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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hovation

조금은 흔들렸던 2025년을 마무리하며

by inhovation 2026. 1. 12.

한 해를 돌아보니 감사한 것도 참 많은 날들이었는데, 뭐가 그렇게 힘들었는지...를 곱씹어 보면, 또 힘들 수 밖에 없는 구조적인 원인이 있었다. 크게 별 일 없던 회사에, 갑자기 부서의 위기(역풍...), 그리고 대규모 조직개편. 결과적으로 일만 남고 사람은 감축된 상황에 가으내 불안 속에서 살았다.

답답한 현실을 하루하루 지내고 있다가, 우연히 (그런 가을에) 지도교수님께서 논문 퍼블리시 마무리 하자고 하셔서, 또 어떻게 추석 연휴 때 집중해서 마무리하고 투고 했는데, 바로 2편이 게재 되고, 그리고 또 우연히 교수 채용 공고도 보게 되었는데, 논문 실적도 딱 맞네? 이것이 바로 하나님의 계획하심과 인도하심인가, 혼자 김칫국 한사발 들이마시고 교수 채용 두 곳 지원 했는데, 50:1이 넘는 경쟁률에 바로 서류컷 당하고, 높은 교수 채용 현실을 마주하며 우울의 늪으로 빠져들려는 것도 찰나, (1호봉 더 오른) 12월 월급 받고 갑자기 '그렇지, 이런게 다 회사 생활이지.' 하고 순응하는 갈대같은 내 마음... 다가오는 3월에 라스베가스 출장도 보내주는데, 이런 회사가 어딨냐며 스스로 합리화를 시키고, 얼른 위기 탈출 2025년을 지나온 날들이었다.

그래도 저런 시간들이 길어지며, 아침마다 교회에서 올려주는 유튜브 묵상도 몇 달은 그냥 무시하고 다닌 우울한 회사 출근 길이었는데... 그때에는 흔들리는 마음에 정신을 못차리면 어떡하지 싶었는데, 다행히도 '조금'만 흔들렸고, 위기는 지나가고 있는 듯 하다. 더 우울한 나락으로 빠져들지 않고 금방 회복하려 발버둥 치고 있는 요즈음, 2026년 초를 보내고 있다.

대한의료정보학회 2025년도 춘계학술대회

힘든 회사 생활 가운데서도, 상상도 못했고, 2023년 말의 보건복지부장관 표창에 이은 두 번째 대박사건은 바로 대한의료정보학회에서 발표도 한 것도 모자라 우수연제상까지 받은 것이다. 따로 듣기론, 학회 발표 경쟁률도 매우 치열했고, 수 많은 세션 중에서 시상식에 불리운 사람은 10명 정도로 기억한다. 병원으로 이직 하기 전에는, '환자' 경험 밖에 없던 무지한 나였는데,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 아직도 모르는게 많아서, 다시 생각해 보면, 저 자리에 내가 감히 설 수 있는 것인지 아리송할 따름이다.

 

 

놀고 먹고 행복했던 2024년을 마무리하며

2024년 12월 31일 10시 38분에 제목만 쓰고 임시저장을 해 놓고, 글을 쓰는 현재 시점은 2025년 2월 17일 월요일 21시 58분. 런닝머신 36분 6km를 뛰고 씻고 나온 상태. 늦게나마 한 달 반 동안 숙제처럼 남

inhovation.tistory.com

 

양양 산 속 이글루에서

1월. 양양 산속에 2박 3일 놀러가서 찍은 사진이다. 눈 보고 간 건 아니었는데, 예약 한 날 즈음, 폭설이 내려서 가는 길도 쉽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눈발이 너무 거세어서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 우리가 갔을 때, 전에 머물렀던 사람이 만들어 놓았는지, 이글루가 있어서 신기했다. 우리 가족 최애 여행지 중 한 곳, 속초-양양-강릉. 양양에 머무르면서 여기저기 왔다갔다 하면서 속초, 강릉까지 알차게 보고 온 시간이었다. 나중에 또 가고 싶은 숙도다.

목포역 앞에서 하온이랑

2월. 할아버지 생신 때문에 시골에 가야 하는데, 부모님은 가셨지만, 우리 가족은 다 같이 못가게 되어서 나랑 하온이만 대표로 다녀왔다. 아마 세온이가 학교에서 하는 깃발춤 연습인가, 여튼 학교 모임 때문에 빠지기 어려워 시간을 못냈다. 먼 길이었는데, 내려갈 때문 부모님 차로 내려가고, 올라올 때는 하온이랑 나만 KTX로 올라왔는데,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목포역까지 부모님께서 태워주시고, 우리 둘이 내려서 기차에서 먹을 것들을 사는데, 목포역 앞, 칼바람을 뚫고 여기저기 들려서 샀다. 꼬마김밥도 사고 이삭토스트도 샀던 것 같다. 마지막에 편의점에 들려서 야무지게 밀키스까지. 지루한 KTX에서 끝(용산)까지 못가고 광명에서 급 내려서 저녁도 먹고 지하철 타고 집에 갔다. 이런저런 고민 하지 말고 그냥 택시 탔으면 더 편했을텐데, 그래도 힘겹게 지하철로 무사히 도착 했다. 글을 쓰다가, 나는 머릿속 행복한 추억으로 남아있는데, 하온이는 어떤지 물어보니,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한다...

교회 틴즈누리 마지막 예배

3월. 2년 동안 틴즈누리(청소년부) 찬양인도를 하고 마지막 예배 때, 축하(?) 해 주는 사진이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좋은 감정으로 끝낸 것은 아니라서 아직도 마음이 완전히 회복(?)되진 않은 것 같다. 그래도 2년 동안 매주 찬양하는 시간들은 좋았다. ...그냥, 찬양 하는 시간들이 좋았는데, 이것저것 신경쓸 게 너무 많아졌고(찬양팀이 많아지고 오래 되면서...), 적절히 교회에서 서포트가 되지 못해, 또 한번 교회에서 번 아웃 된 아주 좋지 못한 기억으로 남았다는게 스스로에게도 안타깝고 미안하다. 청년 때, 그렇게 굴렀는데도, 그때 습성(?) 그대로 인 것 같다. 어른으로서 교회 봉사를 어떻게 해야 할지 조금이나마 체득한 시간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 3월에 다른 행복한 시간들도 많았는데, 왠지 그냥 이 사진에 손이 갔다.

석모도. 석모대교를 배경으로.

4월. 우리의 또 하나의 최애 여행지 석모도. 집에서도 가깝고, 가성비 숙소/식당이 있어서 지금까지 3-4번은 간 듯 하다. 아내는 장모님하고도 둘만 다녀오기도 했었고, 다음잘 설 연휴때에는 부모님과 동생네 식구들과 함께 또 간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산책 하는 것을 세온이는 좋아하는 것 같고 (첫 여행 갔을 때, 나랑 둘이 논두렁 사이길을 지나면서 산책 했던 것이 좋은 기억으로 있는 것 같다...), 이 날도, 나랑 세온이만 나와서 솔방울 줍고 있는데, 하나랑 하온이도 뒤늦게 깨서 우리가 있는 곳으로 왔다. 석모도는 사람도 그렇게 많지 않고 너무 여유롭고 좋다. (그런데, 얼마 전, 석모도 온천에 갔는데, 석모도에 온 모든 사람이 여기에 모이는 것 같다...)

삿포로에서 조깅 하고나서.

5월. 가족여행으로 삿포로에 다녀왔다. 반일(?)이었던 아내랑 어떻게 이야기를 하다가 일본 여행을 가자고 하는데 삿포로로 여행지가 정해졌다. 10년 전에, 처가 식구들과 하나투어로 후쿠오카 2박 3일 다녀왔던 게 마지막 일본 여행이었는데, 정말 오랜만에 일본을 갔다. 날씨도 좋고, 삿포로 2박, 오타루 2박, 맛있는 것 많이 먹고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즐거운 추억을 많이 쌓고 돌아왔다. 삿포로엔 다음에 또 한 번 가고 싶은데, 해가 일찍 떠서 내 생활 패턴하고 너무 딱 맞다. 4시에 눈을 떴는데, 이미 날이 밝다. 해가 4:20분에 뜨고, 새벽 달리기를 해도 밝은 거리를 뛰니까 기분도 좋았다. 위에 사진도 5시 정도로 기억한다. 그리고 1시간 정도를 혼자 삿포로 여기저기를 둘러보고 숙소로 돌아갔다. 그래도 아내랑 애들은 다 잠 자고 있는...

남이섬 앞에서

6월. 근처로 캠핑을 갔다가, 하루는 뭐 할까 생각하다 남이섬에 갔다. 연애할 때 둘이 와 보고 진짜 오랜만에 와 보는 남이섬이었다. 그땐 여기서 둘이 사진 찍었었는데, 이젠 혹을 두 개나 붙이고 다시 오게 되었다. 그때도 좋은 기억 뿐이었는데, 지금 사진도 행복하다.

2009년 7월, 남이섬.

음... 확실히 어렸군. 16년 전이다...

10살에 처음 배운 두발 자전거

7월. 세온이가 여름방학을 맞이해서 두발 자전거를 배우기로 했다. 유치원 때 사준 네발 자전거가 있는데, 잘 안타다가 주변에서 두발자전거를 많이 타니까 이제 두발 자전거를 배우고 싶어했다. 그동안 일찍 알려줄 수도 있었겠지만, 뭔가 세온이도 그닥 적극적이지 않았다. 워낙 겁이 많은 세온이이기도 해서... 첫 하루는, '얘가 두발 자전거 배울 수 있을까?'하는 의심도 있었지만, 둘째날에 혼자 연습 더 해보더니 3일차엔가 언제는, 퇴근하는데 세온이 혼자 자전거 타고 지나가기도 해서, 약간 좀 어이가 없었다. ㅎㅎㅎ 위에 사진은 혼자 이제 곧 잘 타던 이틀차였던 것 같고, 첫 날은 나랑 밤에 맹 훈련을 했다. 바닥 보지 말고 앞만 보고 가라고 해도 계속 세온이가 바닥을 보다가 넘어지기 일쑤였다. 세온이에게, 그냥 신경 쓰지 말고 앞만 보고 페달 밟으라고 단단히 주지시켜주고, 한 번은 세온이가 나를 똑바로 보고 오는데, 한 5-6초 정도, 10미터 정도 온 것 같았다. 그런데 이 때, 세온이 표정이 돌 때 첫 걸음을 내 딛을 때랑 완전 오버랩이 되면서 갑자기 그 뿌듯해 하는 아기 세온이와 지금의 세온이의 얼굴이 내 가슴 속에 확- 들어왔다. 그리고 더 나아가, 나도 계속 발밑만 보면서 불안해 하고 넘어지는데, 하나님께서는 나만 보고 걸어오라고 하시는 것 아닌가 하는 그런 마음도 들어서 괜히 감동이었다. 추워지기 전까지, 세온이는 새 자전거도 사고, 할아버지랑 김포까지 다녀오기도 하면서, 늦게 배운 자전거, 원 없이 타며 즐겼다.

대만 타이페이, 상산 정상에서

8월. 세계의료정보학회 참관차 회사에서 출장을 갔다. 이 날은 새벽 일찍 달리기를 하러 나와서 상산 정상을 찍었다. 1시간 정도 달려서 상산 아래에 도착해서, 피 토할 정도로 상산 정상까지 겨우 올라갔다. 5시 30분 즈음으로 기억하고, 산 너머로 올라오는 일출을 봤고, 특히 101타워와 도시를 이렇게 한 눈에 볼 수 있는게 정말 장관이었다. 대만 다녀오고 나서, 즐거운 일을 너무 많이 가족들에게 자랑했는지, 가고 싶어 해서 11월에 또 갔다. 

AI Festa

9월. 회사 출장으로 코엑스에서 하는 AI Festa를 신청했는데, 3일 중 하루는 휴가를 내고 세온이를 데리고 갔다. 컴퓨터에 관심 많은 세온이에게 완전 신세계였고, 앞으로 가까운 곳에서 하는 이런 행사는 세온이를 데리고 다녀도 괜찮을 것 같다. 이런저런 체험도 많이 하고, 기념품도 많이 받고, 점심도 맛있는 오코노미야키를 먹고, 돌아오는 길에는 여의도 애플스토어도 들려서 조금 놀다가, 퇴근길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온 하루였다.

2025년 10월 26일. 경남전, K리그2 우승 및 K리그1 승격 확정

10월. 경남전 3:0으로 이기고, 인천 유나이티드가 승격 확정 지은 날 이었다. 2025년엔 지는 경기만 봤었는데, 올해에는 알레 인천도 많이 보고, 우리 취미 생활도 좀 더 즐겁게 할 수 있는 한 해였다. 인천 승격을 아내가 제일 기뻐한 것 같다.

타이페이 동물원

11월. 이번엔 가족여행으로 찾은 대만. 출장 갔을 때 놀러갔던 코스랑은 예상치 못했던 계획에 차질도 있었고, 애들 때문에 많이 달라지긴 했지만, 그래도 친구네 가족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우연히 친구랑 통화 하다가, 대만 간다고 했다가 얼떨결에 같이 가게 되었는데, 같이 가서 더 즐겁고 행복한 순간들도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지우펀 갈 때, 이번에 폭우로 인해 중간 역에서 기차 운행을 안해서 못 가게 되었는데, 우리 가족만 있으면 분위기 확 쳐지고 뭔가 그랬을 것 같다. 다행히 같이 있고, 중국어를 잘하는 친구네 가족 덕분에 위기도 잘 넘기고 즉흥적으로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지 않았나 싶다. 난, 타이페이 동물원은 생각도 못했는데, 친구네 추천으로 같이 갔는데, 동물원 갔던 하루도 즐거웠다.

여수 오동도 앞바다 요트 탑승

12월. 여수에서 회의가 있어서 1박 2일 출장이 있었는데, 호텔 숙박권에 요트 탑승권이 껴 있어서 남는 시간에 탔다. 30분 정도 바닷바람 맞으며 잠깐 힐링 하는 시간이었는데, 여수 출장 가서 함께 일하는 교수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어려웠던 회사 생활에 대한 마음도 어느정도 치유가 되기도 했다. 여기저기 국/내외 출장을 많이 다니는데, 바쁘긴 해도 뭔가 출장지에서 이런 여유를 가지면서 회사 생활을 조금씩 버틸 수 있게 해 주는 그런 시간이 되는 것 같기도 하다. 장기적으로는 회사 생활 자체도 조금 더 체계를 갖춰 나가면 좋겠는데, 뭔가 아직도 우당탕탕 하는 것들이 많이 있는 것 같아서, 회사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뭔가 계속 내 마음이 들뜨는 것 같다.

 

 

이렇게 한 해를 조망하니, 행복한 순간들도 많았지만, 2025년 초에는 교회 일 때문에 마음 고생이 많았고, 말에는 회사 일 때문에 마음고생이 많았던 시간들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5년 역시 '감사'한 한 해로 고백하고 싶다. 박사 졸업 하고, 다행히도(?) 그동안 질질 끌던 지도교수님과 공부하던 논문 2편을 게재 시킨 게, 정말 아주 속 시원한 일 중에 하나였고, 학회에서 상 받은 것도 기적+무한감사 뿐이다. 2026년은 어떤 한 해가 될까. 개인적으로는 올 해에는 성경 1독을 하고 싶은데, 말씀으로 바로 서는 한 해가 되길 소망해 본다. 세온이는 4학년, 하온이는 1학년 신입생이 되는데, 아이들의 몸이 커 가며 마음과 생각도 커져 가는 것을 잘 서포트 해 주는 아빠가, 이런 아이들을 더 신경 쓰는 아내의 짐도 함께 들어주는 남편이 되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