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신혼 41] 하노이에서 투어 예약 전 확인 사항

2015. 02. 10(화)

1. 다른 가격이라고 해서 다른 것은 아니다.

  여행사마다 다른 가격을 내걸고 있어서 이 가게는 마진을 조금 남기고 많이 남기고 하는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맞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중요한 것은 여행 상품이 어떤 것이냐이다. 하롱베이투어의 경우 탑승하거나 숙박하는 배의 급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 우리는 하롱베이를 다녀올 때 1박에 80달러로 다녀왔지만 나중에 45달러짜리가 있다는 것을 알고 나서 엄청난 바가지를 당했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물론 45달러와 80달러의 차이가 실제로 어느 정도일지는 둘 다 가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내용은 비슷하겠지만 배의 급이 다른, 아예 다른 상품이었다.

  그러나 조금씩 차이 나는 가격은 가게마다 마진을 얼마나 남기는지에 따른 것이므로, 다른 가격이라고 해서 다른 것은 아니고 실제로는 똑같은 상품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내가 알아본 바로는 17달러와 25달러의 땀꼭투어는 다른 가격이었지만 같은 스탠다드 상품이었다.

2. 여행 상품이 무엇인지가 가장 중요하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같은 여행지로의 투어라도 여행상품이 모두 다르다. 땀꼭 당일투어는 저렴해서 간과하기 쉽지만, 현지 여행사에서는 17달러와 25달러, 한인 여행사는 30달러였다. 현지 직원의 설명과 우리가 파악한 프로그램 내용에 따르면 스탠다드와 디럭스의 차이였다. 땀꼭 당일 투어의 경우, 디럭스는 점심 뷔페, 자전거 포함이었다. 스탠다드는 접시에 나오는 것을 나눠먹는 점심(근데 이게 뷔페식 아닌가?), 자전거 불포함이다. 그런데 여기서 3달러만 더 내면 자전거는 옵션처럼 붙일 수 있었다.

  하롱베이 같은 경우에도 엄청 좋은 배는 100달러가 넘어가면서 가격이 어마어마해진다. 따라서 가격보다는 우선 여행상품을 파악하고, 자신이 원하는 여행상품으로 저렴한 가격을 제시하는 여행사를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3. 현지 여행사도 괜찮았다.

  한인 여행사를 찾는 이유 중 하나가 문제 발생 시 쉽게 처리를 할 수 있고 예약 등에 있어서 조금 편하다는 것인데, 일단 가격 면에서 한인 여행사는 거의 모든 상품이 현지 여행사보다 비쌌다. 그리고 한인 여행사라고 해서 가이드까지 한국 사람은 아닌 것도 대부분으로 알고 있어서 내 생각에는 큰 이점이 없는 것 같다.

  현지 여행사의 위험성(?)이 있다고 해도 다 사기꾼만 있는 것은 아니었고, 매우 친절하게 대하는 사람도 많이 있었다. 비가 와서 예약해 놓았던 자전거 취소도 당일 아침 출발 직전에 요청했는데 큰 어려움 없이 해결할 수 있었고, 한 가게에서 두 상품을 같이 예약을 하니 엄청 큰 금액은 아니어도 할인도 받을 수 있고 좋았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문제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좋았던 것인지 선택은 여행자들 개인의 몫으로 남겨놓아야 하겠다. 의도는, 무조건 한인 여행사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는 것, 현지 여행사도 여러 곳을 비교해보면서 여행 상품에 대한 정보를 많이 갖고 알아보면 괜찮다는 것이다.

  아침으로는 소이를 먹었다. 오랜만에 먹어보는 소이. 호텔 바로 앞에서 팔았지만 예전에 먹었던 곳으로 갔다. 그런데 그곳에서 소이 파는 할머니를 볼 수 없어서 다시 호텔 앞으로 돌아와서 한 개를 사서 나눠먹었다. 맛은 여전했다. 감회가 새로운 소이의 맛. 길거리를 구경하면서 쌀국수도 한 개 사먹었다. 나는 분명히 소고기 쌀국수를 시켰는데 닭고기 쌀국수가 나왔다. 항의할 법도 했지만 귀찮기도 했고 그냥 먹었다. 절대로 의사소통이 어려워서 그냥 먹은 것은 아니다. ...ㅋ

  아침을 먹고 조금 멀리까지도 돌아다니면서 숙소를 알아봤다. 전에 묵었던 조식도 주고 깔끔하고 엘리베이터도 있는 숙소는 예약이 다 찼다고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진짜 같았다. 아고다에서도 안 떴기 때문이다. 주변의 다른 곳들도 돌아다녔는데, 저렴했지만 우리의 예산 범위를 넘어가서 모두 패스했다. 솔직히 30달러에 고급지고 조식도 주는 정도면 정말 저렴한 것인데 우리는 지금 15달러 이하의 숙소를 찾고 있었다.

  더 이상 돌아다니기도 귀찮고 지금 있는 숙소도 나쁘지는 않아서 그냥 이틀 더 있기로 했다. 돌아다니면서는 여행사를 찾아다니면서 투어도 알아봤다. 여기저기 비교를 많이 하면서 투어 상품의 실체(?)에 대해 공부도 하게 되었다. 호텔 옆에 있는 곳이 괜찮아서 땀꼭, 사파 둘 다 여기서 하기로 했다. 베트남 돈이 충분하지 않아서 우선 계약금만 내고 근처의 시티은행 ATM기에서 돈을 더 뽑았다.

  남은 일정을 정해서 다시 마음이 편해졌다. 아내가 서호 근처에 맛집이 있다고 해서 쉬엄쉬엄 걸어갔다. 그런데 아내는 카페를 말했지만 나는 맛집으로 알아서 점심을 먹을 수는 없었다. 그래서 다시 성요셉성당까지 걸어갔다. 2시가 조금 넘어서 갔는데 점심과 저녁 사이에 쉬는 시간이라고 했다. 아, 엄청 걸어서 힘든데 밥을 못먹다니. 그래서 그냥 근처에 아무 식당에 가서 먹기로 했다. 국수집으로 갔는데 쌀국수는 아니었다. 두 개를 시켜서 먹었는데 조금 달랐고, 이름은 분 지아라는 것이었다. 맛은 있었다.

  든든하게 밥을 먹고 호치민묘로 걸어갔다. 가면서 버블티도 한 개 사먹었다. 한 달 전에 왔을 때는 아내가 물갈이를 하느라 힘들어서 걸어 다니는 것을 몹시 힘들어 했는데 오늘은 괜찮아보였다. 호치민묘는 문이 닫혀서 밖에서만 구경을 하고 그 옆에 박물관도 입장료가 있어서 밖에서만 구경했다. 내부가 별로 기대가 안 돼서... 바로 옆에 못꼿사원도 구경하고 내가 힘들어서 앉아서 조금 쉬었다.

  한국 단체 관광객이 많았는데, 호치민 묘에 들어가려면 아침에 엄청 일찍 와야 하고, 입장에만 한 시간 걸려서 관광상품으로는 넣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다. 아내는 안에 뭐가 있냐고 해서, 나도 들어가 보지는 않았지만 호치민이 있다고 하니 엄청 신기해하면서 꼭 가자고 했다. 음... 아내가 이렇게 흥미를 보일 줄은 몰랐는데, 갈 수 있는 일정이 잘 나오지 않았다. 내일 아침에 땀꼭 갔다가 저녁에 바로 사파로 가서 일요일 새벽에 도착하는데, 일요일에 문을 안 열면 월요일만 남는데, 월요일은 떠나는 날이라서 너무 촉박할 것 같았다. 일단 생각해보자고 하고 발걸음을 옮겼다.

  다시 서호로 먼 길을 떠났다. 아내가 찾은 카페를 찾아 주소대로 갔는데 카페는 보이지 않았다. ... 그래서 다시 낮에 가려고 했지만 못 간 식당으로 가기로 했다. 똑같은 길을 하루에 두 번, 세 번씩 가고 있다. 그래도 구경거리가 많아서 힘들긴 했지만 재미는 있었다. 신기한 것은 개고기를 파는 모습이었다. 아, 베트남도 개고기를 먹는구나...

  식당까지는 바로 가지 못하고 일단 숙소로 갔다. 그리고 잠시 쉬고 저녁시간이 돼서 식당으로 출발. 쌀국수집인데 깔끔하고 맛있었다. 이곳도 관광객들이 많이 오는 곳이라 그런지 고수는 많이 넣지 않은 맛이었다. 길거리를 돌아다니면서는 그림 같은 것을 구경하면서 숙소로 왔다. 시장이 열리던 길을 막지도 않고 열리지도 않는 것을 보니 오늘은 장날이 아닌 것 같았다. 주말에만 열리는 듯. 그래서 조금만 구경하다가 숙소로 돌아와서 쉬고 잤다.

  베트남 남부를 구경하려고 했던 것은 땀꼭, 사파 투어로 대신했다. 내일 아침엔 땀꼭에 갔다가 저녁에 돌아오면 바로 슬리핑버스타고 사파로, 2박 하고 밤에 다시 슬리핑버스타고 돌아오면 여기서 한 밤 자고 집으로 간다. 아, 이렇게 여행이 정말 끝나가는구나...