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15 동남아시아

[꽃보다 신혼 04] 5달러의 힘, 호텔 업그레이드

inhovation 2015. 1. 5. 14:36

2015. 01. 04 (일)


  정들었던(?) 호텔을 떠난다. 방음이 전혀 안되는 방, 공동 욕실, 스프링이 그대로 느껴지는 침대 등등 9달러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모든 것이 용서되었던 숙소였지만, 마지막에 그래도 프론트에 있는 알렉스와 친해지면서 그새 정들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침을 먹으려고 나오는데, 알렉스가 뭘 먹고 있어서 봤더니 소이(XOI)라고 했다. 불과 10,000동(500원)에 밥 같이 생긴 아침을 먹을 수 있다니! 알겠다고 하고 거리로 나섰다. 우리는 소이를 찾아 가게마다 물어보니 알렉스가 먹고 있던 것과는 다르게 생긴 것을 50,000동(2,500원)이나 부르는 거였다. 헐. 말도 안되서 다시 알렉스에게 가서 사정을 설명했더니, 우리를 직접 데리고 근처 길거리에서 소이를 파는 할머니와 연결(?)시켜줬다. 여긴 우리에게 비싼 하롱베이 투어를 권해줬던 여자애 직원도 있었다. 소이 1개를 주문해서 기다리는 동안 하롱베이 투어 어땠냐고 물어봐서, 그냥 모든게 다 좋았다고 말해주니 굉장히 좋아한다. 소이를 받고 살펴보는데, 바나나 잎(?) 같은 거에 말린 오징어 갈은 것, 땅콩가루와 땅콩, 소금을 뿌린 찰밥을 싸서 A4용지로 한번 더 싸준 음식이다. 먹어보니, 맛있다. 다 밥알이 날아다니는 것만 있는 줄 알았는데 찰밥도 있다니...

  다른 것들도 좀 사먹고 숙소로 돌아와 체크아웃을 했다. 나가면서 프론트에 알렉스가 있어서 같이 사진을 찍고 헤어졌다. 사진은 바로 알렉스 노트북에 메모리칩을 옮겨서 주고 나왔다. 이메일주소도 알려주니 'Hello, I'm Alex'라고 메일이 와 있었다. 저렴하고 작은 숙소라서 이렇게 친해질 수 있는 것 같다.

  여튼 우리는 14달러짜리의 평 좋고 조식도 주는 호텔로 향했다. 체크인이 몇시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짐이라도 맡기자는 생각에 발걸음을 옮겼다. 12시가 조금 넘은 시각, 체크인이 몇시냐고 물었는데 지금이란다. 와우. 우리가 어제 방 있냐고 물어본 사람이 또 우리를 맞이했는데, 기억 못하는 것 같다. 3층 방으로 우리를 데려다주는데 여긴 엘리베이터도 있다. 와우. 문을 열고 들어갔는데, 와우, 알렉스네 숙소랑은 차원이 다르다. 방 크기는 비슷한 것 같은데(알렉스네는 길죽하고, 여긴 정사각형) 냉장고도 있었고, 도배도 깔끔하게 되 있었고, 방음도 잘 될 것 같고(알렉스네는 복도랑 옆방이랑 천장쪽에 구멍이 다 나 있어서 시끄러웠음), 화장실도 딸려있고, 옷장도 있고, 티비도 완전 크다. 침대도 스프링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좋고 깨끗하다. 게다가 내일 아침에는 밥도 준다! 와우. 5천원의 힘이 이렇게 대단하다니... 여기가 14달러면, 알렉스네는 정말 한 3달러 해야 정직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저렴했지만 좋은 숙소에 들어오니 기분도 좋아지고 마음도 뭔가 편해지는 기분이다.

  아, 14달러만 해도 이정도 기분인데, 정말 40만원, 50만원 주고 마리나베이샌즈에서 자면 어떤 기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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