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이것저것 다 따져보면, 재개발투자는 사실상 크게 메리트가 없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 감정가가 나오기 전, 아니 그 전부터 초기단계에서 낮은 금액으로 투자하는 것은 리스크가 너무 크다. 그리고 낮은 금액으로 조합원 권리를 획득하고 확정도 됐어도, 이게 뭐...한 10년 걸렸다 치면, 그 10년 동안의 시간의 경제적 가치를 환산하면 엄청나게 뭐 이득 봤다고 할 수도 없다. 10년동안 묶인 돈을 다른 데 투자할수도 있으니까. 부동산도 투자의 하나로 볼 수 있지만, 사실 초기 투자는 리스크가 커서, 어쩌면 이건 주식보다 더 위험할지도 모르겠다.

- 아니면, 확정 단계에 이르러서, 감정가가 나온 이후에는 앞에서 썼던 것처럼, 일반분양가와 큰 차이가 나지 않을경우 프리미엄은 사실상 버린 돈이 되기 때문에 프리미엄 이상으로 최종 매매가가 형성되어야만 투자에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쉬운 말로 정리하자면,

1. 재개발 투자에서 '프리미엄'은 단어만 좋지 투자자에게는 일단 버리는 돈이나 마찬가지니까 꼼꼼히 잘 따져봐야 한다.

2. 재개발 투자로도 돈 벌기가 그리 쉽지만은 아닌 것 같다.

3. 그래도 적금에 몰빵하는 것은 아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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